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경기에서 빈약한 공격력이 발목을 잡으며 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UCL) 4경기에서 1무 3패에 그쳤던 레알 마드리드(아래 레알). A매치 휴식 이후 갖는 첫 번째 경기에서 이전하곤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경기로 또 한 번 망신을 당했다.

레알은 20일 밤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8~2019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아래 라 리가) 9라운드 레반테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13분 만에 2골을 허용했다. 이후 무너진 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1-2로 패했다.

지난달 26일 세비야전부터 시작된 공식경기가 5경기 연속으로 무승이 됐다. 또 리그에선 1무 3패의 부진 속에 다른 팀들의 결과에 따라 자칫하면 중위권으로 추락할 위기를 맞았다.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었던 가운데 홈에서 최악의 경기력으로 일관한 레알의 자존심이 레반테에게 짓밟힌 경기였다.

정돈되지 않은 레알, 경기 시작 13분 만에 무너지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 레반테전마저 패해 5경기 무승의 늪에 빠진 레알. 로페테기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갈수록 줄어가고 있다.

▲ 훌렌 로페테기 감독 레반테전마저 패해 5경기 무승의 늪에 빠진 레알. 로페테기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갈수록 줄어가고 있다. ⓒ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경기의 홈팀은 레알이었지만 레반테가 홈인지 헷갈릴 정도로 레반테의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레알은 공격진에 카림 벤제마와 가레스 베일을 빼고 마리아노 디아즈와 루카스 바스케스, 마르코 아센시오가 공격에 포진한 데 이어 이스코가 선발로 기용되면서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역할을 기대했지만 전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이스코는 상대의 압박을 풀어내지 못했고 마리아노 디아즈는 매번 슈팅 타이밍을 잡지 못해 기회를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바스케스와 아센시오 역시 공격에서 무엇 하나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수비에서도 레반테의 역습에 뚫렸다. 특히 센터백인 라파엘 바란은 전반 7분 한 번에 넘어온 볼을 제대로 캐치하지 못해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데 이어 전반 13분에는 핸드볼 파울을 범해 프리킥을 내줬으나 비디오 판독(VAR)을 통해 페널티킥이 선언되면서 결국 2번째 실점을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무엇하나 제대로 정돈되지 못하니 경기 분위기는 레알의 홈임에도 레반테가 그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갔다. 특히 레반테는 전반 7분 선제골을 기록한 모랄레스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는데 공격진에서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레알의 수비진을 농락했다. 또한 공격 전개 과정에서도 빠른 측면전환이나 한 방에 길게 때려 넣는 역습을 통해 레알의 수비를 괴롭히는 등 레알을 무력화시켰다.

VAR, 골대 강타, 골키퍼 선방. 레알에겐 너무나 따르지 않은 행운

경기가 풀리지 않는 가운데 행운의 신은 레알을 외면했다. 첫 번째로 발목을 잡은 건 VAR이었다. 서두에 전반 13분 페널티킥 판정을 시작으로 0-2로 뒤진 전반 17분 코너킥 상황에서 세르히오 라모스가 헤딩한 볼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자 마르코 아센시오가 골로 연결시키며 빠른 시간에 만회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아센시오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으며 결국 이 골은 VAR을 통해 오프사이드로 판정 나면서 레알은 만회 골의 기회를 놓쳤다. VAR이 없었다면 1-1로 경기가 진행되었을 법했지만 레알은 결국 VAR이 발목을 잡았다. 아이러니한 건 전반 막판 레반테의 3번째 골 상황에선 VAR을 통해 오프사이드 선언이 되면서 레알이 VAR 덕을 봤다는 것이다.

득점기회에서 번번이 골대를 맞고 나오거나 골키퍼 선방에 걸리며 추가 득점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전반 17분과 33분 라모스의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을 비롯해 마르셀루가 만회 골을 터뜨려 1골을 따라간 후반 30분에는 카림 벤제마의 오른발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동점 골에 실패했다.

골키퍼 선방도 레알의 발목을 잡았다. 전반 21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라모스의 헤딩슛이 올라사발 골키퍼 선방에 막힌 것을 시작으로 전반 42분 루카스 바스케스의 슈팅 역시 올라사발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것도 모자라 올라사발 골키퍼는 후반 19분 프리킥 상황에서 가레스 베일의 왼발 프리킥을 신들린듯한 선방으로 막아내며 레반테의 뒷문을 수호했다.

전반전에 골대 불운과 골키퍼 선방도 레알에겐 아쉬웠지만 무엇보다 후반전 베일의 프리킥과 벤제마의 슛이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한 건 후반전 교체카드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킨 레알의 입장에선 너무나 아쉬웠던 찬스였다.

5경기 무승 로페테기 감독, 결국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 채 마무리될까?

최근 몇 주 동안 레알은 최근 UCL에서 3시즌 연속 우승을 기록한 팀이 맞는지에 대해 의문이 가득한 행보를 보여주었다. 공격은 지난 4경기에서 모두 무득점으로 마친 데 이어 수비 역시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결국 세비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같은 강팀을 상대로도 승리하지 못했고 CSKA 모스크바나 알라베스와 같은 전력이 떨어지는 팀을 상대로도 모두 패하며 지난 4경기에서 1무 3패의 부진에 빠졌었다.

자연스레 로페테기 감독의 경질론이 수면 위로 올라섰다. 현지 언론에선 다음 주 치르는 바르셀로나(바르사)와의 '엘 클라시코' 매치에서 패한다면 경질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로페테기 감독을 향한 현지 언론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할 뿐이다.

레반테전에서 뭔가 가능성을 보여줘야 했지만 로페테기 감독은 최악이면 더 최악이지 이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공격은 공격대로 수비는 수비대로 무기력하고 답답했다. 그나마 마르셀루의 골이 터지면서 481분 동안 이어진 무득점 행진이 마침표를 찍었다곤 하지만 그걸로 모든 것을 위안 삼기엔 어림없었다.

결국 레반테와의 경기마저도 패한 로페테기 감독은 지난 알라베스와의 경기에 이어 리그 2경기 연속 전력이 한 수 아래인 팀을 상대로 충격 패를 당하고 말았다. 다가오는 24일 빅토리아 플젠(체코) 과의 UCL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르는데 빅토리아 플젠이 레알보다 전력이 한 수 아래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레알의 최근 경기력으론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경기인 것은 분명하다.

현지 언론에서 마지노선으로 잡은 엘 클라시코 매치는 한국시각으로 10월 29일 0시 15분에 펼쳐진다. 주어진 시간은 이제 1주일여 남았지만 이 기간 안에 레알이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이미 안토니오 콘테, 조세 무리뉴,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등 차기 감독 후보가 거론될 정도로 로페테기 감독의 입지는 상당히 불안하다.

꿈의 무대인 러시아 월드컵을 불과 이틀 남기고 경질되는 아픔을 감수하면서까지 레알의 지휘봉을 잡은 로페테기 감독의 선택, 최악의 부진 속에 로페테기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갈수록 줄어만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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