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와 유벤투스 FC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파리 생제르맹 FC(이하 PSG)의 네이마르 다 실바 주니어는 현존하는 3대 축구 슈퍼스타로 꼽힌다. 하지만 리그에서 득점 선두를 달리며 최정상급 선수로 활약하는 '메날두'와 달리 3대 슈퍼스타 중 가장 나이가 어린 네이마르는 현재 부상으로 개점휴업 중이다. 지난달 24일(한국 시각) 컵대회 스트라스부르와의 경기에서 오른쪽 중족골에 큰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PSG는 설상가상으로 우루과이 출신의 스트라이커 에딘손 카바니마저 지난 10일 리그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후 허벅지 통증으로 교체됐다. 네이마르와 카바니 모두 13일에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UEFA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 출전이 불가능해 지면서 PSG는 비상이 걸렸다. 16강 1차전 경기가 적지인 올드 드래포드에서 열리는 데다가 맨유가 최근 11경기에서 10승1무를 기록할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의 결과는 PSG의 2-0 완승이었다. 후반 7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센터백 프레스넬 킴펨베가 왼발로 선제골을 기록했고 14분에는 킬리안 음바페가 '격이 다른 순간 스피드'를 선보이며 추가골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날 PSG가 기록한 2골의 도움은 모두 이 선수의 왼발에서 나왔다. 날카로운 2개의 크로스로 2득점을 만든 아르헨티나산 '야전사령관' 앙헬 디 마리아였다.

포르투갈 리그 정복하고 레알 마드리드에 입성한 아르헨티나 특급
 
 지난 3일 프랑스 리옹의 그루파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림피크 리옹과 파리 생제르맹의 2018-2019 프랑스 리그앙 경기에서 생제르맹 디 마리아가 선제골을 넣은 뒤 자축하고 있다.

지난 3일 프랑스 리옹의 그루파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림피크 리옹과 파리 생제르맹의 2018-2019 프랑스 리그앙 경기에서 생제르맹 디 마리아가 선제골을 넣은 뒤 자축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이탈리아계 아르헨티나인 디 마리아는 2001년 로사리오 센트랄의 유소년 팀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로사리오에서 7년 동안 축구를 배운 디 마리아는 남미의 많은 유망주들이 그렇듯 유럽의 중상위 리그를 거쳐 빅리그의 명문클럽으로 이적했다. 디 마리아가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하기 전에 선택한 구단은 바로 포르투갈의 SL 벤피카였다. 

2009-2010 시즌 포르투갈 리그의 최강자 FC 포르투의 리그 5연패를 저지하며 벤피카를 우승으로 이끈 디 마리아는 2010년 스페인의 '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당시 디 마리아와 함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선수가 메수트 외질(아스날FC)과 히카르두 카르발류, 사미 케디라(유벤투스)였다. 디 마리아는 이적 첫 시즌부터 53경기에 출전해 9골21도움을 기록하며 '2010년 레알 마드리드 최고의 영입'이란 극찬을 받았다.

디 마리아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한 네 시즌 동안 190경기에 출전해 100개가 넘는 공격 포인트(36골70도움)를 기록했다. 디 마리아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스위스와의 16강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렸고 벨기에와의 8강전에서는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아르헨티나 준우승의 주역으로 맹활약했다. 월드컵을 마치고 돌아온 디 마리아가 구단에 더 많은 주급을 요구하는 것은 그리 비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후 독일의 토니 크로스와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 같은 '월드컵 스타'들을 대거 영입했다. 디 마리아의 입지는 자연스럽게 작아질 수 밖에 없었고 디 마리아는 계약기간을 4년이나 남겨두고 이적을 결심했다. 졸지에 레알 마드리드에서 자리를 잃은 월드클래스 미드필더 디 마리아를 잡은 팀은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명문 구단 맨유였다.

디 마리아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은퇴 후 7위까지 추락한 맨유의 자존심을 회복시켜줄 적임자로 기대를 모았다. 맨유는 2014-2015 시즌 4위에 오르며 어느 정도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지만 디 마리아는 2014-2015 시즌 리그에서 3골10도움에 그치며 기대 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결국 디 마리아는 맨유에서 단 한 시즌을 보내고 다시 프랑스의 PSG로 이적했다.

맨유 거쳐 PSG에서 5년 만에 챔피언스 리그 우승 도전 

PSG 역시 수준 높은 프랑스의 리그 앙 소속이지만 리그 내에선 이렇다 할 적수를 찾기 힘들 만큼 강한 전력을 갖추고 있어 디 마리아가 활약하긴 한층 수월했다. 디 마리아는 이적 첫 시즌부터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LA 갤럭시), 카바니 같은 쟁쟁한 공격수들과 함께 뛰며 리그와 FA컵(쿠프 드 프랑스), 리그컵(쿠프 드 라 리그)까지 PSG의 3관왕을 이끌었다. 디 마리아는 리그에서만 29경기에서 10골18도움을 기록하며 개인 성적도 대폭 끌어 올렸다. 

하지만 이브라히모비치가 맨유, 다비드 루이스가 첼시FC로 떠난 PSG는 2016-2017 시즌 AS모나코 FC의 돌풍에 밀려 리그 5연패가 좌절됐다. 디 마리아 역시 29경기에서 6골7도움으로 부진했다. 모나코에게 우승을 내주며 체면을 구긴 PSG는 2017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다니 알베스, 네이마르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대폭 끌어 올렸다(물론 모나코로부터 '초신성' 음바페를 데려와 라이벌의 전력을 약화시키는 작업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네이마르와 음바페가 가세한 PSG는 리그 앙의 '공룡'이 됐고 디 마리아는 2017-2018 시즌 리그 30경기에서 11골 6도움을 기록하며 PSG의 우승 탈환에 기여했다. 사실 PSG가 디 마리아를 영입한 것은 레알 마드리드 시절 많은 유럽 대항전을 치렀던 디 마리아의 경험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하지만 PSG는 디 마리아 영입 후 세 번의 챔피언스 리그에서 8강 1번, 16강 2번에 머무르며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PSG는 이번 시즌에도 챔피언스 리그 16강에서 상승세의 맨유를 만났고 1차전에서 네이마르와 카바니가 결장하면서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하지만 디 마리아는 자신의 전 소속팀이었던 맨유 팬들의 거센 야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킴펨베와 음바페에게 2개의 정확한 크로스를 배달하며 PSG가 기록한 2개의 골을 모두 책임졌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3개째 어시스트를 기록한 디 마리아는 네이마르가 빠진 PSG의 야전사령관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카바니의 경우 아직 정확한 결장기간이 나오지 않았지만 10주의 진단을 받은 네이마르는 오는 3월7일로 예정된 16강 2차전은 물론이고 8강까지도 출전이 불투명하다. 하지만 PSG의 토마스 투헬 감독은 이번 맨유 원정을 통해 네이마르 없이도 경기에서 승리하는 법을 터득했을 것이다. 물론 투헬 감독의 필승전략은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포워드를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는 디 마리아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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