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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1시 50분, 청와대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 거의 매일 청와대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이 열리는 곳이다. 현안을 둘러싸고 출입기자들과 대변인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형성되는 곳이기도 하다.

김의겸 대변인이 마이크를 잡자마자 "오늘은 보도내용보다는 제 소회를 말하고 싶어서 왔다"라고 해서 이날 2층 브리핑장의 긴장감은 배가됐다.

윤영찬·김의겸 겨냥한 <중앙> <경향> 기사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1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민정수석실 특감반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한 뒤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는 모습.
▲ 취재진 질문 받는 김의겸 대변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1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민정수석실 특감반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한 뒤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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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김 대변인은 <중앙일보>와 <경향신문>의 기자 이름과 기사 내용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전자는 <수사관 폭로에 "불순물·미꾸라지"... 과잉대응이 의혹 키워>라는 기사이고, 후자는 <민간인 사찰 대 개인 일탈... 방어에 진 뺀 청와대의 한 주>라는 기사였다.

<중앙일보>는 청와대 한 핵심관계자가 "왜 6급 수사관에 대해 대변인을 비롯해 민정수석·국민소통수석까지 나서 스스로 '급'이 맞지 않는 대치 전선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기사 앞부분에서 "오랜 기간 '음지에서' 국가 권력의 작동에 관여했던 전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 수사관 김모씨의 '민간인 사찰' 프레임에 대응하느라 청와대는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했다"라며 "김씨 주장에 대한 해명을 몇 차례 바꾸는 등 청와대의 초기 대응이 매끄럽지 못해 사태가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라고 지적했다.

두 기사는 모두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실 산하) 폭로 사태 대응에 나섰던 윤영찬 국민소통수석과 김 대변인을 겨냥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두 기사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라며 "(그래서) 앞으로는 이 건에 대해서 저나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아니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개별적으로 취재해 달라"라고 말했다.

전 특별감찰반원 폭로 사태만은 언론의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청와대 대변인은 언론과의 접촉면이 가장 넓다는 점에서 쉽지 않는 결정이다. 제대로 검증은 하지 않은 채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에만 매달리고 있는 일부 언론에 쌓인 불만이 결국 터진 것이다.

"청와대 대변인은 왜 대응할 수밖에 없었나?"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사진은 지난 1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민정수석실 특감반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김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에는 애초에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특감반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사진은 지난 1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민정수석실 특감반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김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에는 애초에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특감반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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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대변인은 "그러면 대변인은 두 기자가 제기한 문제의식이 없었겠느냐? 왜 저라고 없었겠는가?"라면서 "알면서도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김 수사관 개인 때문이 아니라 김 수사관의 말을 무비판적으로 보도하는 언론 때문이었다. 그 언론이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 지닌 언론이었기 때문에 그랬다."

김 대변인은 "그 언론들이 김 수사관의 말에 휘둘려 왔다고 생각한다"라며 "알면서도 그 휘둘림을 당한 건지, 모르면서 당한 건지는 여러분이 판단해 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후 일부 기자들로부터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와 관련한 질문이 나왔지만 김 대변인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물어보라"라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태그:#김의겸, #청와대 특별감찰반, #김태우, #중앙,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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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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