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무패행진 한국축구국가대표팀 벤투 감독이 20일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 스포츠 육상센터(QSAC)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경기에서 4-0으로 승리해 '데뷔 최다 무패' 신기록을 수립했다. 6경기 3승3무.

이는 대표팀 감독 전임제가 시작된 1997년 이후 데뷔 최다 무패 기록으로 벤투호는 지난 호주전 무승부로 조 본프레레(5경기 3승 2무) 전 감독과 타이기록이었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이 스태프와 인사하고 있다.

▲ 벤투호 무패행진 한국축구국가대표팀 벤투 감독이 20일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 스포츠 육상센터(QSAC)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경기에서 4-0으로 승리해 '데뷔 최다 무패' 신기록을 수립했다. 6경기 3승3무. 이는 대표팀 감독 전임제가 시작된 1997년 이후 데뷔 최다 무패 기록으로 벤투호는 지난 호주전 무승부로 조 본프레레(5경기 3승 2무) 전 감독과 타이기록이었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이 스태프와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를 추려야 할 새 감독 머리가 복잡하게 생겼다. 그것이 행복한 고민이라 다행이다. 소속 팀 일정과 부상 등의 이유로 이번 호주 평가전 두 경기에 합류하지 못한 핵심 선수들 '손흥민, 기성용, 황희찬, 이재성'의 이름들을 고려하면 정말로 그렇다. 팀의 에이스에 해당하는 선수들이 여러 명이나 빠졌지만 멋진 결과를 만들어냈다. 축구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입증한 셈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우리 시각으로 20일 오후 7시 호주 퀸즈랜드에 있는 스포츠&어슬레틱 센터에서 벌어진 우즈베키스탄과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핵심 공격 자원들이 고르게 골을 터뜨리며 4-0의 대승을 거두고 2019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본선 전망을 밝혔다.

고립되지 않는 법을 아는 골잡이 '황의조'
 
슛하는 황의조 20일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 스포츠 육상센터(QSAC)에서 열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축구국가대표 친선경기.

황의조가 슛을 하고 있다. 한국 4-0 승리.

▲ 슛하는 황의조 20일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 스포츠 육상센터(QSAC)에서 열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축구국가대표 친선경기. 황의조가 슛을 하고 있다. 한국 4-0 승리. ⓒ 연합뉴스

 
지난 토요일 호주와의 평가전을 1-1로 비기는 바람에 좋은 평점을 받지 못했던 우리 선수들은 최근 아시아 축구의 다크 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만점 이상의 고른 활약을 펼치며 오래간만에 시원한 승리 소식을 팬들에게 안겨주었다.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의 거친 압박 축구를 잘 알고 있는 벤투 감독은 그 압박에서 벗어나는 경기 운영 요령으로 솔로 플레이를 자제시키면서 짧고 빠른 연결로 공격을 풀어나가도록 지시했고, 선수들은 이를 충실하게 실천했다.

우리 선수들은 경기 시작 후 9분만에 멋진 첫 골을 뽑아내면서 흐름을 어렵지 않게 휘어잡았다. 역습 선택이 빨랐고 패스가 정확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 황인범(대전 시티즌)이 오른쪽 측면으로 찔러준 패스부터 남달랐고 이 공을 받은 이용의 크로스는 궤적이 아름다웠다. 과정이 좋으니 결과는 금상첨화였다. 반대쪽에서 이 크로스를 기다렸다는 듯 남태희가 왼발 발리슛을 시원하게 꽂아넣은 것이다. 

그리고 축구 인생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간판 골잡이 황의조가 다시 봐도 놀라운 추가골을 24분에 터뜨렸다. 자신이 만든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공격에 가담한 풀백 이용의 1차 슛이 우즈베키스탄 베테랑 골키퍼 네스테로프의 몸에 맞고 나온 공을 향해 달려들며 오른발 벼락골을 시원하게 때려넣었다.

슛 각도가 거의 없는 오른쪽 끝줄 바로 앞 지점이었지만 황의조 특유의 강한 발목 힘을 자랑하듯 빛의 속도로 성공시킨 것이다. 네스테로프 골키퍼가 중심을 잃은 상황이라 쉬워보여도 결코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슈퍼 골이었다. 내로라하는 골잡이들이 같은 조건에서 여러 차례 시도해도 성공률이 10%를 넘지 못할 것 같은 최상급의 골이다.

황의조는 이 추가골 이후에도 원 톱 자리만 고집하지 않고 2선까지 내려와서 동료 미드필더들과 짧고 빠른 연계 플레이를 통해 탈압박 축구의 요령을 적극적으로 실천해냈다. 동료들의 패스를 받기만 원하면서 고립되기 쉬운 원 톱 골잡이들이 황의조의 이 경기 역할을 두고 보면서 연구할 가치가 충분한 경기력을 자랑한 셈이다.

문선민도 왼발 '슈퍼 골'

2-0 점수판으로 비교적 여유 있게 후반전을 시작한 한국 벤치에 먹구름이 꼈다. 51분에 첫 골 주인공 남태희가 무릎을 다치는 바람에 들것에 실려나온 것이다. 상대 선수와 부딪치며 당한 무릎 부상이 아니라 혼자서 상대의 빌드 업을 압박하기 위해 방향을 바꾸다가 뒤틀린 것이기 때문에 부상 정도를 정밀 진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축구 골잔치? 20일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 스포츠 육상센터(QSAC)에서 열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축구국가대표 친선경기.

