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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생계비 일일체험하는 차명진 의원 지난 23일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참여연대가 주최한 최저생계비 일일체험을 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당시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참여연대가 주최한 최저생계비 일일체험을 하고 있다.
ⓒ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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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5주기다. 아침부터 자유한국당의 한 전직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차명진이라는 이름이 귀에 익더니 2010년에 '최저생계비로 한 달 나기 희망UP캠페인'의 릴레이 일일체험 참여 후기에서 머슴으로 살다가 '황제의 삶'을 누렸다고 설레발을 치다가 여론의 몰매를 받았던 바로 '그분'이다.

페이스북에 쏟아낸 막말들

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자유한국당 차명진 전 의원(현재 경기 부천 소사 당협위원장)이 어제(15일) 세월호 참사 유족들을 향해 쏟아낸 막말은 듣는 이의 귀를 의심하게 할 정도다. 그것은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 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유가족들에게 "지구를 떠나라. 지겹다", "개인당 10억의 보상금 받아 이 나라 학생들 안전사고 대비용 기부를 했다는 얘기 못 들었다", "귀하디귀한 사회적 눈물 비용을 개인용으로 다 쌈 싸 먹었다. 나 같으면 죽은 자식 아파할까 겁나서라도 그 돈 못 쪼개겠다"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차명진 전 의원은 15일 오후 8시28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실무근이면 (유가족은) 지구를 떠나라. 지겹다”며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이를 의식한 듯 게시글을 삭제했다.
 차명진 전 의원은 15일 오후 8시28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실무근이면 (유가족은) 지구를 떠나라. 지겹다”며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이를 의식한 듯 게시글을 삭제했다.
ⓒ 화면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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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이 자들의 욕망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세월호 사건과 아무 연관 없는 박근혜, 황교안에게 자식들 죽음에 대한 자기들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며 "좌빨들한테 세뇌당해서 그런지 전혀 상관없는 남 탓으로 돌려 자기 죄의식을 털어버리려는 마녀사냥 기법을 발휘하고 있다"고도 썼다.

그예 그는 "자식 팔아 내 생계 챙긴 거까지는 동시대를 사는 어버이의 한 사람으로 나도 마음이 아프니 그냥 눈감아줄 수 있"지만 "애먼 사람한테 죄 뒤집어씌우는 마녀사냥은 사회를 병들게 하고 해당자를 죽이는 인격살인"이라는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15일 오후 8시쯤에 쓴 이 글에 대한 반응이 켕겼던지 오후 10시가 넘어서는 '세월호 유가족들'이라고 썼던 부분을 "세월호 유가족들 중 일부 인사들"이라고 고쳤다고 한다. 16일 아침 현재 이 글은 삭제되었는지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개인의 '도덕적 일탈'일 뿐일까

참사 이후 다섯 번째 아프게 맞아야 하는 봄 앞에 이 전직 국회의원의 망발은 입에 올리기조차 민망하고 죄스럽다. 이는 두 차례나 민의를 대변한 선량이었다는 그의 이력이 믿기지 않게 하는 한 인간의 도덕적 일탈로만 보고 말 것인가.

5주기를 맞지만 정작 진상은 규명되지 않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이 끔찍한 세월호의 비극을 바라보며 이른바 '피로'를 호소하는 '다른' 시각이 있다는 걸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런 현실을 백번 인정하더라도, 일베 수준의 막말을 서슴없이 해 댄 이 정치인의 황폐한 정신 앞에는 말을 잃을 수밖에 없다.

차명진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우려먹었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세간의 동병상련'에 고작 몇 방울 눈물을 보탠 이로서 단언컨대, 나는 내 연민이 그들 유가족의 슬픔을 털끝만큼이라도 위로하였다면 오히려 감사할 일이라고 믿을 뿐, 유가족들이 내 연민을 이용하였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5년간 노란 리본에 담은 사람들의 눈물과 위로는 유가족들의 아픔과 슬픔을 무화할 수 없다는 것은 그들 모두가 알고 있는 일이다. 적어도 선량이 아니라, '선한 이웃'의 마음만이라도 지녔다면 그는 그런 망발로 유가족들의 명예와 아픈 상처를 짓이기지 않았을 것이다. 

"보수의 연탄이 되어 하얗게 타오르겠다"(페이스북)고 썼다는 차명진은 17·18대에 이어 다음 총선에서 세 번째 등원을 꿈꾸고 있는 듯하다. '보수의 연탄'이 되든, 용광로가 되든 그것은 그의 선택이다. 그러나 그가 준비해야 할 것은 먼저 '착한 이웃'이 되는 일이다. 

일찍이 최저생계비 6300원으로도 '황제의 삶'을 누렸다고 설레발을 치다가 여론의 몰매를 맞고 퇴장한 그의 자질은 이미 알려진 일이다. 그래도 그가 선량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우선, 가장 먼저, 지금 당장, '착한 이웃'이 되기를 권하는 것이다.

그는 또 '개인당 10억의 보상금' 운운하면서 "귀하디귀한 사회적 눈물 비용을 개인용으로 다 쌈 싸 먹었다"고 비난한다. '사회적 눈물'이 귀하다는 사실을 안다면 보상금을 시비할 것이 아니라 유가족들이 받은 보상금이 그들이 잃은 생때같은 자식들의 목숨과는 절대 바꿀 수 없다는 '상식'과 '인지상정'을 회복해야 한다. 

그는 또 "세월호 사건과 아무 연관 없는 박근혜, 황교안"을 들먹이면서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와 "마녀사냥"을 운운한다. 적어도 박근혜는 물론이거니와 당시 법무장관이었던 황교안은 '애먼 사람'이 결코 될 수 없다는 것도 선량한 시민의 상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파면된 것은 이 나라 사법부가 그의 책임을 물은 것 아닌가.

먼저 '착한 이웃'이 되고, '상식'과 '인지상정'을 회복하라

"자식 팔아 내 생계 챙긴 거"라는 극언도 마찬가지다. 그의 내면에 '자식을 팔아서 생계를 챙길 수 있다'는 의식이 있지 않다면 말이다. 우리가 아는 한, '어버이'란 반대로 '자식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자신을 팔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게 '상식'이다. 

이 땅에 사는 어버이로서 우리는 전직 국회의원 출신의 현직 정치인 차명진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가 정치적 발언으로 누군가의 지지를 받든 말든 간에 최소한 평범한 시민으로서 마땅히 갖추어야 할 '상식'과 '인간의 상정(常情)'을 지니기를 바랄 뿐이다. 그것이 그가 다음 총선에서 세 번째 선량이 되는 일보다 백만 배쯤 더 가치 있고 훌륭한 일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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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 기사 포함, 모두 1천여 편의 글을 썼다. 2019년 5월, 블로그 '이 풍진 세상에'에 연재한 '친일문학 이야기'를 단행본 <부역자들, 친일문인의 민낯>(인문서원)으로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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