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토트넘에 또 하나의 귀중한 승리를 안겨주었다. 한국의 축구 팬들에게는 설날 선물이 된, 이 짜릿한 결승골 덕분에 토트넘은 맨체스터 시티를 밀어내고 2위 자리까지 뛰어올랐으며 선두 리버풀 FC에 승점 4점 차로 따라붙게 됐다. 이번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에 매우 흥미로운 불을 붙인 꼴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이끌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 FC는 2일(한국 시각) 오후 9시 30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8-201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홈 게임에서 83분에 터진 손흥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맨체스터 시티보다 1경기를 더 뛴 기록이지만 그들을 승점 1점 차 3위로 밀어내고 선두 리버풀까지 긴장하게 만들었다.

토트넘의 신중함, 요렌테 벤치에 두고 제로 톱 전술 들고나와
 
 토트넘의 손흥민이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뉴캐슬과 홈 경기에서 후반 38분 결승골을 꽂은 뒤 기뻐하고 있다.

토트넘의 손흥민이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뉴캐슬과 홈 경기에서 후반 38분 결승골을 꽂은 뒤 기뻐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이 게임의 어웨이 팀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지난 24라운드 일정을 치르며 2위 맨체스터 시티와의 홈 게임을 2-1로 이겨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뉴캐슬 덕분에 토트넘 홋스퍼의 2위 추격이 더 수월해진 셈이었다. 

그래서 이번 라운드 두 팀의 대결에서 토트넘의 포체티노 감독은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 흐름은 분명히 뉴캐슬의 상승세라고 말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토트넘보다 하루 먼저 24라운드를 끝내고 쉴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여러가지로 이번 25라운드 홈 팀 토트넘 홋스퍼는 조심스럽게 뉴캐슬을 상대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토트넘은 쓰리 백 시스템을 기본으로 두고 제로 톱 전술을 들고 나왔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간판 골잡이 해리 케인이 발목을 다쳐 3월까지 복귀가 불투명하며, 팀의 세컨드 공격수 페르난도 요렌테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아무리 뉴캐슬을 조심스럽게 대했어도 토트넘은 후반전에 승부수를 띄우지 않을 수 없었다. 60분에 루카스 모우라를 빼고 페르난도 요렌테를 들여보낸 것이다. 반대편에서 살로몬 론돈의 묵직한 골잡이 역할이 점점 더 빛날 때였다. 

뉴캐슬 골잡이 살로몬 론돈은 51분에 골대 불운을 겪었다.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받아서 이마로 선취골을 노린 것이 요렌테가 지키고 있는 토트넘 골문 오른쪽 기둥을 때리고 나온 것이다. 

손흥민의 2경기 연속 득점, 랭킹 공동 5위!

맨시티를 이긴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후반전 공격 기세는 론돈의 골대 불운에 그치지 않고 67분에도 날카로움을 자랑했다. 오른쪽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 아요세 페레스가 절묘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토트넘 골문 구석을 노린 것이다.

하지만 이 공의 궤적을 포기하지 않은 토트넘 홋스퍼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자기 왼쪽으로 날아올라 페레스의 감아차기를 기막히게 쳐냈다. 골키퍼의 비중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분명히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토트넘은 이 후반전 위기들을 이겨내고 끝내 웃을 수 있었다. 모두가 손흥민 덕분이었다. 83분에 수비수 토비 알더베이럴트의 크로스를 받은 교체 선수 페르난도 요렌테가 가슴으로 떨어뜨려준 공을 손흥민이 잡았다. 

이 순간 손흥민은 바짝 달라붙는 상대 선수 둘(롱스태프, 플로리안 르준)을 유연한 몸놀림으로 따돌리고 오른발 무회전 슛을 날렸다. 그의 발등을 떠난 공이 비교적 낮게 날아갔지만 골문 바로 앞에서 고도가 갑자기 더 떨어져 잔디 위를 스칠 정도였다. 그러는 바람에 뉴캐슬 골키퍼 마틴 두브라브카는 손흥민의 무회전 슛 변화를 못 따라가고 오른쪽 다리 옆으로 흘려보내고 말았다.

손흥민의 오른발 슛은 예상보다 묵직하게 날아가 결승골로 꽂혔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장으로서 2019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을 위해 아랍에미리트에서 최선을 다해 뛰다가 8강 탈락의 쓴잔을 마시고 돌아와 곧바로 뛴 왓포드와의 24라운드(2-1 토트넘 승리) 이후 2일 16시간만에 25라운드를 치를 정도로 몹시 피곤한 컨디션이었지만 손흥민의 놀라운 집중력은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연거푸 빛났다. 

