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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5주기 인 16일 경기도 안산하늘공원에 세월호 참사 피해자 단원고 학생들의 유골함이 봉안되어 있다.
 세월호 참사 5주기 인 16일 경기도 안산하늘공원에 세월호 참사 피해자 단원고 학생들의 유골함이 봉안되어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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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았다. 경기도 안산시 일원에서 대규모 추모 행사가 마련되는 등 전국은 추모 열기로 뜨겁다. 문화예술계 역시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려는 추모 물결로 넘실거린다.

세월호 참사 이후 남겨진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생일>은 세월호 5주기를 앞두고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중이다. 공연계와 출판계의 추모 열기도 더불어 뜨겁다. 방송을 진행하는 앵커나 아나운서 등 진행자의 가슴 위에는 한결 같이 노란색 세월호 리본이 달려있고, 각 포털과 커뮤니티 등 인터넷 공간 역시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등의 문구를 대문에 걸어놨다.

현재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까지, 세월호 추모 목소리가 전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렇듯 전국적으로 고조되어가는 세월호 추모 열기가 몹시 못마땅한 모양이다. 아니, 진실과 진상 규명을 향한 뚜렷한 움직임이 매우 두려운 모양이다. 자유한국당 소속 차명진 전 의원이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을 향해 막말을 퍼부은 것이다.

그는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쳐 먹고, 찜 쪄 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는 등 같은 사람으로서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독설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세월호 사건과 아무 연관 없는 박근혜, 황교안에게 자식들 죽음에 대한 자기들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며 "좌빨들한테 세뇌 당해서 그런지 전혀 상관 없는 남 탓으로 돌려 자기 죄의식을 털어버리려는 마녀사냥 기법을 발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차명진 전 의원은 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현재 자유한국당 부천시 병 당협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우리 주변에는 세월호를 둘러싸고 다양한 시각을 지닌 사람들이 존재한다. 물론 차명진 전 의원 역시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이제 할 만큼 했으니 "그만 하자"고 말하고, "지겹다"거나 "왜 계속해서 세월호만 이야기 하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차명진 전 의원의 "징하게 해쳐 먹는다"는 표현 역시 그런 주장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에서 활동 중인 인권활동가 유해정씨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러한 사람들을 향해 다음과 같이 꼬집었다. "사람들은 왜 세월호만 계속 이야기하느냐고 하지만, 다른 참사들에 대해 이만큼 묻지 않았던 게 더 큰 문제"라며 "세월호를 잊고 넘긴다면 우리 사회는 또 다른 죽음과 참담함, 부정의를 반복해서 마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명진 전 의원은 15일 오후 8시28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실무근이면 (유가족은) 지구를 떠나라. 지겹다”며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이를 의식한 듯 게시글을 삭제했다.
 차명진 전 의원은 15일 오후 8시28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실무근이면 (유가족은) 지구를 떠나라. 지겹다”며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이를 의식한 듯 게시글을 삭제했다.
ⓒ 화면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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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진 전 의원의 주장은 그동안 같은 당 소속 정치인들이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로 비유하여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행태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 또, 색깔론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몸부림이라고 판단한다.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에 대해 법적으로 책임진 공직자는 현재까지 단 한 명에 불과하다. 당시 현장지휘함을 맡았던 전 목포해경 123 정장이다. 더구나 당시 정부는 국정원과 기무사 등 정보기관을 앞세워 자식을 잃은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유가족들을 보듬어주기는커녕 불법 사찰의 대상으로 삼고 심지어 폄훼를 일삼았다.

현재 법원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법정 다툼이 지속되고 있다.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적을 은폐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는지, 아울러 정부가 조직적으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을 방해하려는 공작이 있었는지 따위를 다투는 재판은 아직 1심 결과도 채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발생한 고성 속초 산불에서 마주한 정부의 재난 대처 방식은 세월호 참사 때와는 너무도 달랐다. 이를 두고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의 무능함이 유난히 도드라진다'는 평도 나온다. 차명진 전 의원이 지난 정권의 수장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황교안 현 당 대표를 언급한 건 아마도 이러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것 아닐까.

만천하에 드러난 정부의 무능,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을 뉘우치거나 책임을 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대한민국 사회는 참사가 벌어진 지 5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진상 규명도, 아울러 처벌도 없는 암울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에 대한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현실 속에서 차명진 전 의원의 주장은 과연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까? 얼토당토않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새날이 올거야(https://newday21.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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