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회 대종상영화제 포스터

55회 대종상영화제 포스터 ⓒ 대종상영화제 조직위원회

 
올해도 큰 잡음 없이 무난히 끝날 수 있을 것인가?
 
55회 대종상영화제(조직위원장 김구회)가 22일 저녁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순항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종상은 국내 대표적인 영화상으로 알려졌으나 오랜 기간 파행과 심사 논란이 이어지면서 온갖 비난을 자초하는 영화상으로 전락했었다.
 
지난해는 그간 대종상 파행에 책임이 있는 보수원로영화인들이 실무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서고, 현장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영화인들이 심사의 전권을 행사하기로 하면서 추락을 멈췄다. 늘 잡음이 있던 심사 결과에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었고, 신인여우상 수상자인 <박열>의 최희서 배우가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하는 파격은 대종상이 달라진 상징으로 평가받았다.
 
대종상 측은 올해도 이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 아래 지난해처럼 심사위원을 현장 영화인들에게 일임했다. 18명으로 구성된 예심 심사위원의 심사를 거쳐 오른 후보작들을 9명의 심사위원들이 수상작을 결정한다. 김구회 조직위원장은 "지난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심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심사는 독립적으로 진행되고 일체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처럼 심사에 일체 간섭 없이 영화인들이 결정
 
대종상 측은 한 달 전인 지난 9월 21일 후보작과 함께 심사위원 명단을 일찌감치 공개했다. 투명한 심사와 함께 심사위원들의 면면을 통해 심사의 공정성과 무게감을 강조하려는 의도였다.
 
올해 본심 심사위원은 지난해처럼 국내 대표적 영화계 인사들이 망라됐다. 지난해 심사위원장을 맡아 이전과 다른 결과를 도출해 냈고, 올해 부산영화제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김홍준 감독(한예종 영상원 교수)의 존재감이 가장 도드라진다. 김홍준 감독은 기존의 기계적인 투표가 아닌 심사위원들의 토론을 통해 수상작을 결정하도록 유도하면서 지난해 대종상 심사 결과를 획기적으로 바꿔 놨다.
 
보수원로 인사들이 심사위원을 맡았던 시절 제기됐던 짬짬이 의혹 등을 불식시키며 심사과정에서 토론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올해 역시 김홍준 감독이 책임 있는 역할을 맡게 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심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강유정 평론가(강남대 교수)와 김영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미루픽쳐스 대표), 정수완 평론가(동국대 교수, 전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채수진 프로듀서(전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필름마켓 전문위원) 등 여성영화인이 4명이나 포진한 것도 특별하다. 여성영화계에서 비중 있는 인사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것이다.
 
중국 영화 쪽 전문가로 통하는 김형준(한맥문화 대표 겸 아시아필름어워드 국제고문)와 달시 파켓(영화평론가), 전진수(제천국제음악영화제 프로그래머), 정성일(영화평론가 겸 영화감독) 등도 국내 영화계에서 안목 있는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존재감만으로도 사전에 심사 논란을 차단시키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처음으로 구성돼 심사 제반을 독립적으로 관장하고 있는 심사운영소위원회(위원장 배장수 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장)의 역할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예심과정에서 영화인총연합회 산하 단체들의 의무적 참여가 보장되다보니 대표 작품이 없는 사람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거나, 자신이 관여한 작품을 추천한 사람도 있었고, 영화제 프로그래머로서 자질 논란이 제기된 인물이나, 국내 영화계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인사들이 심사위원에 참여한 것은 특혜성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오기도 했다.
 
신인상 후보에 저예산 독립영화 포진
 
 대종상 10개 이상 부문 후보에 오른 세 작품. <공작>, <1987>, <남한산성>

대종상 10개 이상 부문 후보에 오른 세 작품. <공작>, <1987>, <남한산성> ⓒ CJ 엔터테인먼트

 
올해 본선에 오른 작품들은 심사위원들이 기표를 마친 예심 심사표를 모두 공유하면서 상업영화와 예술영화가 균형감 있게 본심 후보에 올랐다. 대종상 측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논란이 생길 수 있는 작품들을 걸러냈다"고 말했다.
 
그간 상업영화가 중심을 이뤘다면 올해는 작품성 있는 영화들도 후보작에 올랐다. 칸국제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협회(Fipresci)상과 벌칸상(기술상)을 수상했던 <버닝>은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8개 부문 후보에 됐고, 천만 영화가 된 <신과 함께-인과 연>은 작품상과 감독상, 기술상등 7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가장 많은 후보에 오른 영화는 <공작>으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등 12개 부문에, < 1987 >은 남녀주연상과 시나리오상 등 11개, <남한산성>은 10개 부문에 올랐다. 공교롭게 세 작품 모두 CJ 엔터테인먼트가 투자나 배급한 영화들이다.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허스토리> 김해숙 배우와 <소공녀> 이솜 배우, 남우조연상 후보가 된 <7년의 밤> 송새벽 배우, 여우조연상에 오른 <어른도감> 김새벽 배우, 신인감독상 후보에 오른 <살아남은 아이> 신동석 감독,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임대형 감독, <소공녀> 전고은 감독 등은 저예산 독립영화로 구분된다는 점에서 후보작의 폭은 넒어진 것으로 보인다. 독립영화들은 신인상 후보에 주로 올라있는데, 올해도 수상작의 폭도 넓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55회 대종상영화제는 신현준과 김규리가 사회를 맡아 진행되며 22일 저녁 7시부터 TV조선에서 생중게 된다.
 
대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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