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나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UAE 조별 라운드 D조 2차전 베트남과 이란과의 경기에서 박항서 감독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12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나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UAE 조별 라운드 D조 2차전 베트남과 이란과의 경기에서 박항서 감독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변은 없었다. 아시안컵이라는 큰 무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기대를 모은 박항서의 베트남이 아시아 최강으로 평가받는 이란을 상대로 분전했지만 끝내 무릎을 꿇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12일(이하 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D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이란의 사르다르 아즈문에게 멀티골을 내주고 0-2로 패했다. 이로써 베트남은 첫 경기 이라크전(2-3패)에 이어 이란에게 패하며, 16강 진출의 희망이 멀어졌다.

선수비 후역습으로 이란에 응수

29위의 이란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피피랭킹이 가장 높다. 반면 베트남은 100위다. 두 팀의 전력차는 극명하다. 이란의 우세가 점쳐지는 경기였다. 하지만 베트남은 이라크와의 1차전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란전에서는 최소한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을 얻는 것이 최상의 목표였다.

박항서 감독은 꽁 푸엉을 최전방에 놓는 5-4-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판 반득-도응중-팜득후이-꽝하이가 미드필드에 포진했고, 도안 반 허우-부이 떼인 쭝-도 쥬이 마잉-꾸에 응옥-만 도가 수비에 포진했다. 골문은 당 반럼이 지켰다.

이에 맞서는 이란은 4-1-4-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아즈문이 최전방에 섰고, 2선은 고도스-아미리-데자가-타레미, 수비형 미드필더는 에브라히미가 포진했다. 하지 사피-카나니-푸랄리간지-가푸리의 포백이 구성됐고, 골키퍼는 베이란반드가 출전했다.

베트남은 경기 시작과 함께 의욕적으로 나섰지만 이란의 전방 압박을 견디지 못했다. 베트남은 역습 전술이었지만 중앙선을 쉽게 넘지 못했다. 일방적으로 이란에게 볼 점유율을 내주며 수비를 하는데 급급했다. 

이란은 다양한 공격 루트로 베트남을 위협했다. 최전방 원톱 아즈문이 2선까지 활발하게 내려오며 연계 플레이를 시도했고, 좌우 윙어 고도스와 타레미는 중앙으로 좁혀들어오며 공격 숫자를 늘렸다. 중원에서는 아미리, 데자가가 세밀한 패스로 공격을 지원했다. 

베트남은 이란의 파상공세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로 근근히 버텼지만 결국 전반 38분 선제골을 내줬다. 이란의 오른쪽 풀백 보르야 가푸리가 측면 공간으로 패스를 넣어줬고, 쇄도하던 고도스의 오른발 크로스를 아즈문이 헤더골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초반 적극적인 공격

한 골을 내준 베트남은 절박해졌다. 무승부를 거두려면 공격만이 살길이었다. 베트남은 후반 시작과 함께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다. 후반 7분 결정적 기회가 있었다. 꽁 푸엉이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침투해 베이란반드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지만 왼발 슈팅이 골키퍼에 막히고 말았다.

타오르던 베트남의 기세는 이후 완전히 꺾였다. 다소 주춤하던 이란은 재차 반격하며 추가골 사냥에 돌입했다. 마침내 후반 24분 토라비의 침투 패스를 받은 아즈문이 페널티박스 아크 서클 지역에서 수비수 2명을 벗겨낸 뒤 왼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베트남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추가 득점이었다.

물론 베트남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31분 페널티 박스 바깥 지역에서 꽁 푸엉이 유도한 프리킥을 꽝하이가 왼발로 슛팅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 사이 이란은 후반 34분 멀티골을 터뜨린 아즈문을 불러들이며 체력을 안배했다. 베트남은 후반 43분 다시 한번 꽝하이가 왼발로 감아 찬 슈팅이 골포스트 왼편을 살짝 벗어나며 끝내 득점에 실패했다.

예멘전 승리로 와일드카드 16강 노려야

베트남은 비록 2연패를 당했지만 여전히 16강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 남아있다. 예멘(승점 0점, 골득실 -8)과 함께 승점이 같지만 현재 골득실 -2를 기록, D조 3위에 올라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6개 조에서 1, 2위를 차지한 12개 팀과 각 조 3위 가운데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16강에 합류한다. 베트남이 노릴 방법은 3위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오르는 것이다. 다른 조의 상황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베트남은 오는 17일 예멘과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예멘의 전력은 이번 대회 24개국 가운데 최약체로 분류된다. 이란에 0-5로 패했고, 이라크를 상대로 0-3으로 무너졌다.

베트남도 비록 이라크와 이란에 패했지만 상대를 위협할 수 있는 공격력을 선보였다. 피지컬의 한계를 많은 활동량과 기술, 빠른 역습으로 극복하고 있다.

▲ 아시안컵 각 조 3위 성적
A조 3위 태국 : 1승 1패, 승점 3점, 골득실 -2
B조 3위 시리아 : 1무 1패, 승점 1점, 골득실 -2
C조 3위 키르기스스탄 : 2패, 승점 0점, 골득실 -2
D조 3위 베트남 : 2패, 승점 0점, 골득실 -3
E조 3위 레바논 : 2패, 승점 0점, 골득실 -4
F조 3위 투르크메니스탄 : 1패, 승점 0점, 골득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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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이란 아시안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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