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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자율형사립고학교장연합회 김철경 회장(대광고 교장)을 비롯한 22개 자사고 교장들이 25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고등학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기준인 '운영성과평가'에 대한 거부 방침을 밝히고 있다.
 서울자율형사립고학교장연합회 김철경 회장(대광고 교장)을 비롯한 22개 자사고 교장들이 25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고등학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기준인 "운영성과평가"에 대한 거부 방침을 밝히고 있다. 2019.3.25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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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가 논란이다. 올해는 5년마다 돌아오는 재지정 평가를 하는 해다. 전국 24곳이 평가 대상인데, 특히 서울이 시끄럽다. 교육청 기준에 문제 있다고 교장들이 주장하면서 다른 시도와 달리, 한동안 보고서 제출도 하지 않았다.

재판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고입 동시 실시에 대한 헌재 결정이다. 우선선발 병폐를 해결하려는 정부 정책을 두고 자사고들이 헌법소원을 제기했는데, 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렇듯 자사고가 이슈다. 교육계를 넘어 사회적인 사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역사 자사고, 수학 자사고는 없다

자사고의 명칭은 자율형 사립고다. 2010년 시작되어 10년째다. 이전에는 자립형 사립고로 불렀는데, 2002년부터 시범운영되었다.

제도의 목적은 교육의 다양화와 특성화다. 학교에 자율성을 부여하면, 다양하고 특성화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우리 교육의 적폐인 획일성이 해소된다는 것이다. 시범운영을 거쳐 이명박 정부 때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다양화와 특성화가 제대로 꽃 피웠는지 의문이다. 독도나 위안부 그리고 친일파 문제가 우리 사회에 있는데, 역사 자사고는 없다. 인문학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인문학 자사고가 없다. 재밌는 수학 자사고도 없고, 토론이나 소통 자사고도 없다. 뒤처지는 학생을 뽑아 성적 끌어올리는 곳도 드물다.

교육의 다양화와 특성화라는 제도 목적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국영수 중심의 입시 중심 기관이라는 세간의 시선은 차고 넘친다. 당초 목적에서 탈선하지 않았나 하고 문제제기할 수 있다.

자사고 희망 학생은 사교육비 1.5배

얼마 전 발표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에는 자사고와 관련한 사항이 있다. 진학희망 고등학교 유형별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그것이다.
 
자사고와 사교육비 국가통계포털 KOSIS에서 추출. 자율고는 자사고와 자공고를 의미함. 사교육 받지 않는 학생까지 포함한 수치로, 사교육 참여 학생만 추리면 금액은 더 증가함.
▲ 자사고와 사교육비 국가통계포털 KOSIS에서 추출. 자율고는 자사고와 자공고를 의미함. 사교육 받지 않는 학생까지 포함한 수치로, 사교육 참여 학생만 추리면 금액은 더 증가함.
ⓒ 송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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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경우, 일반고 가려는 학생은 월 23만 9천 원의 사교육비를 쓴다. 자율고 가려는 학생은 29만 9천 원으로, 25% 많다. 중학생은 일반고 희망 29만 6천 원, 자율고 희망 42만 5천 원이다. 자사고와 자공고(자율형공립고등학교) 가려는 중학생이 44% 많은 사교육비를 지출한다.

이건 자사고가 사교육 유발요인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입이 아니라 고입 단계의 사교육 유발이다. 또한 중학생으로 갈수록 그 힘이 더 강해진다고 말한다.

우선 선발의 특혜
 
수업시간 무기력하게 자는 학생들 자사고 등 고교서열화 정책은 차별과 경쟁교육 속에서 아이들에게 좌절과 열패감을 지속적으로 안겨주었다. 경쟁 속에 낙오된 아이들의 무기력한 모습과 상처투성이 낮은 자존감은 일반 인문계 고교의 일상적 풍경이 되었다.
▲ 수업시간 무기력하게 자는 학생들 자사고 등 고교서열화 정책은 차별과 경쟁교육 속에서 아이들에게 좌절과 열패감을 지속적으로 안겨주었다. 경쟁 속에 낙오된 아이들의 무기력한 모습과 상처투성이 낮은 자존감은 일반 인문계 고교의 일상적 풍경이 되었다.
ⓒ 하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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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는 우선 선발의 특혜도 가지고 있다. 고입은 전기와 후기로 나뉘는데, 자사고는 지난 정부까지 전기였다. 후기에 있는 일반고보다 학생을 먼저 선발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걸 고쳤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자사고를 전기에서 후기로 옮겼다. 일반고와 똑같은 후기로 만든 '고입 동시 실시'다.

그 외 나머지는 동일하다. 고입은 전기에서 1교, 후기에서 1교만 지원할 수 있다. '이중지원 금지'가 원칙이다. 자사고와 일반고가 같은 후기라서 자사고 지원 학생은 일반고에 지원할 수 없다. 나중에 추가 선발이나 배정에서나 가능하다. 전과 달리, 자사고 떨어지면 좋은 일반고에 갈 수 없다. 미달 일반고나 먼 일반고에 가야 한다.

이게 부당하다며 자사고들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고입 동시 실시'와 '이중지원 금지'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가처분에서 이중지원 금지에 대해 자사고 손을 들어줬다.

그 결과 이상한 모양새가 연출된다. 자사고 지원 학생은 일반고도 함께 지원할 수 있다. 원서에 1순위 자사고, 2순위부터 일반고 쓰는 식이다. 이건 일반고만 지원하는 학생에 비해 혜택이다. 좋은 일반고 갈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간다. '이중지원 금지'가 공정하고 고른 기회를 위한 장치인데, 자사고 지원 학생에겐 작동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좋은 일반고라는 보험이 생겼다. 또다른 특혜다.

헌재의 본안 심판 결과가 언제 나올지 모르겠지만, '고입 동시 실시'와 '이중지원 금지'는 공정한 기회 측면에서도 봐야 한다. 특혜를 주는 것은 곤란하다.

최근 기초학력 미달이 늘었다는 발표가 있었다. 고등학교 수학은 10.4%로 열 몇 중 한 명이 미달이라고 한다. 이 학생들은 누구일까?

우리나라는 어느덧 가정배경이 학업성취도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사회가 되었다. 기초학력은 그래서 계층 문제일 수 있다. 교육불평등이나 수저계급일 수 있다.

만약 한 자사고가 여기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어떨까. 뒤처지는 학생들을 뽑거나 가정환경이 여의치 않은 학생들을 선발하여 잘 가르치면 어떨까. 수포자 학생들에게 배움이 즐거운 수학교육을 한다면 어떨까.

다양화와 특성화의 제도 목적에 충실한 자사고는 의미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목적에서 탈선하고, 사교육 유발하며, 특혜까지 누린다면 여러모로 곤란하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자사고가 과연 우리 교육의 무엇을 변화시켰는지 평가할 때다.

덧붙이는 글 | <레디앙>에도 실립니다. 송경원은 정의당 정책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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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교육기관에서 잠깐잠깐 일했고 지금은 정의당 정책위원회에 있다. 꼰대 되지 않으려 애쓴다는데, 글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