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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유성기업 사태해결을 위한 토론회가 아산시 청소년교육문화센터에서 열렸다.
 14일 유성기업 사태해결을 위한 토론회가 아산시 청소년교육문화센터에서 열렸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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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사태해결을 위해서는 유성기업 사태를 촉발시킨 당사자 중 하나인 국가가 먼저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4일 충남 아산시청소년교육문화센터에서는 '유성기업 사태해결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충남인권활동가모임 부뜰과 국가인권위 대전인권사무소가 공동주최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트라우마 문제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유성기업 노동자들, 사회적 지지와 관계망 복원 절실

장경희 두리공감 활동가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노조파괴행위가 이어졌다. 국가 폭력이 이루어진 것"이라며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은 회복시키는 방법 중 하나는 책임자가 사과하는 것이다. 국가가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상황을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을 때 스트레스가 높아진다"면서 "노동자들에게 통제권을 돌려줄 방안이 필요하다. 노동조합이 단체 교섭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서는 사회관계망 복원과 노동자들에 대한 지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의 말을 좀 더 들어 보자.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안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전이 확보되어야 심리적인 케어가 가능하다. 외상을 떠올리는 기억으로부터 빠져나와야 하는데,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그런 측면에서 전혀 안전하지 못했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에게는 사실상 안전지대가 없었다. 때문에 트라우마가 예방되지 못하고 오히려 확대된 측면이 있다. 유성기업의 폭력은 조직이 가진 집단의 힘으로 폭력을 가한 것이다. 구조적 폭력이다. 구조적 폭력의 특징은 피해자들이 저항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에게 사회적 지지를 보내는 것은 사회 연결망을 회복시켜 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노조파괴 이전에 의미적으로 연결되어 있던 지역, 동문, 가족 등 사회 관계망이 다 깨졌다. 관계망이 깨졌다는 것은 사회적 고립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회적 고립은 자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에게 상담과 정신적 치료를 제공하는 데 있어 지금 당장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현장에 방문하고 노동자들을 지원하고 지지하는 활동을 지속해 노동자들을 위로할 필요가 있다."
 

"노조파괴를 인정하는 것이 사태해결의 시발점"

유성기업이 노조파괴 문제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2011년 직장 폐쇄 당시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을 지낸 홍종인 민주노총세종충남본부사무처장은 "유성기업이 노조파괴를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사태해결을 위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유성기업 노조파괴의 심각성을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합원들이 바라는 것은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라며 "심리치료와 상담에 힘을 실어 주었기 때문에 그나마 노동자들의 자살이 더 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성대 유성기업지회장은 "노조파괴 사례는 백화점에 진열된 상품만큼이나 많다"면서 "금속노조 조합원은 최근 임금 인상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8년 간의 노사분쟁으로 결국 노동자와 회사 모두가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도 지회장은 "8년 동안 싸우면서 회사에게 당하고 또 당하다 보니 정작 우리가 처음에 요구했던 것이 무엇인지도 잘 생각이 안날 지경"이라며 "우리가 처음 요구한 것은 '주간 연속 2교대'로 건강하게 일하자는 것이었다. 회사도 우리도 모두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건을 가지고 회사와 법정 다툼을 했다. 하지만 회사도 얻은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대해 유성기업측은 "2012년 이후 부당노동행위는 없었고 회사는 노조파괴를 할 의사도 능력도 없다"고 반박했다. 

 
토론회가 끝나고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토론회가 끝나고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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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유성기업 , #노조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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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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