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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축이는 김학용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이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차기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하던 도중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경기 안성. 3선)이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했지만, 계파 간 대리전 양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석호 의원과 단일화를 이룬 김학용 의원이 비박 복당파로서 표심을 모으고 있는 반면, 비박 잔류파인 나경원 의원은 친박계 의원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김학용 vs. 나경원' 양강 구도에 비박 김영우와 친박 유기준 의원이 그 뒤를 추격하는 모양새이다.
 
김학용 "두 전직 대통령, 불구속 재판해야"
 
김학용 의원은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지지하고, 보수의 재건과 대한민국의 희망을 만들기 위해 오늘 원내대표에 출마한다"라며 "침체에 빠졌던 당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총선 승리, 나아가 정권 탈환을 위한 분기점을 마련함으로써 2019년을 전세 역전, 정치 빅뱅의 해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우리는 여전히 계파 갈등의 그림자에서 온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라며 "분열은 공멸"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의 분열을 가장 반기는 세력은 집권여당뿐"이라며 "친박‧비박이니 복당파‧잔류파니 하는 낡은 프레임과 과감히 작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생각이 달랐던 적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모두 나라를 걱정하는 충정과 소신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그간의 과오는 저부터 반성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제 과거는 역사의 평가에 맡기고 총선 승리와 정권 탈환이라는 정당 본연의 목적을 위해 당의 통합에 앞장 서겠다"라고 덧붙였다.
 
김학용 의원은 출마선언문 낭독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불구속 재판) 요구와 관련해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하면 된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모든 국민은 도주의 우려‧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 경우 불구속 재판이 원칙"이라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도주하거나 증거 인멸할 우려가 없고, 이미 상당히 오랫동안 감옥에서 고생했기 때문에 불구속 재판을 하는 것이 공정한 방어권을 위해서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친박·비박 회동에 일부 불쾌한 기색
 
답변하는 김학용 의원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이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차기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김학용 의원이 전직 대통령의 불구속 재판을 주장한 배경에는 앞서 권성동‧김무성 등 비박계 의원들과 윤상현‧홍문종 등 친박계 의원들의 회동이 있다. 이들은 당내 화합을 위해 전직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친박계 좌장으로 꼽히는 서청원 의원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후안무치와 배신의 정치"라며 "얼마 전까지 현직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구속시키는데 앞장섰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석방결의안(불구속 재판 촉구 결의안)을 내자고 하니 이는 바로 그런 사람들에게 딱 맞는 말"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만장일치로 채택한 당론을 스스로 깨뜨리고, 자기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고, 당에 침을 뱉고 탈당했던 사람들, 복당한 사람들은 진정한 국민에 대한 사과와 자신들의 과오부터 반성하고 나서 다음을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회동에 참석한 당사자이자 비박계 중심으로 꼽히는 김무성 의원은 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당시) 많은 시간을 갖고 많은 대화를 했다"라며 "긴 대화 중에 (탄핵 찬성에 대해) 사과하라는 요청도 있었고,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에 사과할 문제는 아니다라는 대화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총론적으로 우리가 잘못해서 문재인 정권이 탄생했고, 그 정권이 현재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고 있고, 나라를 잘못 이끌어가고 있다"라며 "우리가 지난 과거의 잘못을 총론적으로 서로 인정하고, 화해하고, 통합해서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자는 합의했다"라고 말했다.

김학용 "나경원, 무책임하고 소신 없어... 김무성은 내 동반자"
 
김학용 의원은 출마선언 뒤 기자들 앞에서도 수차례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물리적으로는 친박이니 비박이니 하는 개념이 옅어졌지만, 그 뿌리가 여전히 상존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제가 원내대표가 되면 평소에 해온 것처럼 특유의 친화력을 통해서 수시로 과거 생각이 달랐던 분들과 소주잔 기울이며 화학적 결합을 반드시 이루어 나가도록 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력 경쟁자인 나경원 의원을 견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나 의원이 '친박'의 지원을 얻는 데 대해 김학용 의원은 앞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 의원은 오리지널 원조 비박이다. 나 의원이 친박을 표방하는 것은 감옥에 계신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가 막혀할 일"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비판이 아니라 사실을 말한 것"이라며 "정치의 유불리에 따라 자기 입장 바꾸는 것은 무책임하고 소신 없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그는 "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거 두 번 열심히 도와서 친박이었지만, 대통령이 청와대 가고 김무성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고 나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절 멀리했기 때문에 제 뜻과 관계없이 비박이 된 것"이라고 자신을 비박계 프레임으로 가두는 데 반발했다.
 
또한 '보스 정치의 입김을 받는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입장을 표했다. 유재중 의원은 4일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포기하면서 "친박 핵심이나 비박으로서 보스 정치의 입김을 받으며 계파 갈등 낳을 분이 결단하지 않으면, 분열의 씨앗은 없어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비박으로서의 보수 정치의 입김을 받는 후보'라는 표현은 사실상 김무성 의원과 절친한 김학용 의원을 저격한 것이다.
 
김학용 의원은 "김무성 전 대표는 제 보스가 아니라 제 정치적인 동반자이자 동지"라면서 "김무성 전 대표나 저의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저는 당연히 대표 비서실장 맡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모셨고, 인간적으로는 죽는 날까지 의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내가 나서서 김무성 전 대표를 출당시키겠다고 하면 무투표 당선시켜주겠다고 하는 의원도 일부 계신데, 내가 원내대표를 안 하면 안 했지 모셨던 분을 원내대표 되겠다고 출당하라고 하는 건 아니다"라며 "김무성 전 대표를 출당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태그:#김학용, #나경원,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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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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