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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졸업발표에서는 8개 청년창업 준비팀의 상품이 소개됐다. ⓒ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외식산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청년들의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레드 오션인 외식산업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외식산업 자체가 요리는 물론 회계, 경영,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데다 경험 없는 청년들이 혼자 시작하기는 더 어렵다.

이러한 청년들이 혼자가 아닌 '팀'으로 실제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청년외식창업인큐베이팅사업 '팀(Team) 리얼창업생존기'가 탄생한 이유다. 

오늘밤 : "'나는 태생부터 뾰족뾰족했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있습니다. '당신의 빡침을 이곳에, 부숴먹는 케이크' 등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디저트가 직장인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심술 : "특색 있는 전통주와 캐릭터 굿즈를 만날 수 있는 심야식당 심(心)술입니다."
  
빠삭빠삭 : "돈가스 집에서 튀기지 마세요, 제가 튀길게요." - 바로 튀긴 돈가스를 테이크아웃(take-out)할 수 있는 빠삭빠삭
  
Bu:ster : "'복근'이라는 식품 브랜드와 '넥타르'라는 음료 브랜드로 활기찬 라이프스타일에 필요한 식문화를 제안합니다."


어느 것 하나 평범하지 않다. 특색 있는 11개 브랜드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이들은 모두 청년외식창업인큐베이팅사업 '팀 리얼창업생존기'가 꾸린 팀들이다. 4개월간의 배움을 거친 후 저마다의 '맛'으로 무장해 브랜드를 꾸렸다. 

333시간 배움을 공유하는 자리, 졸업발표회
 
9월 11일 헤이그라운드에서 진행된 졸업발표회 ‘高來[고: 래]’에 참여한 티피들 ⓒ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지난 9월 11일, 헤이그라운드에서 이번 사업의 실전 푸드&외식 창업을 목표로 참여한 청년인 T.FI(Team Food Incubating Center, 이하 '티피')들이 5월부터 8월까지 333시간의 러닝 과정을 끝낸 후 외식시장에 뛰어들기 전에 자신들이 만든 브랜드를 소개하는 졸업발표회 '高來[고: 래]'를 열었다. '고: 래'는 높이 성장하여 멋진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뜻이다. 

이날 졸업발표회에는 '팀 리얼창업생존기'가 배출한 11개 브랜드 중 8개가 소개됐다. 더불어 티피들이 그간의 준비 과정과 브랜드, 영업 모델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을 발표하고 각자의 상품을 소개하는 부스도 운영했다. 동대문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 사회적협동조합 관계자들, MTA(몬드라곤 팀 아카데미) KOREA 관계자 등 150여 명이 헤이그라운드를 찾았다.

외식산업을 시작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맛' 평가! 행사를 찾은 이들은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8개 브랜드에 대한 맛 평가에 임했다.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콘셉트가 독특하고 음식들이 모두 정갈해요. 외식창업을 처음 시도하는 팀들인데도 퀄리티가 높은 것 같아요." - 아쇼카한국 관계자

"(김이백의 샌드위치가)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게 맛있어요." - 시민나루 동대문구지역공동체미디어 관계자


하지만 따끔한 지적도 있었다. 신나는조합의 한 관계자는 "음식은 확실히 맛있지만, 오늘 행사에서의 긍정적인 반응을 받아들일 때 음식 가격이 낮게 책정된 것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 시장에서는 더 높은 가격으로 내보일 텐데 시장이 어떤 반응일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팀 리얼창업생존기'가 특별한 이유
 
티피들이 만든 음식을 맛 보는 참가자들. ⓒ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외식창업팀을 위한 인큐베이팅사업인 '팀 리얼창업생존기'는 서울시와 동대문구청의 상향·협력적 일자리창출 사업의 일환으로 청년들의 외식창업을 돕기 위해 외식산업에서 성공을 거둔 선배기업인 해피브릿지협동조합(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 운영)이 지원에 나섰다. 
  
실전 창업을 위한 팀을 구성하고 그에 맞는 비즈니스모델 도출과 단계별 창업 교육 후 사후 관리까지 원스톱 패키지 교육을 진행한다. 창업교육 프로그램은 러닝(Learning), 두잉(Doing), 플라잉(Flying)의 3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러닝 단계에서는 전체적인 외식 시장에 대한 이해, 기업가 정신, 자신의 브랜드 개발에 필요한 교육을 받는다. 개발한 프로토타입(prototype)은 실제로 플리마켓, 팝업스토어에서 테스트했다. 졸업발표회는 이러한 러닝 과정에서 탄생한 브랜드를 소개하는 마지막 단계다. 남은 것은 시장에서의 '두잉'과 '플라잉'이다. 

