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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당직자들이 떨어진 현수막을 바로 세우고 있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당직자들이 떨어진 현수막을 바로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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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이혜훈(왼쪽부터), 하태경, 유승민, 지상욱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를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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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신 : 23일 오후 3시 15분]

"전의를 단단히 하라"던 손학규... 바른미래당, 진통 끝 1표 차 '추인'


바른미래당이 선거제 개편·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여부를 놓고 23일 약 4시간 동안 의원총회를 진행한 끝에 잠정 합의안을 추인했다. 현장에 온 23명 의원이 비밀투표한 결과 찬성 12표, 반대 11표였다. 이로써 바른미래당을 포함해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전날(22일) 합의문에 서명한 여야 4당이 모두 합의안을 당내 추인하게 됐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께 브리핑을 통해 "마라톤(장시간) 회의를 거쳐서 어제 합의한 4당 합의문을 추인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오랜 토론을 거쳤고, 그 토론에 따라 최종적으로 당의 입장을 정했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합의안을 추인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론은 아니'라는 일각의 반박에 대해 "오늘은 당론을 정하는 절차가 아니었다. 민감하기 때문에, (오늘은) 당의 '최종 입장이 정해졌다'고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출신의 유승민 전 당대표는 이에 즉각 반발했다. 유 전 대표는 의총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은 패스트트랙에 있어선 당론이 없는 당이 돼버렸다"며 "이런 식으로 의사결정이 된 것은 굉장히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당의 현실에 자괴감이 든다. 앞으로 당 진로에 대해 동지들과 함께 심각하게 고민하겠다"라고 말했다. 유 전 대표는 앞서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으로 하는 건 다수의 횡포, 합의의 전통을 깨는 것"이라며 반대해왔다.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비밀투표로 두 번 표결했다고 한다. 첫 번째, 지도부 주장처럼 과반 투표로 결정할지, 아니면 당헌에 표시된 '당론 결정' 절차대로 3분의 2 찬성으로 결정할지다. 12표 대 11표로 과반으로 결정하기로 했고, 의원들은 이어 두 번째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성·반대 의결을 표결했다. 이번에도 찬성 12표 대 반대 11표가 나와, 결과적으로 바른미래당은 추인에 찬성하는 결과를 냈다.

절차상 문제는 없으나 유 전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 사퇴'를 주장하는 이준석·하태경 최고위원도 즉각 반대 입장을 페이스북에 올려, 당 내홍의 씨앗은 여전히 남게 됐다. 하 최고위원은 "과반은 넘었으나 강제성 있는 당론은 아니다. 패스트트랙 통과 여부는 사개특위 위원인 오신환(바른정당 출신), 권은희(국민의당 출신) 입장에 달려있다"고 썼다. 이 최고위원 또한 "억지 논리다. 당을 엉망진창으로 만든 것"이라고 썼다.

지난해 12월, 본회의장 앞에서 10일간 단식까지 하며 5당 원내대표의 합의를 끌어냈던 손학규 당대표는 이날 의총 전 자신과 가까운 의원들에게 웃음을 띠며 "전의를 단단히 해요"라고 말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반면 애초 선거제 개편 패스트트랙 반대를 명확히 밝혀온 유승민 전 대표, 지상욱·유의동 의원 등은 이날 굳은 표정으로 의총에 참석했다.

정개특위·사개특위 거쳐야 '신속처리안건' 지정

바른미래당 등 여야 4당이 각 당 추인을 마쳤으나, 국회법상 패스트트랙이 지정되려면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등 각 특위에서 여야 위원 5분의 3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김 원내대표는 "오늘 추인 결과에 따라 앞으로 정개특위와 사개특위에서 합의문 취지를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개특위에 바른미래당 소속 김동철·김성식 의원, 사개특위에 이 당 소속 오신환·권은희 의원 등이 재차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어 통과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만약 사개특위 오신환 의원이 반대할 경우 패스트트랙 지정은 어려워진다.

