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지난 12일 한국이 남미 강호 우루과이를 2-1로 제압했다.

▲ 황의조 지난 12일 한국이 남미 강호 우루과이를 2-1로 제압했다. ⓒ 대한축구협회

 

벤투호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출범 이후 시행착오를 겪을 법도 하지만 3경기를 치르면서 2승 1무를 기록, 무패 가도를 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보다 피파랭킹이 높은 코스타리카(2-0승), 칠레(0-0무), 우루과이(2-1승)를 상대로 거둔 성적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피파랭킹 5위)와의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남미의 전통 강호이자 2018 러시아 월드컵서 8강에 진출한 우루과이는 한국과의 역대전적에서 6승 1무의 압도적인 우위를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또 다시 강팀을 잡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승리부터 이어지고 있는 강팀에 강한 징크스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다.

이와 같은 파죽지세라면 내년 1월 열리는 2019 AFC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청신호가 켜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벤투호는 총 세 차례의 A매치를 남겨두고 있다. 당장 오는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파나마전부터 몇 가지 문제점을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한다.

선수 실험과 안정의 갈림길

벤투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지 불과 3경기 만에 비교적 높은 전술적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경험 많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한 '젊은 피'를 일부 수혈하며 신구조화를 이뤄냈다. 특히 큰 틀을 유지한 채  부분적인 실험만 강행하는 점이 눈에 띈다.

3경기 동안 포백 수비(홍철-김영권-장현수-이용)와 3선 미드필더(기성용-정우영) 조합을 선발 출전시키며 연속성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2선의 손흥민, 남태희도 매 경기 선발 출전했다.

골키퍼는 김승규가 2경기, 김진현이 1경기에 출전했고, 이번 벤투호 2기에 이름을 올린 조현우는 아직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2선의 한 자리는 이재성과 황희찬이 경쟁 중이다. 원톱은 지동원, 황의조, 석현준의 3파전 구도인데, 2경기 연속 선발 출장한 황의조가 다소 앞서있는 형국이다.

아직까지 선수 파악이 덜 된 점을 감안할 때 기회를 주지 않은 선수들에게 선발 출전 기회를 부여하며 실험을 해볼 여지는 충분하다. 실제로 벤투감독은 지난 9월 A매치와 비교해 5명이 바뀐 2기 명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의 시선은 아시안컵에 맞춰져 있다. 아시안컵에서 온전한 전력으로 경기를 치르기 위해서는 플랜 A를 다듬으면서도 적절한 실험이 병행되어야 한다.

 
김영권 김영권이 우루과이전에서 치명적인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 김영권 김영권이 우루과이전에서 치명적인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 대한축구협회

 

반드시 줄여야 할 수비 실수

지난 3경기에서 벤투호는 단 1실점에 머물렀다. 높은 볼 점유율과 후방 빌드업 등 공격을 강조하면서도 수비시 빠른 수비 전환을 통해 상대 공격을 틀어막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지공 상황에서는 공수 간격을 좁히고 강한 압박을 시도한다.

하지만 수비에서의 실수는 매우 잦았다. 지난 우루과이전에서는 김승규 골키퍼의 다소 불안한 볼처리, 후방 빌드업 상황에서 수비진들의 실수가 발생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김영권은 볼을 잡는 과정에서 미끄러 넘어지며 마티아스 베시노의 동점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앞서 열린 9월 칠레전에서는 수비 조직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실점과 직결되는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자주 허용했다. 칠레의 골 결정력이 조금만 높았더라면 한국은 0-0 무승부로 끝마치기 어려운 경기였다. 종료 직전 장현수의 어이없는 패스 미스도 옥의 티였다. 장현수는 끊임없는 실수로 인해 팬들로부터 외면받은지 오래다.

물론 벤투 감독은 장현수에 대한 과도한 비판과 관련해 "과거 실수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가 특별히 관심을 갖고 보호해야 한다. 미래에 상당히 도움을 많이 줄 선수다. 장현수의 플레이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실수가 반복된다면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골의 가치가 매우 높은 축구의 종목 특성상 아시안컵과 같은 큰 대회에서 실점과 직결되는 실수를 범할 경우 우승 전선에 차질을 빚게 된다. 수비진의 높은 집중력이 요구되는 이유다.

밀집 수비 공략법 찾기

그동안 벤투 감독은 상대팀에 가리지 않고 자신만의 색깔을 구현하는데 집중했다. 강팀이라고 해서 무조건 뒤로 내려서는 전략을 피했다.

사실 아시안컵에서는 코스타리카, 칠레, 우루과이보다 좀 더 약한 팀들과 상대하게 된다. 몇몇 팀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한국전에서 선수비 후역습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다.

언제나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이나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고전했던 원인은 밀집 수비 파훼법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남은 벤투호의 A매치 상대는 파나마, 호주, 우즈베키스탄이다. 파나마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지만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다. 또, 호주와 우즈베키스탄은 평상시 경기를 주도적으로 펼치는 전술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지금까지 벤투호는 3경기에서 4골을 터뜨렸다. 이 중 3골이 페널티킥 실축 상황이나 세트 피스에서 나왔다. 칠레, 우루과이 등 질식 압박과 견고한 수비벽을 구축한 팀들을 상대로 시원스러운 필드골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남은 3경기에서 밀집 수비 파훼법을 풀어내야만 아시안컵에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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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벤투 우루과이 황의조 김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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