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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과 지구촌 생명을 위해 도보순례를 하는 이원영 교수(수원대 도시부동산학과)는 다가오는 22일 인도로 출발할 예정이다. 2014년부터 국내 도보를 시작으로 작년 5월부터는 일본, 중국, 베트남, 태국 및 10여 개 국을 거쳐 인도 중반까지 횡단한 그는 앞으로도 두 달간 매일 20km 씩 걸으며 탈핵 깃발을 들고 지구촌 사람들에게 원전의 위험성과 생명의 소중함을 전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프란치스코 가톨릭 회관에서 생명‧탈핵실크로드 진행 발표하는 자리에서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들어 보았다. 
 
(왼쪽부터) 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박병상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장, 이기영호서대 교수
▲ "지구생명헌장 2018 서울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박병상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장, 이기영호서대 교수
ⓒ 이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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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동안 인도 8대 성지 중 하나인 스라바스티(Shravasti)부터 다람살라 (Dharamshala)까지 950km 정도 걸어서 이번에 완성한 생명헌장을 2월 말쯤 달라이 라마께 전달할 예정이다. 그리고 귀국했다가 여름에 다시 출발하여 우즈베키스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터키, 아테네 등지를 거쳐 바티칸까지 3500km를 7~8달 걸어서 예정대로 도착하면 2020년 부활절 4월 12일 교황님께 헌정을 전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헌정을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일정을 알려드리고 달라이 라마가 써주는 지구촌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친서를 교황께 전달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목표다. 

그의 상상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20년 초에는 "독일이 탈원전을 먼저 했기에 탈핵의 길에서 한국과는 선후배 관계가 된다. 독일 메르켈 총리와 문대통령도 뮌헨에서 만나서 하루 정도 같이 실크로드 길을 같이 걸으면 어떨까. 알프스를 넘을 적에는 (독일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가 넘었던 코스로 잡았다. 로마에 도착해서 바티칸까지는 많은 분들께 동참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이원영 교수는 "두 사람이 손 잡으면 새로운 유엔이 만들어질거다"라고 기대하고 있다
▲ 생명탈핵 실크로드 도보순례 예정 지도 이원영 교수는 "두 사람이 손 잡으면 새로운 유엔이 만들어질거다"라고 기대하고 있다
ⓒ 생명탈핵 실크로드 순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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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에서 교황까지. 종교를 넘나드는 그의 행보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얘기를 좀 더 들어보고 나서야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또 다른 유엔이 있어야 한다. 2009년 4대강 반대 운동할 때 유엔환경계획(UNEP)의 아킴 슈타이너 사무총장과 따라온 전문가들이 온다기에 반대 운동을 했던 교수들은 그들이 4대강 추진에 대해 비판해주기를 기대했지만 이후 그들은 오히려 이명박 정권의 4대강을 지지한다는 발언을 했다"며 이원영 교수는 그때부터 유엔이라는 곳이 제 역할을 하는지 의문을 품었고, 종교계의 연대를 구상하게 되었다. 


"직후 2011년 후쿠시마 사건이 터지고, 2015년 실크로드 구상할 도보순례 그때까지 유엔에서 도무지 후쿠시마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2016년도에 실크로드 길을 답사했을 때 만난 탈핵인사 추퀘이티엔(周桂田) 대만국립대 교수는 대만은 탈원전하고 있지만 중국의 원전이 위협적이라고 하였다. 그건 한국에게도 마찬가지 위협이고 동북아 전체에도 마찬가지라고 동의하면서 지구촌 전체가 탈원전 추세가 만들어져야 중국도 명분상 중단을 할 수 밖에 없을거다"라고 말했다. "유엔만 가지고는 안 된다. 유엔은 국가간 연합인데 자본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종교계는 분리돼 있지만 최소한 생명과 안전에 대해서는 연대할 수 있지 않겠나. 그런 희망을 가지고 종교계 연대체를 만들자는 것이 실크로드의 출발점이다."
 
박인식 교수(일본 야마구치대학교 동아시아 비교연구과)와 도보순례단장인 이원영 교수
 박인식 교수(일본 야마구치대학교 동아시아 비교연구과)와 도보순례단장인 이원영 교수
ⓒ 이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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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회에 참석한 박인식 교수(일본 야마구치대학교 동아시아 비교연구과)는 "일부에서는 원전이 아주 안전하다고 말하는 이익집단. 즉 원전 마피아들이 그런 주장을 하고 있다. 전 세계 영토 대비 원전 밀도가 가장 높은 국가가 한국이다. 한번 사고 나면 어마어마한 재앙이 될 수 있다. 복구는 거의 불가하다. 더군다나 한국 원전 지역을 보면 전부 인구가 집중된 곳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난 직후 방사능 80퍼센트 이상 바다로 흘러 들어갔고, 하필 바람이 육지 쪽으로 부는 바람에 도쿄, 치바, 센다이, 후쿠시마 위쪽 지역으로 옮겨갔다. 피해가 오히려 후쿠시마 주민보다 40~50km 떨어진 지역에서 더 많이 봤다"며 원전 문제는 원전이 있는 지역뿐만이 아니라는 경고를 주었다.  

도보순례에 같이 참가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이원영 교수는 "하루에 20km 정도 걸어야 한다. 그리고 인도에서는 치안이 그리 좋지 않기에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유럽은 상황 이 다르다. 기본적인 치안이 확보돼 있고, 걷다가 너무 힘들면 교통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메일로 연락주면 언제든 함께 걸을 수 있다. 인도 순례는 고되기 때문에 각오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전을 생각하면 괴로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는 이 교수. 후손들에게 이런 위험을 안겨준다는 것에 가만히 있기에는 양심이 너무 괴로워서 걸을 수밖에 없었다는 그는 달라이 라마를 만나고 교황에게 친서를 전달한다는 상상은 무작정 걷다보니 떠올랐다고 한다. 

"동료 교수들이 처음에는 얼마 안가 돌아오겠지 했는데 매일 20km 10달 동안 4000km 걸은 것을 보고 '바티칸 가겠다'고 이제는 믿는다(웃음)" 

현재 이원영 교수의 탈핵도보순례 외에도 국내에서도 성원기 교수가 주도하는 탈핵도보순례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외로 의미 있는 도보순례에 많이들 참여하여 그의 즐거운 상상이 현실화되기를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도보순례에 참가하고 싶은 분은 liferoad.org (홈페이지) 또는 leewysu@gmail.com (이원영 메일)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태그:#원전, #원자력 발전소, #핵 마피아, #이원영, #탈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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