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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현지시각)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18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미스 필리핀 카트리오나 그레이(24)가 영예의 왕관을 차지했다. 미국 폭스TV가 전세계에 생중계하고, 각국 93명 참가자가 함께한 이번 대회에서 필리핀은 네 번째 (2015, 1973, 1969년 우승) 미스 유니버스 대회 우승자를 배출하게 됐다.

그레이는 호주 출신의 아버지를 둔 여성으로 미국 베클리음대를 졸업하고 현재 가수와 모델, TV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를 대표해 출전한 백지현씨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이번 미인대회는 그 어느 역대 대회보다 '다양성'과 '포용성'을 보여준 대회라는 평가받았다.

대회 개최 66년 만에 사상 최초로 트랜스젠더임을 공개하고 출전한 미스 스페인 안젤라 폰세가 출전했기 때문이다. 1991년생 모델이자, 2018 스페인미인대회 우승자인 폰세는 비록 이번 대회에서 입상권에 들지 못했지만, 트랜스젠더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이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편견을 깨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파마나는 미스 유니버스 대회 사상 최초로 자국 원주민 출신 로자 몬테즈마가 대표로 나서 이 역시 화제가 됐다.
 
호주, 콜롬비아 대표 미녀들과 미스 캄보디아와 베트남 두 출전 여성의 영어실력을 조롱하는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전세계 네티즌들로부터 큰 비난에 받은 미스 USA 사라 로즈 서머스(왼쪽)/ 인스타그램 동영상 캡쳐.
 호주, 콜롬비아 대표 미녀들과 미스 캄보디아와 베트남 두 출전 여성의 영어실력을 조롱하는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전세계 네티즌들로부터 큰 비난에 받은 미스 USA 사라 로즈 서머스(왼쪽)/ 인스타그램 동영상 캡쳐.
ⓒ Sarah Rose Summ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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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대회가 국제사회의 가장 큰 이목을 끌게 만든 사건은 따로 있었다. 다름 아닌 미스 USA 사라 로즈 서미스(24)의 영어 실력 비하 발언 논란이다.

이 미국 대표 출전자는 지난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미스 호주, 콜롬비아 출전자들과 함께 찍은 영상에서 캄보디아와 베트남 대표 여성들을 비하했다. "미스 베트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얘는 영어를 좀 아는 척 하는 거 같은데, 누군가 뭔가를 물으면, 그냥 고개만 끄덕거리고 가버린다", "미스 캄보디아는 영어를 전혀 못해, 여긴 캄보디아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어. 상상이나 할 수 있겠어? 오 불쌍한 캄보디아" 같은 위험천만한 발언을 했다.

이후 이 영상이 SNS 등을 통해 삽시간에 전세계에 확산됐고, 네티즌들은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참가자들을 비하한 서머스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서머스가 다음 날 문제의 대화 영상을 삭제하고, 두 출전 여성에게 공개 사과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용기 있는 참가자들을 칭찬하려는 의도였지만,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깨달았다. 미안하다. 결코 상처를 줄 의도는 없었다"고 적었다.

하지만, 관련 뉴스를 접한 캄보디아와 베트남 국민들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미스 USA의 잘못된 발언을 비난하는 댓글들이 페이스북 등 SNS를 들끓게 했다.

캄보디아 대학생 스라이 마오(23, 여성)는 "동남아인들을 혐오하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사람은 한 국가를 대표해 세계미인대회에 출전할 자격이 없다"며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베트남 네티즌들의 반응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에 논란의 중심에 있던 당사자 중 한명인 캄보디아 대표 러은 시낫은 "우리는 여전히 친한 친구"라는 말로 논란에 대처했다.

한편,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렸던 미국 대표 서미스는 이번 대회에서 준결승까지 진출했지만, 결국 상위 10권 안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입상 가능성이 어느 해보다 높아 기대를 걸었던 미스 캄보디아 러은 시낫 역시도 입상에 실패했다.

영어 실력 조롱의 또 다른 희생자였던 미스 베트남 헨 니는 이번 대회에서 5위를 차지했다. 역대 미스 유니버스 대회 출전 사상 가장 좋은 성적이라고 베트남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미스 유니버스 대회는 미스 월드, 미스 인터내셔널, 미스 어스와 함께 세계 4대 미인선발대회로 꼽힌다. 전세계 190여 국 5억 명 이상이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96년 대회 운영사인 미스유니버스㈜(Miss Universe, Inc.)를 인수해 2015년 10월까지 소유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선발 과정에서 트럼프의 사견이나 이해 관계에 따른 선정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015년 당시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가 "멕시코인을 포함한 이민자들이 마약 등 각종 범죄를 일으킨다"는 비하 발언을 하자 멕시코, 코스타리카, 파나마 등 3개국이 그해 미스 유니버스 대회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다.

태그:#2018 미스 유니버스, #도널드 트럼프, #RERN SINAT, #트렌스젠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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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캄보디아 뉴스 편집인 겸 재외동포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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