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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의학을 바라보는 공무원들 사고가 경직되어 있습니다. 일부 의사들이 대체의학을 오해하는 풍조도 문제지요. 시대발전에 따른 적절한 대응을 못 하고 있습니다. 결국, 피해자는 국민입니다. 공무원들과 의사들이 대체의학의 효과를 좀 더 유연하게 바라보는 게 국민에게 더 유리할 겁니다."

고정환(55) 국제초능기공수련협회의 회장은 국내 대체의학의 현주소가 의사와 병원의 '돈벌이 기득권 지키기'로 전락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고정환 회장은 "사람을 치료하는 데 있어 병원의 영역이 있고 민간 영역이 있다"면서 "모든 환자는 병원이나 의사가 모두 치료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고정환 회장은 “사람을 치료하는 데 있어 병원의 영역이 있고 민간 영역이 있다”면서 “모든 환자는 병원이나 의사가 모두 치료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고정 관념 버려야" 고정환 회장은 “사람을 치료하는 데 있어 병원의 영역이 있고 민간 영역이 있다”면서 “모든 환자는 병원이나 의사가 모두 치료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신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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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질병을 의사가 모두 치료한다면 대체의학이란 의학이 태동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각종 암이나 자가면역성 질환, 대사성 증후군 등 각종 난치성 질환은 병원치료만으로는 힘듭니다. 오히려 한의학을 비롯한 대체의학 분야가 좀 더 효과적일 수 있는 질환이 많습니다. 그런데 의사들은 이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정말 큰 문제입니다." 

고정환 회장은 대체의학 학교나 학과를 운영하는 대학에서 효과적으로 대체의학을 가르치지 못하는 현실이 대체의학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50여 개의 대체의학 학교에서는 석사나 박사 학위자들을 대량 양산한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현대의학으로 어려운 난치성 질환을 치유하고 도와줄 만한 능력을 갖추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 많은 자연치유나 대체의학 학위 소지자들이 국내에서 힐링센터나 자연치유센터, 대체의학센터를 운영하는 사례를 거의 볼 수 없었다"라면서 "그 이유는 난치성 질환의 자연치유에 도움 될 수 있는 교과목 편성과 교수진이 부족하고, 실전 교육보다는 논문 작성 위주의 교육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정환 회장은 20대 초반에 대체의학과 자연치유학에 입문해 약 40년간 힐링과 수행을 연구하고 있다. 동국대 불교대학원에서 불교학 석사학위, 동방문화대학원에서 자연치유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기공 치료학, 암자연 치유학, 교정학 등을 강의했다. 지금은 국제초능기공수련협회와 약손월드힐링센터, 삼보리선원을 이끌고 있다.

27일 서울 서초구 국제초능기공수련협회에서 고정환 회장을 만나 국내 대체의학의 현실과 개선책을 들어봤다. 다음은 고 회장 인터뷰 일문일답.

"현대의학 한계를 자연치료에서 찾아"
  
자연치유 관련 학교에서 기공수련 중 참장공 수행법을 지도하는 장면. 하체단련 및 하단전 에너지 축기에 큰 도움이 되는 수련동작이다.
▲ 기공 수련 자연치유 관련 학교에서 기공수련 중 참장공 수행법을 지도하는 장면. 하체단련 및 하단전 에너지 축기에 큰 도움이 되는 수련동작이다.
ⓒ 고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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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의학이 무엇인가?
"민간요법이나 자연요법, 민족 전통의술의 효과적인 치료법에 관심이 생기면서 떠오른 용어입니다. 현대의학으로 치료할 수 없는 난치성 환자가 늘면서 나온 용어지요. 대체의학은 현대의학의 범위를 넘어서 기타의 모든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미국에서는 한국 한의학, 중국 중의학을 대체의학의 한 분야로 봅니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정통의학으로 분류합니다."

- 구체적으로 분류한다면?
"대체의학이란 용어와 비슷한 개념으로 대체보완의학, 자연치유 등이 있습니다. 그 의미는 제도적으로 인정된 의약품이나 정통치료기술, 의학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을 높여 치유하는 자연 의학입니다. 수기요법, 기치료, 마사지, 기공, 음식, 마음치유 등 자연치료법이 그 사례입니다."

