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대표팀, 수고하셨습니다'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입국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최지현, 김지유, 최민정, 김건희, 심석희. 뒷줄 왼쪽부터 박지원, 홍경환, 이준서, 황대헌, 임효준.

▲ '쇼트트랙 대표팀, 수고하셨습니다'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입국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최지현, 김지유, 최민정, 김건희, 심석희. 뒷줄 왼쪽부터 박지원, 홍경환, 이준서, 황대헌, 임효준. ⓒ 연합뉴스

 
쇼트트랙 대표팀이 세계선수권에서 임효준(고양시청)의 우승과 최민정(성남시청)의 종합 2위 등 좋은 성적을 얻고 금의환향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12일 오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렸던 2019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대회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번 대회에서 쇼트트랙 대표팀은 남자부에서 전 종목 석권이라는 대기록을 쓰며 임효준과 황대헌이 나란히 종합 1~2위에 올랐다. 여자부에서는 최민정이 부상에서 회복 중인 단계임에도 종합 2위라는 좋은 성적을 냈고 계주에서 금메달을 합작해 냈다.
 
올 시즌 내내 숱한 논란들이 많아 어수선하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쇼트트랙 대표팀은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며 이번 시즌을 끝냈다.
 
임효준-황대헌 서로 보고 배운다

남자 대표팀은 그야말로 최전성기를 맞았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활약했던 임효준과 황대헌이 이번에도 간판으로 나선 가운데 세계선수권에서 나란히 종합 1~2위에 올랐다. 여기에 남자 대표팀은 개인전은 물론 계주까지 전 종목을 석권하면서 15년 만에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모두 싹쓸이했다.
  
세계선수권 남자 개인종합 우승 임효준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한 임효준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세계선수권 남자 개인종합 우승 임효준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한 임효준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임효준은 종합 우승에 대해 "(황)대헌이도 잘해줬다. 나도, 대헌이도 모두 1등을 할 수 있었는데 내가 운이 좀 더 따른 것 같다"며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선의의 경쟁을 하다 보니 성적도 나고 또 서로 발전하는 것 같다"며 황대헌에게 고마워했다.
 
이에 황대헌도 "같은 팀 동료이자 형이다. 서로 배울 점을 배우고 경쟁하게 돼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화답했다.
 
특히 서로의 존재가 자극이 되고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에 대해 임효준은 "나는 멘탈이 약한 편인데 대헌이는 다른 팀 선수들과 경기를 해도 기죽지 않는다. 황대헌의 패기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황대헌은 "국가대표로 두 번째 시즌인데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실수가 나온다"라며 "효준이 형의 경기 운영 능력을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세계선수권 남자 개인종합 2위 황대헌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개인종합 2위를 기록한 황대헌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세계선수권 남자 개인종합 2위 황대헌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개인종합 2위를 기록한 황대헌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황대헌은 특히 세계선수권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500m 챔피언에 올랐다. 오랜 기간 취약종목으로 꼽혔던 500m에서 월드 챔피언에 두 번이나 오른 그는 무엇보다 꾸준히 연구한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고 답했다. 그는 "500m 금메달을 목표로 많은 연구를 했다. 덕분에 우승을 차지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들의 활약과 같은 대표팀의 박지원, 홍경환, 이준서 등의 가세까지 더해져 남자부 전 종목 석권을 하면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향한 세대교체가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임효준은 이에 대해 "조금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 워낙 메달을 많이 가져왔다"면서 "다음 대회에서는 외국 선수들이 우리를 겨냥해서 준비할 것이다. 이를 고려해서 열심히 준비해 2022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이 흐름을 이어가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하지만 임효준과 황대헌에게도 현재 고민거리는 있다. 두 선수 모두 몸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 임효준은 평창 올림픽 때 입은 어깨부상이 올 시즌 국제대회를 치르면서 더욱 안 좋아졌고 황대헌은 이번 대회에서 500m 경기 도중 우 다징(중국)과 함께 넘어져 허리를 다쳤다. 임효준은 "지금 어깨가 좋지 않은데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을 할지 말지를 정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황대헌은 "이번 500m에서도 우다징과 엉켜 넘어질 때도 허리를 다쳤다. 결승이라서 참고 뛰었다"라며 "열심히 재활해서 국가대표 선발전 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여자 대표팀 "잘 버텨줘서 고마워"
 
인터뷰하는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3000미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대표팀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민정, 김건희, 김지유, 최지현, 심석희.

▲ 인터뷰하는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3000미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대표팀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민정, 김건희, 김지유, 최지현, 심석희. ⓒ 연합뉴스

 
여자 대표팀은 올 시즌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하고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평창 동계올림픽 직후 원투펀치였던 심석희(한국체대)와 최민정(성남시청)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데다가 조재범 성폭력 사건으로 대표팀 내부는 물론 체육계 나아가 사회 전반에도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줬다. 이 사건으로 평창 올림픽을 통해 다시 쇼트트랙의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던 것도 한순간에 싸늘하게 식었고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여자 대표팀은 세계선수권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제 역할을 해냈다. 최민정이 부상에서 막 회복했음에도 종합 2위에 올랐고, 마지막 종목이었던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5명 모두가 시상대에 섰다. 여러 혼란스러웠던 상황에서도 여자 대표팀은 끝까지 제 몫을 다해냈다.
 
최민정은 "월드컵 시리즈를 치르면서 대회 때 선수들이 울기도 했다. 계주하면서 힘들기도 했는데 월드컵에서의 실수를 세계선수권에서 보완했다"며 만족했다.
  
인터뷰하는 심석희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3000미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심석희가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인터뷰하는 심석희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3000미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심석희가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회 전 성폭행 피해를 폭로했던 심석희도 옅은 미소를 보였다. 심석희는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 기쁘다"라며 "모든 선수들이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줬기 때문에 마지막 대회의 마지막 경기인 계주에서 웃으며 끝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최지현도 "유독 힘든 시즌이었는데 마지막에 다 같이 웃으면서 돌아와서 좋다. (모두) 잘 버텨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최지현은 세계선수권 직전 김건우의 여자 숙소 무단침입 사건으로 김예진이 빠지면서, 김예진의 자리를 대신에 대체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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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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