손흥민은 지난 게임 천금의 동점골(리그 9호골)도 모자라 이 게임 결승골까지 2게임 연속 득점 행진을 이었다. 이 골로 손흥민은 EPL 득점 순위 공동 5위까지 당당하게 올라섰다. 현재 공동 5위(10골)에 올라 있는 선수는 손흥민을 제외하고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 사디오 마네(리버풀), 에덴 아자르(첼시) 등 7명이 더 있다.

이처럼 손흥민의 멋진 연속 득점 기록에 힘입어 리그 2위 자리까지 올라간 토트넘 홋스퍼는 일주일간의 소중한 휴식을 누린 뒤 오는 10일 오후 10시 30분 레스터 시티와 프리미어리그 홈 게임을 치른 다음, 14일 오전 5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홈 게임을 치르게 됐다.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도 복귀 후 연속 경기 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비록 집에 다녀갈 수는 없지만 누구보다 홀가분하게 설날을 보낼 수 있게 됐다.

2018-201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5R 결과
(2월 2일 오후 9시 30분, 웸블리 스타디움-런던)

★ 토트넘 홋스퍼 1-0 뉴캐슬 유나이티드 [득점 : 손흥민(83분,도움-페르난도 요렌테)]

◎ 토트넘 선수들
FW : 에릭 라멜라(78분↔대니 로즈), 루카스 모우라(60분↔페르난도 요렌테), 크리스티안 에릭센
MF : 손흥민(89분↔에릭 다이어), 해리 윙크스, 무사 시소코, 키어런 트리피어
DF :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더베이럴트, 다빈손 산체스
GK : 위고 요리스

◎ 뉴캐슬 유나이티드 선수들
FW : 살로몬 론돈
MF : 크리스티안 아추(82분↔케네디), 이삭 헤이든, 션 롱스태프, 아요세 페레스
DF : 매트 리치(86분↔안토니오 바레카), 플로리안 르준, 자말 라셀레스, 파비앙 셰르, 데안드레 예들린
GK : 마틴 두브라브카

◇ 주요 기록 비교
점유율 : 토트넘 홋스퍼 71.7%, 뉴캐슬 유나이티드 28.3%
유효 슛 : 토트넘 홋스퍼 4개, 뉴캐슬 유나이티드 2개
슛 : 토트넘 홋스퍼 21개, 뉴캐슬 유나이티드 8개
패스 : 토트넘 홋스퍼 748개, 뉴캐슬 유나이티드 295개
태클 : 토트넘 홋스퍼 10개, 뉴캐슬 유나이티드 17개
걷어내기 : 토트넘 홋스퍼 14개, 뉴캐슬 유나이티드 41개
코너킥 : 토트넘 홋스퍼 6개, 뉴캐슬 유나이티드 3개
오프 사이드 : 토트넘 홋스퍼 2개, 뉴캐슬 유나이티드 2개
경고 : 토트넘 홋스퍼 0, 뉴캐슬 유나이티드 1장(예들린)
파울 : 토트넘 홋스퍼 6개, 뉴캐슬 유나이티드 6개

◇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현재 순위표
1 리버풀 61점 19승 4무 1패 55득점 14실점 +41
2 토트넘 홋스퍼 57점 19승 0무 6패 51득점 24실점 +27
3 맨체스터 시티 56점 18승 2무 4패 63득점 19실점 +44
4 아스널 47점 14승 5무 5패 50득점 33실점 +17
5 첼시 47점 14승 5무 5패 40득점 23실점 +17
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45점 13승 6무 5패 48득점 35실점 +13
7 울버햄튼 35점 10승 5무 9패 30득점 31실점 -1
8 에버턴 33점 9승 6무 9패 35득점 33실점 +2
9 왓포드 33점 9승 6무 9패 33득점 34실점 -1
10 본머스 33점 10승 3무 11패 37득점 42실점 -5

◇ EPL 득점 랭킹
1위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16골
2위 오바메양(아스널) 15골
3위 해리 케인(토트넘) 14골
4위 세르히오 아게로(맨체스터 시티) 11골
5위 손흥민(토트넘) 10골
5위 리찰리손(에버턴) 10골
5위 에덴 아자르(첼시) 10골
5위 사디오 마네(리버풀) 10골
5위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풀럼) 10골
5위 글렌 머레이(브라이튼&호브 알비온) 10골
5위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 10골
5위 콜럼 윌슨(본머스) 10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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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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