이 사업의 가장 큰 차별성은 러닝 과정에서 'MTA' 창업교육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문성환 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 이사는 "청년 창업가들이 비즈니스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기초체력(전문성)과 기업가 정신을 연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MTA 방식을 적용한 목적이다"고 말했다. 

'MTA 창업교육'은?
 
이 지원사업의 가장 큰 차별성은 'MTA' 창업교육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MTA 방법론은 핀란드가 처음 시작한 후 스페인 몬드라곤대학이 받아들였는데, 1950년대 몬드라곤협동조합이 이 교육 방식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했고 2015년 스페인 10대 기업에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HBM이 지난해부터 MTA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MTA KOREA 자료에 따르면, MTA는 사람의 가치를 중시하며 '팀'으로 함께 성장하는 것을 지향한다. 서로가 모두에게 경험을 공유하는 선생님이며, 교실 이외의 모든 곳을 시장으로 본다. 실제 시장에서 시도를 통해 경험하고 배우고자 한다. 또한 상위체의 컨트롤을 통해 운영되기보다 스스로 조직(self organizing)한 팀을 추구한다.

MTA 방법론을 통한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이 프로그램의 참여자들은 '팀 리얼창업생존기' 과정 내 컨설팅과 동료 간 피드백이 메뉴 개발과 브랜드 콘셉트 구체화에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원래 담금주를 팔 계획이었는데 관련 법 때문에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다양한 현업 관계자들과 강사들의 코칭을 통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사업이 가능한 아이템인 전통주로 디벨롭하게 됐죠."- 심(心)술

"'다쿠아치'라는 디저트를 판매하고 싶은데 크기가 너무 크고 다쿠아치 자체가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낮다는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모양을 마카롱처럼 바꿔서 크기를 줄이고 고객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게 했습니다. 컨설팅뿐 아니라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한 동료들의 피드백이 좋은 아이템을 찾는 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멜로우모먼트


이같은 MTA 방법론을 통해 팀 리얼창업생존기 과정을 밟은 팀들은 이후 매장과 온라인스토어, 크라우드펀딩 등을 활용해 판로를 확보할 계획이다. 몇몇 팀은 '경동시장 청년몰'에 입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동시장 청년몰은 중소기업청이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경동시장에 입주하는 청년들에게 1년간 사업비 일부를 지원한다. 이후 창업 팀들의 소식은 페이스북의 'MTA KOREA'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피브릿지협동조합 "외식시장 꿈나무들의 발판 되고파"

이 사업을 지원해온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은 2005년 7월 주식회사로 출발해 국수나무, 도쿄스테이크, 화평동왕냉면 등의 브랜드로 570여개 가맹점을 운영하는 등 외식업계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선배 기업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성공한 이후,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선진 협동조합 사례를 접한 뒤에는 2년여의 준비를 거쳐 2013년 직원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대표적인 기업으로도 손꼽힌다.
  
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는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이 협동조합의 글로벌 대표 모델인 스페인의 몬드라곤대학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설립한 민간연구소로, 몬드라곤대 초빙 교수와 함께 한국적 협동조합 모델을 적용하기 위한 씽크탱크로 운영되고 있다.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의 청년 창업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전에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외식 관련 청년협동조합창업지원사업과 동대문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창업지원사업 등 여러 청년 창업지원 사업에서 교육을 맡아왔다. 외식 창업의 아이디어는 있지만 비용적인 부담과 현장 경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창업자들에게 꾸준히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이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의 생각이다.
 
문성환 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 이사. ⓒ 박재하
 
"창업한 후에 창업 팀들과의 관계가 끝나는 게 아니에요. 창업자들이 코치팀 및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거나, 이미 존재하는 외식협동조합의 멤버십을 가지도록 해서 외식 시장에서 청년들이 외롭게 사업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협업하는 네트워크 플랫폼을 만들 계획입니다. 또한 신규 티피들도 육성하는 등 청년외식창업인큐베이팅 사업은 올해에 그치지 않고 내년과 내후년에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문성환 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 이사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은 앞으로도 외식시장을 이끌어 갈 미래 꿈나무들이 창업 성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설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글 : 홍은혜/라현윤(이로운넷 기자), 사진 : 해피브릿지협동조합
이 기사는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격주로 발행하는 온라인 뉴스레터 '세모편지'에도 실립니다.

태그:#해피브릿지협동조합, #청년외식창업인큐베이팅, #팀(TEAM) 리얼창업생존기, #사회적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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