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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짓하는 나경원-정용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 불참자가 많아 빈 자리가 눈에 띄자, 참석자들에게 자리를 옮겨앉을 것을 권하고 있다. 왼쪽은 정용기 정책위의장.
▲ 손짓하는 나경원-정용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 불참자가 많아 빈 자리가 눈에 띄자, 참석자들에게 자리를 옮겨앉을 것을 권하고 있다. 왼쪽은 정용기 정책위의장.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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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무상교육에 대해 한국당이 아무말 대잔치를 벌였다. 고3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들어 총선용으로 규정하고, 3년 걸리는 걸 두고는 정치적 목적 운운했다.

10일 오전 한국당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기-승-전 총선 차원에서 일부 고3 학생들의 내년 투표권을 보는 꼼수"라고 말했다. 5선 중진 심재철 의원은 "내년이면 고교 3학년이 졸업해 유권자가 된다. 오직 총선만 생각하고 국가재정이나 재원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매우 무책임한 정책"이라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같은 뜻을 내비쳤다.

심재철 의원은 또한 "중학교 무상교육 하는 데도 20년 걸렸는데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3년, 자기 임기 안에 끝내겠다는 것은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무엇이든 일단 비틀어 바라보는 묘한 창의력이 돋보인다.

고3부터 시작 '보다 많은 학생에게 혜택'

무상급식이나 비슷한 정책을 추진한 사람은 안다. 고3이나 초6 등 높은 학년부터 출발하는 게 여러모로 좋다. 한 학교를 가정해보자. 고1부터 시작하면 2~3학년은 졸업할 때까지 혜택을 못 받는다. 자신은 돈 내면서 후배가 무상인 걸 지켜봐야 한다. 그 심정은 가늠하기 어렵다.

반면 고3부터 하면 졸업할 때까지 한 번은 경험할 수 있다. 그래서 김상곤 교육감도 초1~2학년이 아니라 초5~6학년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무상급식을 설계했다.

높은 학년부터 하면 좋은 점이 또 있다. 지난 2월 한양대 교육복지정책중점연구소 주최 토론회에서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고3 또는 고1부터 도입하는 두 가지 방안은 추계의 기초가 되는 대상 학생에서 차이가 난다는 점 이외에 보다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표와 함께 "보다 많은 학생에게 무상교육의 혜택이 돌아가는 방식은 고3부터 도입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고교 무상교육 2월 19일 한양대에서 열린 <고등학교 무상교육 실현을 위한 토론회> 주제발표문 중에서. 발표자로 나선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교육재정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 분이다.
▲ 고교 무상교육 2월 19일 한양대에서 열린 <고등학교 무상교육 실현을 위한 토론회> 주제발표문 중에서. 발표자로 나선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교육재정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 분이다.
ⓒ 송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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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국당은 총선용이니 투표권이니 주장한다. 정권 잡았을 때의 누리과정도 만5세 높은 연령부터 시작했는데, 그새 망각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스럽다.

박근혜 정부도 3년 완성 계획

중진 심재철 의원은 3년에 걸쳐 완성하는 걸 정치적 목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박근혜 정부도 고교 무상교육에 대해 같은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우선 대선공약은 4년이었다. 2014년부터 시작하고 2017년 완성이다. 지역별 확대나 학년별 확대도 아니었다. 매년 25%씩이었다. 2014년 25%, 2015년 50% 하여 4년째 되는 해 100%다. 박근혜 정부도 자기 임기 내에 끝내려 한 것이다.

정부를 운영한 이후에는 3년 계획이 되었다. 2014년 시작은 재정이 발목을 잡아 무산되었다. 그 뒤 임기 내에 끝내려고, 완성년도는 고정한 채 시작년도를 늦추는 방안을 마련했다.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완성하는 그림이다. 
 
고교 무상교육 박근혜 정부의 고교 무상교육 지원 사업 예산요구서 중에서. 당시 교육부는 기재부에 예산을 요청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 고교 무상교육 박근혜 정부의 고교 무상교육 지원 사업 예산요구서 중에서. 당시 교육부는 기재부에 예산을 요청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 송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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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의 화살은 그래서 한국당에게 향해야 한다. 왜 임기 내에 끝내려 했는지, 정치적 목적이 뭔지 먼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한국당에게 물어야 한다.

왜 농산어촌부터 안 하나?

정책 설계는 여러 가지가 있다. 도서벽지부터 시작하는 지역별 확대가 있고, 3학년부터 하는 학년별 확대가 있다. 무엇으로 할 것인지는 조건과 상황을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여기에는 기존 지원도 중요 변수다. 고교 무상교육은 아니었지만, 이미 지원받는 학생들이 꽤 있다. 저소득층 교육비 지원, 기초생활수급권자 교육급여, 특성화고 장학금 지원, 한부모가족 지원, 공무원 자녀 학비보조, 농어업인 자녀 학비 지원 등의 사업들 덕분이다. 규모는 8천억 원 가까이 된다. 무상교육 총액의 40%에 달한다.

이 정도라면 농산어촌의 경우 전부는 아니겠지만 기존 지원을 어느 정도 받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학년별 확대 방식을 채택해도 된다는 뜻이다.

이번에 마련된 고교 무상교육 방안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중학교 무상교육 전례와 같다. 당시에도 증액교부금에 국고를 담아 확대하다가 완성년도에 법 개정을 했다.

초중등교육에 국고를 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많이 어렵다. 정말 많이 어렵다. 그런데 이번에 담았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동안 국고가 투입된다. 그 어려운 걸 해낸 만큼, 관계자들은 박수를 받아야 한다.

다음 관문은 법 개정이다. 2025년 이후 재원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반영해야 한다. 이걸 꼭 2024년에 할 필요는 없다. 대통령과 교육감들이 마침 임기가 비슷하니, 그 안에 마무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최소 국고 투입분만큼, 최대 무상교육 총액만큼 교부율 상향으로 법 개정하고 임기를 마치면, 책임정치 완수다.

고교 무상교육은 늦었다. OECD 36개국 중에서 우리나라만 안 하고 있는데, 이건 부끄러운 일이다. 경제대국의 위상에 걸맞게 진즉 했어야 하는 건데, 미루기만 했다. 특히 학생들에게 미안한 일이다. 국가나 기성세대는 우리 학생들에게 미안해야 한다. 한국당처럼 꼼수니 무책임이니 아무말 대잔치를 하면 곤란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송경원씨는 정의당 정책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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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교육기관에서 잠깐잠깐 일했고 지금은 정의당 정책위원회에 있다. 꼰대 되지 않으려 애쓴다는데, 글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