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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23일까지 3일간 열린 캄보디아 최대 축제인 물축제 보트경주 장면
 지난 21일~23일까지 3일간 열린 캄보디아 최대 축제인 물축제 보트경주 장면
ⓒ 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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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옴똑'이라 불리는 캄보디아 연중 최대명절중 하나인 '물축제'(Water Festival)가 지난 21일~23일까지 수도 프놈펜에서 열렸다.

물축제의 기원에 대한 설은 분분하다. 크게 12세기 전쟁 영웅 자야바르만7세가 톤레삽강에서 적과 펼친 해전에서 승리를 거둔 것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적의 해상공격에 대비한 일종의 군사훈련에서 유래되었는 설 등이 전해진다. 또 이 축제는 2010년 다이아몬드섬을 연결하는 다리에서 대형압사사고가 발생해, 350여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를 경험, 그 후로 3년간 축제가 취소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물축제가 열리는 11월은 캄보디아인들의 삶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 시기는 똔레삽강의 물이 줄어들어, 민물고기를 잡기 좋은 수확과 풍요의 계절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캄보디아의 몬순기후는 신비하면서도 극적인 자연현상을 체험케 한다. 본격적인 건기에 접어들게 되면, 메콩강 상류의 수위가 낮아져 한데 연결되어 있는 똔레삽강에 저장되어 있던 강물이 수심이 낮아진 메콩강으로 역류하게 된다. 물축제가 열리는 11월이 바로 그 시기다. 전 세계에서도 이처럼 강물의 흐름이 매년 극적으로 바뀌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고 한다.
 
프놈펜 왕궁은 자정에 가까운 시간임에도 물축제를 즐기러 온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프놈펜 왕궁은 자정에 가까운 시간임에도 물축제를 즐기러 온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 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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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인들은 물축제 기간 밤이 되면, 보름달이 뜬 강가로 모여들어, 직접 종이로 만든 작은 배 위에 촛불을 켜, 풍요를 가져다 준 자연과 조상신에게 감사의 예를 올리며, 내년에도 그들의 삶에 건강과 풍요를 가져다 줄 것을 비는 기도를 한다. 일종의 추수감사절인 셈이다.
 
캄보디아 물축제 중 하이라이트인 보트경주에 참여한 배가 황토빛 똔레삽강을 가로 지르고 있다.
 캄보디아 물축제 중 하이라이트인 보트경주에 참여한 배가 황토빛 똔레삽강을 가로 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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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물축제에 참가한 보트경주배들
 캄보디아 물축제에 참가한 보트경주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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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축제 기간 최대 하이라이트는 수십여 명이 노를 저으며 펼치는 수상보트경주다. 올해는 전국에서 내노라 하는 실력있는 경주보트팀 300여 팀이 출전, 3일간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참가선수들과 관계자들만 무려 1만 9000여명에 달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올해에는 길이만 무려 87.3미터에 폭 1.99미터, 최대승선인원 179명의 대형보트가 제작돼 중국이 2016년 세운 77.8미터 길이 기록을 깨고 기네스북에 정식 등재되기도 했다.

현지 주요방송들은 이 기간 보트경주를 거의 빼놓지 않고 하루 종일 생중계했다. 뜨거운 오후햇살에도 지치고 힘들 법도 한데, 열심히 노를 짓는 캄보디아인들의 표정은 행복 그 자체다. 구경나온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세상의 모든 것으로 다 얻은 표정으로 대부분 축제를 즐긴다. 시골에 사는 농민들 입장에선 물축제는 고층빌딩이 들어서고 현대화된 대도시를 구경할 수 있는, 일 년에 단 한 번뿐인 기회이기도 하다.
 
물축제 경주보트 노를 젓는 선수들
 물축제 경주보트 노를 젓는 선수들
ⓒ 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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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간의 축제기간, 전국에서 수백만 명의 관광객들이 수도로 몰려든다. 소문을 듣고 온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다. 이 기간 대부분의 시내 호텔들과 게스트하우스는 방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메콩강 주변도로는 차량진입이 통제되고, 강변 산책로는 온통 관광객들과 잡상인들로 넘쳐난다.

매일 밤 왕궁 앞은 불꽃축제가 펼쳐지고, 프놈펜 왕궁을 비추는 화려한 조명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휘황찬란한 조명을 단 전등배들이 제마다 화려한 형체를 뽐내며, 똔레삽 강변을 오가며 축제분위기를 한껏 띄운다.

축제 마지막날인 23일 밤, 왕궁 앞에 불꽃놀이가 펼쳐진 가운데,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이 나서 보트경주 우승자에게 상금과 선물을 하사하는 것으로 공식 물축제 행사가 끝났다.
 
물축제 또 다른 하이트라이트인 전등배 축제 모습.
 물축제 또 다른 하이트라이트인 전등배 축제 모습.
ⓒ 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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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캄보디아, #CAMBODIA, #캄보디아물축제, #본 옴뚝, #WATER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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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캄보디아 뉴스 편집인 겸 재외동포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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