- 대체의학의 추세는 어떤가?
"전 세계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위험성이 없는 비약물성 물질과 기공치유, 수기요법, 마음 요법, 음식 요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요. 환자들은 현대의학으로 치료되지 않는 질병 치유를 위해 대체의학을 찾을 수밖에 없지요. 난치성 질환이 많아지므로 생존을 위해서 대체의학에 관심을 두는 겁니다."

- 한국의 대체의학은 어떤 한계점이 있나?
"50여 개가 넘는 학교나 학과가 설립되어 교육하고 있습니다. 대체 의과대학이나 대학원, 자연치유학과, 심신통합의학과 등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국내 대체의학은 정말 혼재 상태입니다. 오히려 난치병 치료에 도움 되지 않고 오히려 건강을 악화시키는 대체 요법도 일부에서 성행합니다. 이를 검증하고 관리할 기관이나 제도도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제도적으로, 정책적으로 대체의학을 관리해야 합니다."

"한국인들 대체의학에 잠재력 있어"
 
대체의학 관련 대학원 자연치유학과에서 카이로프락틱, 척추교정술을 실습하는 장면.
▲ 척추교정술 실습 대체의학 관련 대학원 자연치유학과에서 카이로프락틱, 척추교정술을 실습하는 장면.
ⓒ 고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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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한 적은 없나요?
"석·박사들을 대상으로 몇 군데에서 강의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 측의 인식 부족으로 그만두기도 했습니다."

- 한국인들은 대체의학 치유에 잠재력이 있나?
"한국인들은 약손요법이나 민간전통의술에 뛰어난 유전자를 갖고 있습니다. 때문에 해외에 내놓아도 손색 없는 숨은 대체의학자들이 많습니다. 아랍이나 독일 등지에서 한국인들이 세계적인 명의로 인정 받기도 합니다."

- 그런데 국내에서는 그 역량을 살리지 못하는군요.
"한국인들의 대체의학 잠재력이 실질적으로 난치성 질환 치유에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제도적인 뒷받침이 된다면 한국의 대체의학은 크게 도약할 수 있을 겁니다."

- 그렇게 된 원인이 무엇일까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대체의학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이 낮다는 점입니다. 병원에서 치료가 안 되면 다른 치료법이 없는 걸로 생각하거든요. 대체의학이나 자연치유를 이야기를 해도 '병원에서도 안 되는데 누가 고치겠나' 하는 인식이 있습니다."

"언론마저 대체의학에 문 닫아"
 
- 국민들은 왜 그렇게 생각할까?
"언론 영향도 있다고 봅니다. '아프면 병원에 갔느냐?'하는 장면이 드라마에 자주 나옵니다."

- 선진국은 대체의학 발전 정도가 어떤가?
"오래전부터 대체의학 담당 공무원이 편성되어 있습니다. 체계적으로 이것을 발전시켜 지금은 국민 대다수가 대체의학을 이용합니다. 하나의 의학으로 자연스러운 문화가 정착했습니다."

- 구체적으로 미국은 어떤가?
"한국에서 불법으로 취급받는 수기치료가 미국에서는 100년 전 합법화되었습니다. 지금은 학교를 졸업하면 카이로프랙틱 의사 자격을 취득하여 개원할 수 있습니다. 자연치유를 연구한 학생들이 관련 학과를 나오면 자연치유학 의사 면허증을 취득해서 개원합니다. 대체의학위원회 등이 설치되어 국가 예산을 투입해서 효과적인 대체의학이나 요법을 검증합니다. 그 효과를 국민에게 알려주고 이용하게 하면서 대체의학이 발전합니다."

- 독일 사례도 궁금하다
"대체의학이나 자연치유를 접목하지 않는 병원이 없을 정도로 대체의학 의존도와 관심이 높습니다. 의사들도 대체의학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겁니다. 독일 의사들이 한국의 대체의학을 배우기 위해 국내로 연수를 오는 사례도 있습니다."

"대체의학 배우러 외국 의사들도 한국 찾아와"
 
족심혈을 이용해서 어느 독일 의사의 척추협척혈을 풀어주는 동작을 시연하는 장면.
▲ 척추협척혈 풀기 족심혈을 이용해서 어느 독일 의사의 척추협척혈을 풀어주는 동작을 시연하는 장면.
ⓒ 고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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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진국은 한국과 다르군요?
"현대의학만으로는 각종 난치성 질환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겁니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으려고 열심히 노력합니다. 대체의학을 향한 국민 의식도 매우 높습니다."

