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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지방선거 전날 북미회담을 개최한 것에 대해 적절했는지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 지방선거 전날 북미회담 개최, 문제 제기하는 이채익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지방선거 전날 북미회담을 개최한 것에 대해 적절했는지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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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재선, 울산 남구갑) : "선거관리위원장은 지난 지방선거에 북미정상회담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미칠 수 있다고 정부에 의견을 제시했나? 하지 않았다면 직무유기다."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 현장. 때아닌 6.12 북미정상회담과 6.13 지방선거 간 상관관계가 도마에 올랐다. 관례상 국정감사 현장에 재석하지 않아도 됐던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대상으로 한 질문이었다. 북미정상회담이 지방선거 표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 선관위가 왜 정부에 비판 입장을 내지 않았느냐는 질타였다.

강창일 "김정은한테 가서 말해라"

이채익 의원은 이날 감사에서 권순일 선관위원장에게 "북미정상회담은 사상 첫 북미간 회담인 만큼 정치 이벤트성이 짙었다, 지방선거 하루 전 열린 회담이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북미정상회담 개최 협의 가운데 (우리)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했을 텐데, 날짜를 정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추측했다.

이어 그는 "(선관위가) 우려를 표명하거나 (지방선거) 행사 추진을 연기하는 부분을 선관위가 정부에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 맞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면서 "(북미회담 같은) 정치 이벤트가 선거일 전 추진되면 국민의 합리적 공정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의 입장은 달랐다. 그는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미정상회담이 결정된 점을 비춰봤을 때 선거를 앞두고 북미회담의 날짜를 정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공정한 선거 관리가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외교 문제는 주요 현안이기 때문에 (외교 일정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구체적인 자료가 없는 한 선관위는 외교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답변에 이 의원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북미회담이 지방선거 이슈를 블랙홀로 빨아들였다고 생각"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와 북미정상회담은 게임이 안 된다"라면서 "대다수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는데 권 위원장은 거기에 대한 데이터도 없고 아무 영향이 없다고 인정하느냐"라고 맹비난했다.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권순일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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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위원장은 이에 "선거를 앞두고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각종 정치 행사를 자제하도록 단호하게 요구하겠다"라면서 "외교적 행사라도 선거에 끼칠 영향이 있다고 객관적으로 믿을 수 있다면 자제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외교문제와 선거 일정간 영향의 객관적 분석이 가능할 경우에만 입장을 전달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거 참 유치하게 말이야."

권 위원장의 발언에 이제는 여아간 '핑퐁' 공방이 시작됐다. 이 의원의 논리에 한 민주당 의원이 "유치하다"라고 반응하자 이 의원은 "의원 발언을 유치하다고 하느냐"라면서 사과를 요구했다.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4선, 제주갑)은 "김정은이 한테 이야기를 하라"면서 한국이 직접 개입하지 않은 북미정상회담으로 엉뚱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반발했다.

강 의원은 "북미정상회담은 그 주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다, 대한민국 정부의 이벤트가 아니다"라면서 "김정은과 트럼프에게 이야기를 하면 되지 않나, 질문도 이상하고 답변도 이상하다"라고 비판했다.

소병훈 의원(초선, 경기 광주갑) 또한 "외교는 상대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단독으로 결정할 문제라면 국내 정치 일정 수정을 고려할 수 있지만 (북미회담은) 우리가 일부러 피해달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단순히 외교 문제라 간섭하지 않는 게 아니라 (외교적) 법칙이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 공방은 행안위원장인 민주당 소속 인재근 의원이 권 위원장의 발언을 다시 정리하면서 중단됐다. 인 행안위원장은 "제가 듣기에는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 한국 정부에서 하는 정치적인 이벤트는 (선거기간을 앞두고) 못하게 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렇지 않나 위원장님?"이라고 물었다. 권 위원장은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태그:#이채익, #북미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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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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