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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특보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북·미 모두에 하노이회담 ‘노딜’의 책임을 물었다
▲ 문정인 특보 문 특보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북·미 모두에 하노이회담 ‘노딜’의 책임을 물었다
ⓒ 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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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딜(No-Deal)이지 (비핵화의) 판이 깨진 게 아니다. 북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재건 활동 같은 사소한 악수가 상황을 재앙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미국도 대화를 재개하고, 3차 회담을 얘기하며 조심스레 물밑 접촉을 해야 한다."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나비효과'를 우려했다. 사소한 움직임이 큰 오해를 불러 결국 '한반도 비핵화'의 판이 깨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호소다.

문 특보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북·미 모두에게 하노이회담 '노딜'의 책임을 물었다. 문 특보는 "북미 모두 국가의 이익에 맞춰 협상했다고 할 것이다. 다만, 북은 예측 가능한 형태였고 미국은 예측할 수 없는 형태가 보였다"라고 운을 뗐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하노이회담 전 '점진적·동시적'인 협상 로드맵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정작 회담에서 미국이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 카드를 꺼냈다는 지적이다.

문 특보는 토론회 초반 "미국의 귀책 사유가 크다. 미국이 판을 깬 것 아닌가 싶다"라고 언급했다가, 토론회 중반 관련 발언을 취소했다. 그는 "(하노이회담의 원인분석에) 오해가 있을 수 있다. 북미 쌍방 귀책"이라고 정정했다.

북이 동창리 발사장을 재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두고는 "아직은 모두 추정이라 의도를 단언할 수 없다"라고 전제했다. 이어 "어쨌든 (북의) 그런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으니 북쪽이 자제하는 게 좋겠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김 위원장' 만나야
   
북미는 어떻게 대화의 동력을 찾을 수 있을까. 문 특보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을 언급했다. 평양이나 서울이 아닌 판문점 등에서 남북 정상이 긴밀히 만나 심층 토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특보는 이때 문 대통령이 북에 제시할 수 있는 카드로 '남북경협'을 제시했다.

문 특보는 "북은 우리와 미국을 한 편이라고 본다. 우리가 김 위원장은 설득하려면 문 대통령에게도 지렛대가 있어야 한다. 남북이 경제교류협력에 유연한 정책을 펼 수 있도록 미국이 협조하면, 남북 대화가 살아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남북 정상회담 후) 문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 좋다. 이를 계기로 남·북·미 혹은 남·북·미·중이 오는 9월 UN 총회에서 만나면 하노이회담의 충격을 반전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이 위원은 미국의 대변인인가?"
   
한편, 이날 문 특보는 '문재인 정부'의 평가와 '동맹' 등을 두고 이미숙 문화일보 논설위원과 설전을 벌였다.

이미숙 논설위원(문화일보) : "문 대통령의 역할이 중재자보다 촉진자라고 했다. 하노이회담 거치면서 청에서 나온 장밋빛 예단 하나도 맞지 않았다. 볼턴 변수 탓도 있지만, (문 대통령의) 촉진자 역할에 불신이 많아지는 거 같다."

문정인 특보 : "미국 사람은 그렇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 가까운 사람은 다르게 볼 수 있다. 왜 이 선생은 미국이 옳고 미국을 따라야 한다고 보나?"

이: "미국 대변인입니까? 제가?"

문: "그렇게 보인다."

이: "제가 그렇지는 않고요, 하노이 회담 이후에도 문재인 정부가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을 추진하는 게 가능하다고 보시나?"

문: "해봐야 안다. UN 안보리 제재 결의가 있으니까 지켜봐야 한다. 새로 김연철 장관이 온다니까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 미국은 미국의 국익이 있고, 우리는 우리의 국익이 있다. 이걸 조율하기도 하고 충돌할 수도 있다. 한미 동맹자 틀에서 조율하며 우리 국익을 쫓아야 한다."


이 위원이 연신 하노이회담에서 '문재인 정부의 한계'가 보였다고 지적하자 문 특보는 '미국 측 시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 위원이 다시 "문 특보는 동맹을 없애는 것이 최선이라고 발언해왔다"라고 운을 떼자 문 특보는 "그건 상식이다. 동맹은 국제관계에서 부자연스러운 거다. 국제정치에서 아주 비정상적인 상태다"라고 말을 잘랐다.

이 의원이 "우리는 적이 있는 상태로 태어났다. 이런 역사적인 조건을 물려받아 강대국 사이에서 생존을 위한 동맹을 해야 하지 않느냐"라고 반문하자 "그걸 바꾸는 게 국가다. 그게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라며 일갈했다.

이어 이 위원이 "북의 비핵화가 이뤄지면 우리가 핵우산 제거, 동북아 비핵지대 요구 등을 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묻자 문 특보는 "북미 관계가 정상화 되면, 핵과 무기의 의미는 없다. 북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이야기"라고 재차 강조했다.

태그:#문정인, #북미 정상회담, #한미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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