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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갈 미래를) 어른들이 만들어주는 것보다 직접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여성들의, 엄마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

 
15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지금 당장 정치개혁'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이 거리를 채웠다. 야 3당(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과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공동행동, 민중당·노동당·녹색당·우리미래 등 4개 정당과 함께 연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여의도 불꽃집회'에 모인 이들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현 선거제도에서는 반영되지 않는 소수층과 약자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소수와 약자의 목소리 반영할 수 있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지지하는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여의도 불꽃집회’가 열렸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지지하는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여의도 불꽃집회’가 열렸다.
ⓒ 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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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 현장에는 앳된 얼굴의 10대 청소년들도 있었다. 경기도 여주시에 거주하는 김곽예향(14)양은 친구와 함께 약 2시간 거리의 여의도를 찾았다. 영하의 날씨에 그의 앳된 얼굴은 빨갛게 얼어 있었지만,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김곽양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지지하기 위해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지지하는 이유는 청소년 참정권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김곽양은 "앞으로 저희가 살 미래인데, 저희 손으로 한살이라도 어릴 때 대표자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100%는 아니겠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현되면 저희(청소년)의 목소리를 들어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여성의 인권 향상을 위해 선거제도 개혁을 지지하고 나선 이들도 있었다. 20대 후반의 김아무개씨는 "여성이 일하기 힘들고, 육아하기 힘든 현실이 변하지 않고 있다"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통해 여성의 발언권을 강화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라고 집회 참가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여성 국회의원 비중이 적은 것이 현 선거제도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남성 (국회의원)이 압도적으로 많아 여성의 안전을 보장하는 법 발의 및 입법이 더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투 운동을 언급하며 "국회가 성추행 및 성폭행 처벌 강화에 지지부진한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지난 11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 중 사망한 김용균씨 추모 및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장애인 등급제 폐지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바른미래당-정의당 등 정당 대표들, "합의문 나왔지만 싸움은 이제부터"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여의도 불꽃집회’에서 나눠준 손팻말.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여의도 불꽃집회’에서 나눠준 손팻말.
ⓒ 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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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을 비롯해 원외정당 대표들의 발언도 있었다. 정당 대표들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진정한 민주주의 확대와 국민 참여를 이루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첫 주자로 이날 오전까지 열흘째 단식에 참여했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직접 무대에 올랐다. 손 대표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참 어려운 결정했다"면서 "당은 다르지만 (그들의 결단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앞서 여야 5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한다는 합의문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손 대표는 1987년 군부 독재를 반대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얻어냈지만, 투쟁은 지금부터다"라면서 "확실히 선거개혁을 얻어내서 촛불혁명을 완성하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곧바로 그와 함께 단식에 나섰던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도 "앞으로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단 고비는 넘겼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법제화될 때까지 우리 싸움은 중단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대표는 "30년 동안 도둑맞은 표와 권리를 지금 아니면 절대 못 찾는다"면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합의안이 나오고, 1월 임시 국회서 가결될 때까지 똘똘 뭉쳐서 국민의 뜻과 삶을 그대로 받드는 국회를 만들 것이다"라고 결의를 다졌다.
 
마지막 발언자로는 심상정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정의당 의원)이 나섰다. 심 위원장은 선거제도 개혁이 거대 양당의 독점체제를 깰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3의 도전 세력을 법으로 봉쇄해 양당의 독과점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상대를 실패하도록 만들어야 정권을 잡을 수 있는 정치는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 위원장은 "선거제도를 바꾸고 정치를 바꾸면 내 삶, 우리 삶을 바꿀 수 있다"면서 "기필코 선거제도를 바꾸고 내 삶을 바꾸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다"라고 외쳤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1만 명이 참석(경찰 추산 5천 명)해 완전한 연동형비례제 도입과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요구했다.  

태그:#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도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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