- 한국에서 대체의학이 발전하는 데 한계가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국내 의료법으로는 발마사지만 해도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 받습니다."  

- 사례를 알려준다면?
"대체의학 중 기치료, 수기요법, 마사지 요법이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장애인 보호를 이유로 '의료법 80조'에 근거하여 모든 마사지 수기요법을 지압으로 규정하고 통제합니다. 중국에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발마사지이지만, 국내에서 안마는 시각장애인만 돈을 받고 영업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 관련 정책 부재가 문제군요?
"맞습니다. 대체의학 관련된 정책이 없습니다. 국내에는 대체의학 담당 공무원이 한 명도 없습니다. 국민 보건을 책임지는 보건복지부나 보건소에서는 대체의학을 연구하고 활성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발전을 방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국내 대체의학 정책은 후진적"

- 방해한다는 사례로 어떤 게 있나?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소에서는 마사지업소 등을 불시점검하고 단속합니다. 태국마사지, 중국발마사지, 일본신추마사지 등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해외 사례와 대조됩니다."

- 또 어떤 문제점이 있나?
"
질병 예방이나 자연치유 정책은 전무합니다. 병원 위주, 치료 위주 보건정책이 대체의학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지요. 질병은 예방과 자연치유가 더 중요합니다. 따라서 정부는 이러한 정책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그런데 국내 보건정책은 질병에 걸리면 병원에서 치료하는 데에만 집중되어 있습니다."

- 그럼 보건정책이 어디에 치중되어 있나?
"건강검진제도는 매우 발전되어 있습니다. 국민 세금으로 건강검진을 의무적으로  행하고 있지요. 그런데 정기건강검진제도는 선진국에 없는 제도입니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서 진단받고 치료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것을 '바겐세일 티켓'이라고 비유하기도 합니다. 대형병원들이 건강검진을 통해 환자를 양산하는 경향이 있다는 말입니다."

- 개선 노력을 했는지?
"몇 년 전 산림청에서 관리하는 수목원에 자연치유사를 배치해서 암 예방 건강센터로 활용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암 예방과 자연치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정책제안을 했지만, 인력 부족과 법적 문제를 들어 제안을 거절당했습니다."

"손해는 국민이"
 
고정환 회장은 “대체의학을 바라보는 공무원들 사고가 너무 경직되어 있고 일부 의사들은 대체의학을 외면하는 풍조가 있다"면서 "대체의학의 효과를 좀 더 유연하게 바라보는 게 국민들에게 더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 "결국 국민에게 손해" 고정환 회장은 “대체의학을 바라보는 공무원들 사고가 너무 경직되어 있고 일부 의사들은 대체의학을 외면하는 풍조가 있다"면서 "대체의학의 효과를 좀 더 유연하게 바라보는 게 국민들에게 더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 신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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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정책을 써야 할까?
"인간은 면역력이 떨어지면 암세포도 활성화됩니다. 고혈압과 당뇨 역시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누구나 정기검진을 하면 한두 개의 질환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건강검진을 받으면 누구나 환자로 변할 가능성이 있지요. 이러한 병원 위주의 정책보다 부작용 없는 자연치유로 질병을 예방하는 정책으로 돌릴 때가 왔다고 봅니다."

- 마지막으로 문제제기하고 싶은 게 있나?
"국민의 대체의학 인식 부족이 안타깝습니다. 국민은 암 등 난치성 질환으로 현대의학에서 포기하면 치료법이 없는 거로 생각합니다."

태그:#대체의학, #자연치료, #전통의학, #민간의술, #고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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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글쓰기 전문가. 스포츠조선에서 체육부 기자 역임.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등에 글을 씀. 경희대, 경인교대, 한성대, 서울시립대, 인덕대 등서 강의. 연세대 석사 졸업 때 우수논문상 받은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 연구'가 서울대 국어교재 ‘대학국어’에 모범예문 게재. ‘미국처럼 쓰고 일본처럼 읽어라’ ‘논술신공’ 등 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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