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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 김백일 동상.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 김백일 동상.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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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있는 '친일파' 김백일(1917~1951, 본명 김찬규)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21일 '친일 김백일 동상 철거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는 "내년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반드시 친일 동상을 철거하기 위해 다시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백일 동상에는 왜 1946년 이후 약력만 새겨져 있나?


김백일 동상은 2011년 5월 27일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가 세웠다. 동상에는 '김백일 장군 약력'이 새겨져 있다. 이 약력에는 해방된 뒤인 1946년 이후 내용만 언급돼 있다.

김백일 동상이 '기습적'으로 세워지자, 거제지역에서는 '반대'와 '철거' 목소리가 높았다. 시민단체들은 '거제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한 김백일 동상 철거 시민대책위'를 만들어 기자회견을 여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시민단체는 동상에 계란을 던지기도 했고,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김백일 동상을 검정색 천으로 덮고 쇠줄로 묶어 놓기도 했다. 또 당시 거제시의회에서도 '동상 철거' 여론이 높았고, 시의원들이 동상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민들이 김백일 동상 철거를 요구한 이유는 그의 친일 행적 때문이다.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간한 <친일규명 보고서>에는 김백일의 친일반민족행위가 소개돼 있다.

함경북도 명천에서 태어난 김백일(金白一)은 본명이 '김찬규'(金燦奎)였고, 1938년 12월 간도특설대 창설 창설요원이었다. 간도설특대는 항일무장부대를 공격해 일제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한 특수부대다.

그는 일제 침략에 적극 협력한 공로로 1943년 9월 일제 '만주국' 정부로부터 '훈5위 경운장'을 받았고, 1944년 1월 팔로군 토벌작전을 수행했으며, 그해 3월 만주군 상위(대위)로 진급하여 제1련(중대) 연장(중대장)이 됐다.

그는 일제 패망 뒤 고향으로 갔다가, 해방 후 신변에 위협 느끼고 1945년 12월 간도특설대 동료인 최남근, 백선엽과 함께 월남했다. '온 세상이 붉게 물들어도 홀로 반공에 입각하여 청천백일과 같이 살겠다'는 뜻으로 이름을 '김백일'로 바꾸었다.

<친일규명 보고서>에 보면, 그는 "일본제국주의 군대의 소위 이상의 장교로서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한 행위"와 "일본제국주의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에 협력해 포상 또는 훈공을 받은 자로서 일제에 현저히 협력한 행위"에 해당되는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되었다.

김백일은 1946년 2월 육군 중위, 육군 3연대장, 1947년 육군사관학교 교장, 1948년 10월 육군5여단장, 1949년 7월 육군보병학교 교장, 1950년 4월 육군3사단장 등을 지냈고, 1951년 3월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는 김백일이 흥남철수작전에 공을 세웠다는 이유로 이곳에 동상을 세웠다. 동상 건립은 문화재 심의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경남도 문화재 자료 99호'로 지정돼 있다.

처음에 동상 건립을 승인해줬던 거제시(당시 권민호 시장)가 동상 철거를 요청했지만, 기념사업회가 응하지 않아 '행정대집행'을 예고했다. 이에 기념사업회는 법원에 '고 김백일 장군 동상 철거명령 및 철거대집행 계고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법원 판단은 모두 "동상을 그대로 두라"였다. 창원지법 제1행정부(부장판사 이일주)는 2011년 8월 "거제시는 동상 철거명령 및 동상 건립 승인을 취소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고, 2013년 9월 대법원(1부 주심 박병대 대법관)은 "동상 철거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다.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 김백일 동상. 일제강점기 약력은 없다.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 김백일 동상. 일제강점기 약력은 없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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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전 전에 반드시 친일 동상 철거해야"

'친일 김백일 동상 철거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아래 시민대책위)는 오는 23일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과 함께 활동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시민대책위는 "동상 설치 이후 시민단체와 시의회를 중심으로 동상철거운동을 벌였으나 형식적 법 논리 때문에 아직도 동상을 철거하지 못하고 거제시의 부끄러움으로 남아 있다"고 했다.

이들은 "김백일은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결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로서 이론이 없다. 친일 동상 철거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역사바로세우기'와 변광용 거제시장의 시정 비전인 '세계로 가는 평화의 도시 거제'를 구현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들은 "특히 내년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라면서 "역사적인 3.1운동 100주전 전에 반드시 친일 동상을 철거하기 위해 다시 한번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종태 시민대책위 공동대표는 "친일 동상을 그대로 둘 수 없다, 대법원 판결이 있어 난감할 수 있다, 철거를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한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재하 거제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한때 동상 철거 요구가 거셌지만 대법원 판결이 나오고 나서 흐지부지 됐다"라면서 "시민 공감대를 얻어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고, 극단적인 이념대결의 양상으로 가서는 안된다"라고 주문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동상 옆에 김백일의 친일 행적을 적은 '단죄비'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 김백일 동상.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 김백일 동상.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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