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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충남 서산시 해미향교에서는 결혼 25주년을 기념하는 한 부부의 전통혼례식이 열렸다. 이들 부부는 "기억에 남고 의미있는 결혼 25주년을 보내기 위해 전통혼례식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4일 오후 충남 서산시 해미향교에서는 결혼 25주년을 기념하는 한 부부의 전통혼례식이 열렸다. 이들 부부는 "기억에 남고 의미있는 결혼 25주년을 보내기 위해 전통혼례식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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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산시 해미향교에서는 한 부부는 의미 있는 25주년을 보내기 위해, 특별하고 기억에 남는 전통혼례를 올렸다. 이를테면 리마인드 웨딩인셈이다.
 4일 오후 서산시 해미향고에서는 한 부부는 의미 있는 25주년을 보내기 위해, 특별하고 기억에 남는 전통혼례를 올렸다. 이를테면 리마인드 웨딩인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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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가 내리는 서산의 한 향교에서는 특별한 결혼식이 열렸다. 결혼 25주년을 축하하는 은혼식이 바로 그것이다.

요즘같이 치열하게 사는 생활 속에서 서로가 기념일을 챙긴다는 것이 무척이나 번거로운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산의 한 부부는 서로 인연(因緣)을 맺은 지 25년이 된 이 날을 축하하기 위해 특별한 행사를 준비한 것.

본래 우리 전래 의식으로는 결혼 60주년을 기념하는 회혼례(回婚禮)가 있으며, 5년을 주기로 결혼을 축하하는 서양풍속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결혼 25주년을 축하하는 은혼식(銀婚式)은 부부가 서로 은으로 된 것을 교환한다.

최근에는 이런 풍속에 따라 부부간에 간단한 선물을 교환하고, 가족 간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혼 25주년을 기념하는 한 부부의 전통혼례식이 해미향교에서 열린 가운데, 부부가 대추를 입에 물고 나누어 먹고 있다. .
 결혼 25주년을 기념하는 한 부부의 전통혼례식이 해미향교에서 열린 가운데, 부부가 대추를 입에 물고 나누어 먹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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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25주년을 맞아 열린 전통혼례식에서 집사가 신랑에게 술을 따르고 있다.
 결혼25주년을 맞아 열린 전통혼례식에서 집사가 신랑에게 술을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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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들 부부는 비록 서양풍속이라 하더라도 의미 있는 25주년을 보내기 위해, 서산 해미향교에서 특별하고 기억에 남는 전통혼례를 올렸다. 이를테면 리마인드 웨딩인셈이다.

4일 오후 해미향교에서 전통혼례와 똑같이 은혼식을 올린 주인공은 서산시에 사는 김명환(49), 이경희(46) 부부로, 어린 나이였던 지난 1994년에 결혼식을 했으며 슬하에 딸 하나를 두고 있다.

특히, 은혼식은 물론이고 전통혼례는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으로, 해미향교에는 이들을 축하해주기 많은 친구들이 참석했다.

이뿐만 아니다. 전통혼례를 올리기 위해 이들 부부는 새신랑, 신부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특히 신부는 곱게 화장을 하고 연지곤지를 찍고 족두리를 쓰고 수줍은 듯 등장해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다음은 이날 열린 결혼 25주년을 기념하는 전통혼례식 영상이다. 


이날 해미향교 명륜당에서 열린 전통혼례는 유교식 혼례 절차에 따라 ▲신랑 신부가 대면하는 '상견례' ▲혼인 25주년 축하 맞절인 '교배례' ▲하늘과 땅에 맹세하는 '천지례' ▲ 서약을 받아들이는 '배우례' ▲ 신랑과 신부가 청실홍실로 묶은 표주박에 든 술을 서로 마시고 하나가 된다는 '근배례' 등으로 백년해로를 기약했다.

이날 전통혼례를 축하해주기 위해 이곳을 찾은 장경훈 씨는 "지난 25년도 잘 살아왔듯이 앞으로의 50년도 더 행복하게 잘 살길 바란다"며 "전통혼례로 진행된 두 분의 은혼식을 축하하며, 오늘 늦둥이 하나 낳으라"는 말로 덕담을 전해 큰 웃음을 주기도 했다.

전통혼례로 진행된 은혼식이 지루할 것이라는 기자의 생각은 빗나갔다. 그동안 삶의 연륜이 묻어나듯 이들 부부는 혼례 중 따라주는 술을 단숨에 들이켜는가 하면, 중간중간 추임새를 넣어가며 이곳을 찾은 하객들을 즐겁게 했다.

1시간여의 전통혼례를 마친 후 해미향교를 찾은 친구들과 직장동료들은 준비한 음식과 술잔을 기울였다.
 
전통혼례식에서 신랑이 신부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열린 전통혼례식은 결혼2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것이다.
 전통혼례식에서 신랑이 신부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열린 전통혼례식은 결혼2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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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해미향교 명륜당에서 열린 전통혼례는 유교식 혼례 절차에 따라 ▲신랑 신부가 대면하는 '상견례' ▲혼인 25주년 축하 맞절인 '교배례' ▲하늘과 땅에 맹세하는 '천지례' ▲ 서약을 받아들이는 '배우례' ▲ 신랑과 신부가 청실홍실로 묶은 표주박에 든 술을 서로 마시고 하나가 된다는 '근배례' 등으로 백년해로를 기약했다.
 이날 해미향교 명륜당에서 열린 전통혼례는 유교식 혼례 절차에 따라 ▲신랑 신부가 대면하는 "상견례" ▲혼인 25주년 축하 맞절인 "교배례" ▲하늘과 땅에 맹세하는 "천지례" ▲ 서약을 받아들이는 "배우례" ▲ 신랑과 신부가 청실홍실로 묶은 표주박에 든 술을 서로 마시고 하나가 된다는 "근배례" 등으로 백년해로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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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은혼식을 올린 김명환씨는 "아내에게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에 전통혼례를 생각했다"면서 "아내에게도 전통혼례를 하면 어떨까 제안을 했는데 흔쾌히 수락을 해 의미 있는 전통혼례를 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기회로 다시 한번 부부간의 다짐을 되새기고 앞으로도 백년해로 할수 있도록 행복한 가정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뿐만아니라 우리의 전통혼례를 많은 부부에게 추천하고 싶다는 아내 이경희씨도 "날이 추워 힘들기는 했지만, 오늘 신랑이 너무 멋있다. 재미있었고 기억에 남는 결혼 25주년이다"라고 말하며 "(전통혼례를 통해) 어렸을 때 느끼지 못한 결혼에 대한 진지함이 다시 생겼고 감동했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한편, 전통혼례가 열린 이곳 해미향교는 앞서 결혼 60주년을 맞이하는 부부들의 회혼례가 열리는가 하면, 전통혼례, 아이들의 돌잔치등 사라져 가는 우리 전통을 계승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태그:#전통혼례, #은혼식, #결혼25주년, #해미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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