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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남노이 수력발전댐의 보조댐이 무너지며 50억㎥의 물이 한꺼번에 인근 마을을 덮치자 24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지붕 위로 올라가 피신해 있다. 현지 언론은 SK건설이 시공 중인 이 댐이 전날 붕괴, 주변 6개 마을 주민 다수가 숨지고 수백명이 실종됐으며 1천300가구 약 6천6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세남노이 수력발전댐의 보조댐이 무너지며 50억㎥의 물이 한꺼번에 인근 마을을 덮치자 24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지붕 위로 올라가 피신해 있다. 현지 언론은 SK건설이 시공 중인 이 댐이 전날 붕괴, 주변 6개 마을 주민 다수가 숨지고 수백명이 실종됐으며 1천300가구 약 6천6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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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붕괴된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댐(아래 라오스댐)의 시공사인 SK건설이 댐 높이를 당초 계획보다 6m 가량 낮게 시공한 사실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댐 높이를 대폭 낮춘 건 '이례적인 일'이라며, 사고 원인이 '댐 범람'이라면 SK건설 책임이 커진다고 지적한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공개한 SK건설의 '2012년 SK집중경영회의 문건(아래 SK문건)'을 보면, SK건설은 라오스 댐의 높이를 기본 설계에 설정된 것보다 훨씬 낮게 시공했다.

SK건설, 기본 설계보다 댐 높이 6m 가량 낮게 시공

먼저 라오스 댐 공사의 기본 설계는 SK건설이 아닌 프랑스 AFColenco사가 수행했다. 이 기본설계에서 설정된 보조 댐(Saddle Dam) 5개의 높이는 10~25m였다.

그런데 SK건설이 시공하면서 이 보조 댐 5개의 높이는 3.5~18.6m로 낮아졌다. 당초 기본 설계에 설정된 댐 높이보다 평균 6.5m 가량 낮아진 것. 김 의원은 "SK문건에서 실시설계를 SK가 수행해, 비용을 절감한다는 전락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김권수 SK건설 홍보실장은 "기본설계는 밑그림만 그리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현장 공사에 착수해 지질 조사 등을 실시하는 실시설계 과정에서 댐 높이는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댐 높이가 대폭 낮아진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지적한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댐을 건설할 때, 댐 높이와 발전용량 등 기본적인 사안을 놓고 경제성을 판단하기 때문에, 대부분 기본 설계대로 진행된다"면서 "댐 높이가 1~2미터 정도는 줄어들 수도 있겠지만, 6미터나 줄어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댐 높이가 낮아진 것은 단순히 설계 변경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SK건설은 지난 7월 댐 사고가 나자 사고 원인을 '댐 붕괴'가 아니라 '댐 범람'이라고 해명해왔다. '댐 구조물의 문제'가 아닌 '급격한 집중 강우에 의한 재해' 쪽에 무게를 둔 해명이었다. 

그런데 SK건설 해명대로 원인이 '댐 범람'이라면, 결정적인 책임은 SK건설이 지게 된다. 기본 설계에 나온 댐 높이를 대폭 낮춰 시공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댐 범람이 사고 원인이라고 하면, 당초보다 댐 높이를 낮춰 시공했기 때문에, 상황이 심각해 진다"고 우려했다.

"댐 범람이 사고 원인이면, 댐 높이 낮춰 시공한 책임 커져"

사고 원인이 '댐 범람'이 아닌 '댐 붕괴'여도 공사를 제대로 못한 SK건설 책임이 크다. 결국 SK건설은 어떤 경우라도 사고의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는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현재 라오스 정부는 댐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며, 공식 결과가 나오는 시점은 내년 초로 예상되고 있다.

SK건설이 공사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 일정을 진행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SK건설은 이 댐을 건설하면서 '조기담수(댐에 물을 담는 것)'에 따른 인센티브에 큰 관심을 보였다.

지난 2013년 11월 라오스댐 시행사와 맺은 최종 계약에서도 '2017년 8월 1일 이전에 조기담수가 이뤄지면, 인센티브 2000만 달러를 지급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그런데 라오스댐 건설은 당초 예정보다 7개월 늦은 2013년 11월 시작됐다. 공사를 늦게 시작했지만, SK건설은 담수작업을 2017년 4월~7월까지 4개월간 진행해, '담수 완료' 확인 통지를 받았다. 공사시작이 늦어졌음에도 인센티브 기간을 맞췄던 것.

SK건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설계를 변경하고, 무리하게 일정을 맞추려다 탈이 난 것이라는 게 김경협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SK건설은 지난 2014년 10월 사내보(SKEYES)에서 "Impouding Bouns(조기담수 보너스) 2000만 불을 수령하는 것이 라오스댐 건설 프로젝트의 Key Factor(핵심요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 의원은 "라오스댐 사고는 늦은 착공에도 불구하고 시공사 SK건설의 설계 변경 등을 통한 과도한 이윤 추구가 만들어낸 총체적인 인재"라며 "국정감사에서 정부나 감사원 차원의 진상 조사를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태그:#SK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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