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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 포장 당시의 CCTV화면
 택배 포장 당시의 CCTV화면
ⓒ 류승연
 
# 소셜커머스 티몬에서 의류를 판매하고 있는 쇼핑몰 운영자 김경원(39,가명)씨는 얼마 전 주문 내역을 확인하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틀 전 23벌의 옷을 주문했던 구매자가 이날도 수십장의 옷을 추가 주문했기 때문이다. 의아하게 생각했던 김씨는 판매자 페이지를 확인하다 해당 주문이 하루 전날 오후 5시경에 환불 처리 됐다는 걸 알게 됐다. 물건은 그로부터 한 시간 전인 4시에 이미 발송된 상태였다. 티몬쪽에 상황 설명을 요구하자, 고객이 주문한 양만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해 환불해줬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제품을 배송한 지 두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고객 주장만 믿고, 제품 값이 환불된 것이다.
 
# 비슷한 사건은 또 있었다. 한 고객이 티몬쪽에 '품절'을 이유로 환불을 요청해 티몬이 이를 받아들였던 것. 고객은 '업체로부터 품절됐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자료 화면까지 첨부했다고 했다. 하지만 뒤늦게 고객의 자작극이었고, 고객이 제시한 문자 역시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가 항의하자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티몬은 '알아보니 구매자가 블랙컨슈머 리스트에 올라 있었다'고 답하며 '보상해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보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소셜커머스 티몬의 '선환불' 제도로 영세자영업자들이 물건 잃고 돈까지 잃는 처지에 놓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미 배송이 완료된 상품인데도 고객이 '일부가 누락됐다'거나 '물건이 품절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기만 하면 티몬이 판매자쪽에 확인도 않고 환불해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환불 결정이 나면 판매자들은 수익을 얻지 못할 뿐더러 구매자에게 보낸 물건 또한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기업을 상대로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이른 바 블랙컨슈머(Black Consumer)들이 역이용하기 좋은 구조다.
 
김씨는 두 달 새 3건의 크고 작은 피해를 입어 이번 달 4일에는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씨는 "판매자의 확인을 거치지 않으니 애초에 환불 여부도 알기가 어렵다"며 "어쩌다 알게 돼 티몬에 보상을 요청해도 보상해주지 않으려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누락, 품절 우기면 환불되더라… 블랙컨슈머 판치는 티몬
 
 티몬 로고 캡쳐
 티몬 로고 캡쳐
ⓒ 티몬 홈페이지
 
소셜커머스에서 구매가 이뤄질 때 경제 주체는 셋이다. 소비자와 판매자, 그리고 그 중간을 이어주는 소셜커머스. 환불도 세 주체의 동의를 모두 얻는 게 일반적이다. 구매자가 환불을 신청하면 소셜커머스는 이 사실을 판매자에게 전달하고 판매자의 동의를 거쳐 절차가 진행되는 것이다. 그러나 티몬에서 두 가지 경우는 예외다. 상품이 '누락'되었거나 '품절'된 경우가 그것이다.
 
소비자가 티몬쪽에 제품이 누락되었다거나 품절됐다고 말하면, 티몬 자체적으로 거래를 취소하고 환불을 결정할 수 있다. 판매자의 확인은 거치지 않는다. 이를 '선환불'이라고 부른다. 티몬쪽은 "누락의 경우 파트너사에 확인을 거쳐야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소비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먼저 환불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티몬이 환불을 해줬다고 해서 책임까지 티몬이 지는 건 아니다. 게다가 블랙컨슈머의 '술수'일 경우 손실을 떠맡아야 하는 건 오롯이 자영업자들의 몫이다. 먼저 수익이 그렇다. 티몬은 지금껏 직접 처리한 환불 건에 대한 금액을 제하고 판매자에게 수익을 송금해 왔다.

구매자로부터 받은 돈을 갖고 있다가, 배송이 완료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물건의 수익을 판매자에게 보내는 시스템을 갖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 일정 기간 중 구매자가 누락 혹은 환불을 근거로 환불을 요구하면 수익에서 그 금액만큼이 빠진다. 게다가 판매자는 자신이 보낸 물품조차 돌려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배송이 완료된 이후 취소가 이뤄지는 만큼, 고객으로부터 물건을 돌려받을 근거는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업계에선 '블랙컨슈머들이 소셜커머스에 유독 많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티몬에서 잡화를 판매하고 있는 이윤형(34, 가명)씨는 "소셜커머스에 블랙컨슈머들이 많다는 이야기는 익히 알려진 이야기다"며 "과거 한때 납품업자에게 불리한 '선환불제도'라는 게 있었는데, 2017년 이래 사라졌지만 몇몇 소셜커머스에는 아직도 그 잔재가 남아 있다"고 불평했다.
 
실제로 2016년 말, 소셜커머스의 쉬운 반품 정책으로 인해 납품업자들의 손실이 불어났던 적이 있었다. 반품을 신청한 후 고객이 택배 운송장 번호만 적어내면 환불 처리가 됐던 것이다. 판매자들에게 실제로 물품이 전달됐는지 여부는 논외였다. 이에 2017년 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납품업자들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소셜커머스의 선환불제를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몇 가지 조건에 한해선 선환불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환불은 하루 만에, 판매자 보상은 한 달도 넘게?
 
 상품이 반품될 당시의 CCTV화면
 상품이 반품될 당시의 CCTV화면
ⓒ 류승연
 
티몬의 환불로 납품업자들이 고충을 겪고 있으나 정작 문제제기를 하는 판매자는 드물다. 애초에 판매자들조차 자신의 상품이 환불됐는지 여부를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환불 알림 기능이 있는 판매자 페이지에도 티몬에 의해 환불 완료된 건은 접수 알람이 들어오지 않는다. 환불 내역을 샅샅이 뒤져야만 그 사실을 알 수 있는 셈이다. 김씨 역시 "주문량이 많아 의아하게 생각한 덕분에 내역을 찾게 됐고 그제야 환불이 됐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판매자가 환불 사실을 아는 것 자체가 중요한 셈이다. 그런데도 티몬은 환불을 결정할 때 판매자의 확인을 거치지 않고 있었다. '전화 한 통 해 줄 수 있지 않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티몬쪽은 "판매자들은 업무량이 많아 전화해도 질문에 바로 답변할 수 없을 때가 많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씨는 "돈이 달린 문제인데 바로 답변을 못한다고 연락 한 통 주지 않는 게 말이 되냐"며 "컴퓨터 앞이라면 바로 확인도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문제 제기를 해도 '티몬쪽에선 꺼려하는 것 같았다'는 주장도 있었다. 김씨는 티몬에 의해 물건이 환불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CCTV를 확인했다. 증거자료는 남아 있었다. 해당 물품을 택배 상자에 담을 때와 상자 뚜껑을 닫을 때 등 물품 보낼 준비를 하는 영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같은 영상을 티몬쪽에 제출했다. 하지만 티몬쪽은 '상자 뚜껑을 닫는 영상이 아니지 않냐', '운송장 번호가 보이질 않는다'는 등의 답변만 돌아왔다. 이에 김씨는 "천장에 달린 CCTV가 운송장번호를 정확히 찍는다는 게 더 이상한 게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납품업자들에 대한 보상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김씨는 "블랙컨슈머로 인한 환불이었음이 확인된 후 티몬이 직접 보상해주겠다고 했으나,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소식이 없다"며 "티몬쪽에 문의했더니 절차상 몇 개월이 걸린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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