이를 지적한 취재진의 질문에 김 원내대표는 "지금껏 사개특위 두 의원이 신의를 가지고 저와 함께 협상을 이끌어 왔다"며 "오늘 의원들 총의를 모아 당의 입장이 정해졌기 때문에, 오 의원도 (이를) 충분히 고려해 사개특위에 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바른미래당이 패스트트랙 추인에 합의하자 민주평화당·정의당 등은 이에 환영하는 논평을 냈으나, 이에 강하게 반대해온 자유한국당은 "현 정권의 '민심 조작'이자 친여 정당들의 세를 키우려는 '선거제 조작'(이만희 원내대변인)"이라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1신 : 23일 오전 11시 40분]

"오늘부터 김관영 원내대표를 바른미래당의 원내대표라고 생각 안 하기로 했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서울 중구성동구을)이 23일 오전 기자들을 만나 김관영 원내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선거제도 개편과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묶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처리하기로 한 여야 4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의 잠정 합의안을 추인하기 위해 모인 의원총회 자리였다.

지 의원은 들어가면서부터 닫혀 있던 의총장 문을 열어 기자들을 입장케 했다. 자리에 앉아서도 "잠깐만. 왜 매번 비공개로 해야 하나. 역사적인 제도와 법안을 통과시키자고 모인 이 의원총회가 굉장히 비민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의원들을) 밀실에 가둬두고 필요하면 언론 부르고, 필요하지 않으면 나가라고 하는 게 옳은 거냐"고 쏘아 붙였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충분히 의원님들 간 토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비공개 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발언권을 얻고 발언하라"는 뾰족한 반응도 나왔다. 이에 지 의원은 "하나만 여쭙겠다, 과반수 표결 하려는 거냐"며 "공수처 관련 우리 당론을 협상과정에서 지키지도 못한 상태서 과반으로 표결을 추진하겠다는 시도는 비민주적인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기자들이 퇴장하는 와중에도 항의는 계속됐다. 지 의원과 같이 바른정당 출신이자 당 원내수석부대표인 유의동 의원(경기 평택을)도 "우리 당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할지에 대한 입장도 얘기하지 못한다면 민주적인 정당이랄 수 있겠나"라고 반발했다.

특히 그는 "2분의 1로 (표결) 할 건지,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 알리지도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합의안 추인 조건을 놓고 패스트트랙 찬반 양측이 생각하는 조건이 다른 점을 꼬집은 것이다. 현재 패스트트랙 찬성파는 '(의총)출석의원의 과반', 반대파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을 합의안 추인 조건으로 주장하고 있다.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잠정 합의안 '현실화'의 키를 바른미래당이 쥐고 있는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해찬 "목표 못 미쳤지만 4당 합의가 더 중요한 정치적 의미 있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오른쪽)와 홍영표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오른쪽)와 홍영표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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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의총을 통해 잠정 합의안을 만장일치로 추인했다.

이해찬 당대표는 "우리의 목표에 이르지 못했지만 4당이 합의 처리한다는 것에 더 중요한 정치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배가 뭍에 있을 땐 움직이지 못한다. 배는 바다에 들어가야 방향을 잡고 움직일 수 있다. 이 안건(잠정 합의안)은 배를 뭍에서 바다로 넣기까지의 과정이다"고 잠정 합의안 추인을 독려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공수처 전체 대상 인원이 (원안에서는) 7000명인데 그 중 판사, 검사, 고위직 경찰 숫자가 5100명"이라며 "아쉬움은 있지만 우리가 공수처 출범시킬 때 기대했던 기능을 수행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늘 오후부터라도 자유한국당이 선거법이나 공수처법에 대해 협상을 시작하길 바라고 있고 설득할 것"이라며 "이 모든 법들을 여야 모두 원만하게 타협해서 처리하기 바라고 그를 위해 민주당이 가장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역시 같은 시각 의원총회를 통해 잠정 합의안을 추인했다.

 

태그:#바른미래당, #패스트트랙, #연동형 비례대표제, #고위공직자수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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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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