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둥근 원형의 기억의 공간이 핵심으로, 뒤쪽 백화산 능선에 위치한 갑오동학농민혁명군 추모탑과 교장바위까지 연계해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재조명한다.
▲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의 조감도 둥근 원형의 기억의 공간이 핵심으로, 뒤쪽 백화산 능선에 위치한 갑오동학농민혁명군 추모탑과 교장바위까지 연계해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재조명한다.
ⓒ 태안군 제공

관련사진보기


"전국에서는 4번째 동학기념관이고, 충남에서는 첫 번째로 충남을 대표하는 전시관이다. 앞으로 동학전시관이 더 나올 수 없어 정말 잘 지어야 한다. 다른 동학혁명기념관에 비해 초라하지 않게 신경 써 달라."

문영식 동학농민혁명 태안군유족회장의 당부의 말이다.

북접의 기포지이자 동학농민혁명군들이 배수의 진을 치고 치열했던 격전을 펼지며 수많은 희생자를 냈던 상징적 공간인 충남 태안군에 마침내 동학농민혁명기념관 건립의 힘찬 첫걸음이 시작됐다.

전국에서는 동학농민혁명 성지로 알려진 정읍을 비롯해 장흥, 전주에 이어 네번째 동학농민혁명 기념관이며, 충남에서는 처음이다.

태안지역은 원북면 방갈리와 근흥면 수룡리 토성산, 이원면 포지리가 동학농민혁명 북접의 기포지로 알려져 있으며, 또한 당시 총 400여 명의 동학농민군이 태안지역에서 희생을 당한 것으로 기록 및 조사됐다.

태안은 청일전쟁과 동학운동 겹친 상징적인 곳… 차별성 있는 기념관으로 추진

태안군과 용역사는 북접의 기포지이면서 동학농민혁명군에게는 한이 서려 있는 백화산의 교장바위, 그리고 청일전쟁의 역사까지 상징성 있는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을 차별성 있는 기념관으로 추진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지난달(19일)에는 가세로 군수와 문영식 동학농민혁명 태안군유족회장, 태안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회 관계자, 용역사 등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태안 동학농민혁명기념관 건축·전시 기본실시설계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고 머리를 맞댔다.

동학농민혁명 기념관은 태안읍 남문리 380-3번지 7,849㎡ 면적의 부지에 연면적 1,581㎡의 지하1층, 지상 2층 규모로 국비 24억 원 등 총 60억 원을 들여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착수보고회에서는 용역을 맡은 금성건축사사무소(건축)와 열린기획(전시)가 ▲기념관 내·외형 및 건축구조 설계 ▲건축, 토목, 조경 등 종합계획 제시 ▲전시시설 설계 ▲전시 기본계획 및 세부연출계획 등을 설명하며 올해 3월까지 용역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용역사에 따르면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은 '기억과 추모의 공간'으로 건축될 계획이다. ▲정신적 가치를 담는 콘텐츠 ▲역사적 현장과 이어진 정서적 몰입 공간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감성공간 연출 ▲관광객유입을 통한 지속가능한 운영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건립될 방침이다.

동학농민혁명의 시작을 알린 사발통문과 동학사상인 인내천을 테마로 한 사람과 하늘을 품은 공간이 마련된다. 특히, 태안동학의 상징인 백화산 갑오동학혁명군 추모탑과 교장바위까지 연계한 공간의 형상화를 통해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재조명한다.

전시 구상은 '사람을 하늘같이, 함께 가는 세상! 백화산 기슭에 울리는 희망노래'를 테마로 내포지역 북접의 동학농민혁명을 대표하는 기념관으로 조성된다.

건축을 맡은 금성건축사사무소 현규생 본부장은 "교장바위와 추모탑이 가려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상했고, 사발통문과 원형 추모마당이 핵심이다"라며 "능선을 피해 건물을 배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데, 기존 지형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건물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전시를 맡은 열린기획측은 "유물이 부족해 복제가 필요하다"며 "3D 프린터를 사용해 복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안군은 기념관이 건립되면 동학농민혁명을 테마로 한 전시와 교육 및 체험학습이 가능해져 새로운 '국민교육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안군 관계자는 "태안은 동학농민군의 활동이 활발했던 지역으로 이번 동학농민혁명 기념관 건립은 충청지역에 최초로 건립되는 만큼 그 의미가 크다"며 "건립 추진에 최선을 다해 태안군이 '동학의 성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천시 추모제 지낼 수 있는 공간 조성, 주차장 면수 확대 등 문제 제기
 
용역사가 제시한 둥근 원형의 기억과 추모의 공간은 의미는 있지만 공간활용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의 조감도 용역사가 제시한 둥근 원형의 기억과 추모의 공간은 의미는 있지만 공간활용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 태안군 제공

관련사진보기

한편, 착수보고회에서는 용역사의 보고 이후 공간 활용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됐다. 이를 두고 격론이 펼쳐졌다.

먼저 의견제시에 나선 문영식 유족회장은 "감개무량하다"며 짧은 소감을 밝힌 뒤 "너무 규모가 작으면 동학정신을 표출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주차공간도 11대는 너무 부족하고 진입로도 확보해 도로와의 접근성 문제도 해결한다. 대형버스가 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문 회장은 이어 "2층에 추모마당이 있는데 전시공간과 함께 회의실도 있어야 하는데 현재 설계에서는 빠져 있다"면서 "우천시 또는 추울 때 실내에서도 추모제를 지낼 수 있는 공간 조성이 필요하고, 교육관, 강당도 필요한데 설계에서 빠져서 아쉽다.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세로 군수도 "건물에 빠지는 공간이 많아 동학운동의 취지를 설명할 공간이 부족하다"면서 "동학의 상징성을 나타내면서 옥상 개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의 조정이 필요하다.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에 현 본부장은 "공간 부족은 우리가 해결할 수는 없는 사인이고 법적으로 정해진 건폐율이 있는데 그게 문제"라며 "추모공간에 뚜껑을 덮게 되면 활용도는 높아지지만 건폐율에 문제가 생긴다. 강당처럼 실내로 만들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난색을 표했다.

대안으로 현 본부장은 "기획전시실은 상설공간이 아니어서 교육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35평 정도되는데 공연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면서 "예산이 34억 원으로 낮은 공사비다. 보통은 평당 900만원 이상인데 우리는 750만 원 정도다. 기획전시실 등 내부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제시했다.

착수보고회에 참석했던 장경후 도시건축과장도 대안 제시에 나섰다. 장 과장은 "건축법만으로만 풀려하니까 어려운 것"이라며 "건축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지만 도시계획적으로 근린공원이기 때문에 도시계획시설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시설도 검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가세로 군수도 "예산과 여건 범위 내에서 최대한 고민을 해보자"며 용역사를 향해 "현장을 다시 한 번 가보고 공간을 고민해 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용역사측은 "태안이 유일하게 청일전쟁과 동학운동이 겹친 상징적인 곳으로 가치에 맞는 유물을 확보해서 차별성 있는 기념관이 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한 뒤 문영식 유족회장과 현장을 방문해 격론이 펼쳐진 공간 구성에 대한 고민을 이어갔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 #북접 기포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