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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일 오후 11시 20분경 정의당 여영국 후보의 선거사무소.
 4월 3일 오후 11시 20분경 정의당 여영국 후보의 선거사무소.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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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말리는 접전이 펼쳐졌습니다.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창원성산 선거 개표 이야기입니다.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당선했지만, 한국당 강기윤 후보와의 표 차이는 불과 504표에 불과했습니다.

보궐선거가 시작되기 전에는 정의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개표가 시작되자 강기윤 후보가 앞서갔습니다. 개표율이 94%가 넘어갈 때까지도 여영국 후보는 강기윤 후보에게 0.5%P 뒤처졌습니다.

그런데, 개표율 99.98% 때 여영국 후보가 강 후보를 역전했습니다. 개표를 지켜보던 정의당은 지옥에서 극적으로 빠져나온 셈입니다.

최종 득표율은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45.75%(4만 2663표), 한국당 강기윤 후보가 45.21%(4만 2159표)였습니다.

한국당의 선전, 패배 원인은 황교안-오세훈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창원 반송시장 선거 유세 도중 고(故) 노회찬 의원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창원 반송시장 선거 유세 도중 고(故) 노회찬 의원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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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성산 지역구는 고(故)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이자 진보 성향이 강한 곳이라 한국당이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선거 결과를 보면 한국당이 엄청나게 선전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강기윤 후보가 여영국 후보에게 불과 504표 차이로 패배한 원인을 보면, 오세훈 서울시장의 고(故)노회찬 의원 비하 발언을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지역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발언이 한국당으로 기울어지는 유권자의 마음을 닫게 했습니다.

또 하나의 원인은 정당명과 기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3월 30일 창원축구센터에 들어간 황교안 대표와 강기윤 후보의 불법선거운동 때문입니다.

경기장 내 선거운동이 금지돼 있으니 안 된다며 막는 경남FC 관계자를 뿌리치고 들어간 한국당의 행태에 창원성산 시민들은 분노했고, 선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이변은 없었던 통영고성... 황교안의 공안검사 후배 정점식 당선
 
4·3 보궐선거 통영고성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 내외가 3일 오후 통영시 북신동 자신의 선거 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정 후보 왼쪽은 부인 최영화 씨.
▲ 정점식 후보  4·3 보궐선거 통영고성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 내외가 3일 오후 통영시 북신동 자신의 선거 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정 후보 왼쪽은 부인 최영화 씨.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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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은 없었습니다. 4.3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정점식 한국당 후보는 개표 시작부터 앞서 나갔고, 개표가 끝날 때까지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정점식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59.46%(4만7082표)로 35.99%(2만8490표)에 그친 민주당 양문석 후보를 큰 표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했습니다.

전통적으로 보수 강세 지역인 탓에 당연히 한국당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정점식 후보의 당선은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정 후보가 황교안 대표의 공안검사 후배이기 때문입니다.

정점식 당선자는 대검찰청 공안 1·2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2차장, 대검 공안부장 등을 거친 '공안통'입니다. 특히 2014년 황교안 대표가 법무부장관으로 재직할 때 위헌정당·단체 대책 태스크포스 팀장으로 통합진보당 해산을 주도했습니다.

정점식 후보가 공천됐을 때 세간에서는 '황교안 키즈'라는 평가가 뒤따랐습니다. 앞으로 정 당선자는 한국당 내에서 황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4.3 보궐선거... 민주당, 실리를 챙기다
 
보궐선거 결과가 합산되지 않은 국회 정당별 의석수 현황.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은 교섭단체 요건인 20석을 확보했다.
 보궐선거 결과가 합산되지 않은 국회 정당별 의석수 현황.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은 교섭단체 요건인 20석을 확보했다.
ⓒ 국회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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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석뿐이었던 까닭에 이번 보궐선거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한국당이 선거 기간 내내 외쳤던 정부심판론이 먹혀들어갔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외적으로는 한국당의 선거 전략이 민심을 파고들었다고 봐야 하지만, 내부적으로 한국당은 오히려 더 힘든 지경에 처해졌습니다. 왜냐하면 정의당이 1석을 차지하면서 민주평화당과 합쳐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석을 충족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회는 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의 3개 교섭단체 체제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4개 교섭단체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당을 제외한 야3당의 입장을 바른미래당이 교섭단체라는 지위를 이용해 주도해왔는데, 이제는 그 힘이 상쇄될 것입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선거제도 개혁 패스트트랙 협상이나 공수처 신설 등에 엇박자를 보였던 바른미래당보다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이 합쳐진 교섭단체가 말이 잘 통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한국당은 민주당에 이어 또 다른 교섭단체와 싸워야 하는 입장에 놓여, 패스트트랙 협상을 마냥 자신들 입장으로 끌고 갈 수는 없게 됐습니다.

보궐선거 결과를 종합해 보면,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정의당의 싸움이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4월 3일 치러진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한 정의당 여영국 당선인이 4일 아침 창원병원 사거리에서 지나는 시민들한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4월 3일 치러진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한 정의당 여영국 당선인이 4일 아침 창원병원 사거리에서 지나는 시민들한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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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독립미디어 ‘아이엠피터TV’(theimpeter.com)에도 실렸습니다.


태그:#43보궐선거, #정의당, #여영국, #교섭단체,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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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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