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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7일 면담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 폼페이오 만나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7일 면담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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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8일 오후 3시 10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7일 총 5시간 30분 동안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7일 오전 2시간의 면담과 1시간 30분의 오찬을 합쳐 총 3시간 30분 동안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사람이 이보다 2시간이 더 길게 만났다는 것이다.

이는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간 주요 의제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 종전선언, 제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와 시기 등을 충분하게 논의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김정은, 충분한 시간과 성의를 다한 것 아닌가 생각"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8일 오후 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 위원장의 접견 시간이 '2시간' '1시간 30분' 등으로 보도되는데 어제(7일) 폼페이오 장관과 같이 갔던 분들이 이야기에 따르면 두 사람이 만난 시간이 총 5시간 30분이라고 한다"라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5시간 30분이 어떻게 구성됐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오늘 외신 보도와 맞추어 보면 오전 2시간 회담하고, 1시간 30분간 점심을 하고, 오후에도 2시간 가량 접견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회담 시간이 이렇게 길어진 것과 관련해 김 대변인은 "그만큼 김정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의 만남에 무게를 두고 충분한 시간과 성의를 다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라고 풀이했다.

또한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담이 끝난 7일 저녁까지만 해도 두 사람의 회담에 배석한 인사들이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나온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 오전 2시간과 오후 2시간의 면담에는 김정은 위원장과 김여정 부부장, 통역 이렇게 셋만 있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이날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오찬에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북측),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미측)이 배석했다.

핵 사찰단 방문지는 '풍계리'냐 '동창리'냐?

또한 김의겸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이 문 대통령에게 "핵사찰단이 곧 풍계리에 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이날 폼페이오 장관이 중국으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방북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한 이야기와 일치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국제 사찰단의 방북을 허용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의전, 수송 등의 문제가 합의되는 대로 사찰단이 풍계리 핵실험장과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방문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핵 사찰단의 풍계리 방문이 전날(7일)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서면브리핑에서 언급한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 가운데 하나인지, 폼페이오 장관이 문 대통령과 면담하면서 언급한 "미국의 참관문제"와 연관된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미국의 참관 문제"는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과 발사대 폐기와 연관된 것으로 본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평양공동선언에도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하였다"라고 적시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핵 사찰단이 '동창리'가 아닌 '풍계리'를 방문할 것이라고 말해 혼선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대변인은 "미국 국무부와 북한이 발표하지 않은 내용을 우리 정부가 먼저 말할 수는 없다"라며 "제가 드릴 수 있는 얘기는 없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한반도의 새로운 질서"에 담긴 뜻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북러-북중-북일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한반도에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다"라고 언급한 대목은 그가 직접 쓴 원고에 따른 것이었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이 오늘 '한반도의 새로운 질서'라고 표현했는데 그것은 참모진이 미리 초안을 잡아주거나 초고를 써준 것이 아니고 대통령이 직접 원고를 쓴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북러-북중-북일정상회담의 가능성도 문 대통령이 '상당한 근거'를 두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도 "최근 러시아 상원의장과의 접견 과정 등 여러 통로를 통해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해서 그렇게 말한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지금 (한반도 문제는) 남북문제, 북미문제 등 양국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라며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동북아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국가들의 세력 균형에서 그 흐름과 틀이 바뀌어 가고 있다는 취지에서 말한 게 아닌가 싶다"라고 풀이했다.

김 대변인은 "유럽에서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이후 냉전체제가 종식됐는데, 그로부터 30년이 흘러 우리나라와 동북아에 남아 있는 냉전체제의 큰 흐름이 바뀌어 가고 있다는 취지의 말로 이해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문 대통령이 북일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과 관련해 김 대변인은 "아베 총리가 북일관계를 정상화하고, 과거 고이즈미 총리 때 평양선언에서 했던 '새로운 관계의 모색'을 다시 하겠다는 뜻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북일정상회담은) 시간의 문제이지 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그리고 시차는 있겠지만 북일관계도 그런(앞에서 언급한)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 속에서 새롭게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태그:#폼페이오,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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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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