후반 문선민이 팀의 세 번째 골을 성공한 후 축하받고 있다. 그 옆을 우즈베키스탄 공격수 비스마예프가 지나가고 있다. 한국 4-0 승리.

▲ 한국축구 골잔치? 20일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 스포츠 육상센터(QSAC)에서 열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축구국가대표 친선경기. 후반 문선민이 팀의 세 번째 골을 성공한 후 축하받고 있다. 그 옆을 우즈베키스탄 공격수 비스마예프가 지나가고 있다. 한국 4-0 승리. ⓒ 연합뉴스


남태희 대신 들어간 문선민(인천 유나이티드 FC)도 황의조 못지 않은 슈퍼 골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69분,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반원 바로 안쪽, 골 라인으로부터 19미터 지점에 기다리고 있던 문선민은 상대 수비수가 머리로 걷어낸 공을 잡지도 않고 왼발로 차 넣었다. 그의 왼쪽 발등을 떠난 공은 과거 브라질 대표팀의 왼발잡이 수비수 호베르투 카를로스가 프랑스 대표팀을 상대로 터뜨린 UFO 킥을 떠올릴 정도로 기막히게 휘어 날아가 골문 오른쪽 구석에 그대로 꽂혔다. 

이처럼 우리 선수들이 이 경기에서 터뜨린 골들은 하나같이 아름답고 완벽한 작품들이었다. 이어진 네 번째 골의 주인공도 후반전 교체 선수 석현준(스타드 드 랭스, 프랑스)이었다.
 
나상호 돌파 20일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 스포츠 육상센터(QSAC)에서 열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축구국가대표 친선경기.

후반 나상호가 공격하고 있다. 한국 4-0 승리.

▲ 나상호 돌파 20일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 스포츠 육상센터(QSAC)에서 열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축구국가대표 친선경기. 후반 나상호가 공격하고 있다. 한국 4-0 승리. ⓒ 연합뉴스


81분, 나상호(광주 FC)의 가로채기에 이은 드리블로 비교적 높은 위치에서 역습 기회를 잡은 우리 선수들은 짧고 정확한 패스 요령을 어김없이 실천한 끝에 완벽한 작품으로 경기를 끝낸 것이다. 나상호와 석현준의 2대1 패스 이후 또 한 명의 교체 선수 이진현이 달려들어 나상호의 힐킥을 왼발로 방향을 바꿔주었다. 이 패스를 받은 석현준은 마크맨 없이 침착하게 오른발 인사이드 킥을 낮게 깔아 성공시켰다.

우리 네 선수가 패스를 자유자재로 주고받는 동안 우즈베키스탄 수비수들이 위험 지역 안에서 우리 선수들을 제대로 밀어내지 못할 정도로 탈압박을 위한 짧고 빠른 패스 흐름이 위력을 떨친 것이다.

감독이 지시한 해당 경기의 포인트가 무엇이고 어떻게 풀어나가야 효율적인 공격을 펼칠 수 있는가를 우리 선수들이 100% 이해하고 실천했다. 덕분에 우리 축구팬들은 오래간만에 시원한 축구를 만끽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기분 좋은 승리 소식으로 2018년 A매치 일정을 모두 끝낸 우리 선수들은 새해 첫 날 아시안컵 개최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로 들어가서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본 대회를 준비하게 된다. 필리핀과 붙는 한국의 본선 첫 경기는 1월 7일 열린다.
 
또 황의조! 20일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 스포츠 육상센터(QSAC)에서 열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축구국가대표 친선경기.

전반 황의조가 팀의 두번째 득점 후 이용의 축하를 받고 있다.

▲ 또 황의조! 20일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 스포츠 육상센터(QSAC)에서 열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축구국가대표 친선경기. 전반 황의조가 팀의 두번째 득점 후 이용의 축하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결과(20일 오후 7시, 퀸즈랜드 스포츠&어슬레틱 센터)

★ 한국 4-0 우즈베키스탄 [득점 : 남태희(9분, 도움-이용), 황의조(24분), 문선민(69분), 석현준(81분, 도움-이진현)]

◎ 한국 선수들
FW : 황의조(69분↔석현준)
AMF : 이청용(76분↔이진현), 남태희(52분↔문선민), 나상호
DMF : 주세종, 황인범
DF : 박주호(76분↔홍철), 김영권(63분↔권경원), 정승현(82분↔박지수), 이용
GK : 조현우

◇ 주요 기록 비교
점유율 : 한국 67%, 우즈베키스탄 33%
유효 슛 : 한국 9개, 우즈베키스탄 4개
슛 : 한국 12개, 우즈베키스탄 4개
코너킥 : 한국 6개, 우즈베키스탄 2개
오프사이드 : 한국 1개, 우즈베키스탄 3개
파울 : 한국 9개, 우즈베키스탄 10개
경고 : 없음
퇴장 : 없음

◇ 향후 일정
2019년 1월 1일(한국 시각) 오전 1시, 평가전(UAE 아부다비)
☆ 한국 - 사우디 아라비아

2019 AFC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개최국, UAE)
☆ 한국 - 필리핀(1월 7일)
☆ 한국 - 키르키즈스탄(1월 12일)
☆ 한국 - 중국(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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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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