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해시 서상동 4층 원룸건물 화재 현장. 외벽 전체가 시커멓게 그을려 있고, 차량은 불에 타 뼈대만 남아 있는 정도다.
 김해시 서상동 4층 원룸건물 화재 현장. 외벽 전체가 시커멓게 그을려 있고, 차량은 불에 타 뼈대만 남아 있는 정도다.
ⓒ 경남도민일보

관련사진보기

 
김해 원룸 화재로 우즈베키스탄 재외동포의 자녀 2명이 숨지고 다른 2명이 중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돕기 위한 성금 모금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저녁 김해시 서상동 소재 4층 원룸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2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목숨을 잃은 2명은 우즈베키스탄 국적 고려인 3세로 황아무개(14, 중학생)군과 임아무개(4)양이다. 숨진 남매의 다른 오누이인 김아무개(12)군과 이들의 이종사촌인 하아무개(13)군은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김군과 하군은 김해 한 초등학교 5학년과 6학년에 재학 중이다.

3남매의 아버지는 2015년 한국에 와 김해의 한 중소기업에 다녔고, 이듬해 부인과 아이들이 왔다. 그리고 올해는 아이들 이모와 이종사촌 1명까지 와서 모두 7명이 좁은 원룸에서 살아왔다.

화재가 나던 날 저녁 3남매의 부모는 모임에 가 집을 비웠고, 이모도 시장에 갔던 때였다. 아이들만 넷이 있다가 2명이 숨지고 2명은 중상을 입었던 것이다.

화재 당시 다른 원룸의 거주자들은 대피했지만, 우리말을 알아듣지 못했고 어른이 곁에 없었던 아이들은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사망한 남매의 발인식은 23일 김해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남매의 시신은 화장을 해 유골함에 담겨져 다시 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되었다.

남매의 어머니(38)와 아버지(39)는 위독한 두 아이의 상태를 지켜본 뒤 귀국 일정 등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돕기 위한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김해 생명나눔재단은 아이들의 병원 치료비를 위해 5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재단은 아이들의 치료가 늦춰지지 않도록 2명이 치료 중인 병원에 긴급지원 결정 공문을 보냈고, 시민 모금도 계속하기로 했다.

경남도교육청 박종훈 교육감은 23일 두 학생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아 부모들을 위로했다. 김해교육지원청과 14살 학생이 다니던 중학교도 성금을 모아 전달했다.

경남이주민센터는 "화재로 사망한 우즈베키스탄 재외동포 3세들을 애도하며, 부상 치료 중인 두 학생의 쾌유를 빈다"고 했다.

이 단체는 "부상자들 중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김아무개군과 달리, 하아무개군은 입국한 지 몇 개월 지나지 않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못해 하루 수백만 원에 이르는 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며 "그러나 원룸에서 7명의 가족친척과 함께 거주했던 하 모 군 가족은 막대한 치료비를 감당할 길이 없다"고 전했다.

경남이주민센터는 "유가족을 위로하고 부상자의 치료비 지원을 위해 지역민들에게 성금을 모으고 있다"며 "현재 우즈베키스탄교민회 중심으로 성금 운동을 결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번 사건을 통해 재외동포들의 열악한 생활환경이 조명되기를 바라며, 부상자들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으로 성금운동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성금모금운동은 경남이주민연대, 경남이주민센터, 경남우즈베키스탄교민회, 김해이주민의집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문의/055-277-8779(경남이주민센터).

태그:#김해, #원룸, #우즈베키스탄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