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그냥 사진만 보고 이야기를 읽었을 뿐인데 가슴이 먹먹해진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죽임을 당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거제에 있었다. 거제도 해금강 테마박물관 유경미술관에서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1947-50 거제 민간인 학살을 기억하다-가려진 시간, 남아있는 눈물' 전 전시회 이야기다.
 
해금강테마박물관
▲ 테마박물관 해금강테마박물관
ⓒ 최홍대

관련사진보기

  
해금강을 테마로 만들어진 해금강 테마박물관은 거제인의 삶과 그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2층 유경미술관에서는 다양한 전시가 시기마다 열려서 가볼 만하다.
 
상설전시관
▲ 1층 상설전시관
ⓒ 최홍대

관련사진보기

  
1층에는 상설전시관이 조성되어 있는데 오래전에 보았을 물건들과 상가들, 삶이 연출이 되어 있다. 보통 이 시대를 살아왔던 사람들의 나이는 50대 이상이다. 옛날 것들을 잊어버리고 있을 때 근대 역사는 또 하나의 스토리가 되어서 다시 찾아온다. 최근 개봉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그 시절 퀸을 알지 못했던 젊은 사람들이 더 열광하고 있다고 하지 않나.
 
만화방
▲ 만화 만화방
ⓒ 최홍대

관련사진보기

 
제주도를 비롯하여 거제도는 광복 이후에 피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그 역사의 진실을 찾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지만 거제도는 아직 발걸음이 더디기만 하다. 그렇지만 이렇게 전시전으로 잊힌 기억을 다시 되새겨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거제도
▲ 학살사건 거제도
ⓒ 최홍대

관련사진보기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다시는 이 땅 위에서 억울한 죽임이 일어나지 않도록 잊지 않고 기억하여 지켜나가겠습니다."
- 가려진 시간, 남아있는 눈물 거제 민간인 학살을 기억하며.

 
피
▲ 피의역사 피
ⓒ 최홍대

관련사진보기

 
순박하기만 했던 민간인들의 학살이 규명되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군이나 경의 자의적 판단에 의한 즉결처분이 대부분이었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학살 당한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억울한 죽임을 맞이했다. 생존자와 유족들은 연좌제에 따라 빨갱이로 매도당하며 오랜 시간 사회적 고통 속에서 살아야만 했다. 
 
학살
▲ 학살사건 학살
ⓒ 최홍대

관련사진보기

  
잊히고 오래되었기 때문에 그 정확한 숫자조차 가늠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한국전쟁 전후 이승만 정권은 분단 상황에서 출발하였기에 지지 기반이 협소했다. 좌익 세력의 기세를 꺾어야 할 때 제주 4.3 사건과 여순사건을 계기로 좌익세력을 적으로 간주하고 자신에게 반대하는 세력까지 좌익 세력에 포함시켰다. 
 
모습
▲ 당시모습 모습
ⓒ 최홍대

관련사진보기

  
이념과 관련 없는 어린 아이나 청소년, 좌익세력에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한 수많은 사람들이 학살 대상에 포함되었다. 거제의 학살은 바로 '보도연맹 사건'으로 촉발되었다. 거제에서 그 사건으로 1000여 명이 수장되거나 총살되었다.

'보도연맹'은 좌익단체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한 사람이 아니라 가입만 한 사람, 가입 후 조금이라도 활동한 사람, 관련된 범죄 경력이 있는 사람을 전향시키기 위해 만든 조직으로 한반도에서만 30여만 명이 가입되었다고 한다.

이승만 정권 당시 전국적으로 공무원들에게 실적이 부여되었는데 그것은 일정 숫자 이상을 보도연맹으로 가입하게끔 만들었다. 당시 공무원들은 보도연맹에 가입하면 쌀이나 식량을 배급해준다고 선전해 배고픔에 허덕거리는 양민들이 보도연맹에 가입했다.

시사프로 등에서 다룬 적이 있지만 국민보도연맹의 경우에는 한국전쟁에서의 민간인 희생과 달리 전국 각처에서 거의 동시에 발생하였다. 피해 인원이 대단히 많고 명령 계통이 동일하다는 점에서 국가 권력의 조직적인 범죄행위라고 볼 수 있다. 

마르지 않은 눈물을 이제 닦아 줄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거제의 학살사건을 다룬 잊히는 기억들 전은 경남미래발전연구소, 경남꿈엔꾼예술단, 평화통일연구원 주체로 진행되며 라임 스튜디오와 몽돌 디자인이 후원하였다.

밤 안에 갇혀 있는 올빼미는 낮에는 눈이 멀어 빛의 신비를 밝힐 수 없다고 한다. 그렇지만 사람은 역사 속에 가려진 어두운 이면을 밝힐 책임이 있다. 

1947~1950
거제 민간인 학살을 기억하다.
2018년 12월 1일 ~ 12월 30일
가려진 시간, 남아 있는 눈물

태그:#거제여행, #민간인학살, #해금강테마박물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무엇이든지 쓰는 남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역사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다양한 관점과 균형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열심이 사는 사람입니다. 소설 사형수의 저자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