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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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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8일)이 절기상 한로입니다.

약 한 달 전, 흰 이슬이라는 뜻의 절기 백로(白露)가 있었습니다.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는 때였습니다.

어느새 자고 나면 찬 기운에 무서리가 살짝 내린다는 찬이슬의 한로(寒露)가 찾아온 것입니다.

가을이 무르 익어갑니다. 들녘은 그야말로 황금들판. 가을 추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웃집 아저씨가 우리 들깨 밭을 보더니만 훈수를 합니다.

"들깨 밭도 완전히 가을이야! 이제 벨 때가 되지 않았나?"
"글쎄요. 하루 이틀 두고 볼 셈 인데요."


그러고 보니 들깨 밭에도 노란 단풍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푸른 잎이 있어 며칠 지나 베야겠습니다.

아내가 고추밭에서 찬거리로 풋고추 몇 개를 따다가 호들갑입니다.

"여보 여보, 여기 좀 와봐!"
"왜?"
"이 민들레 좀 보라구! 이슬 먹은 꽃이 너무 예뻐요?"
"그건 꽃이 아니고 씨야?"
"아참, 그렇지!"


고추밭 고랑에 씨 맺힌 민들레가 참 예쁩니다. 입으로 훅 불면 두둥실 하늘로 날아갈 것 같습니다.

예쁜 민들레씨를 보니 참 신비스럽습니다. 수많은 우산털 씨방 맨 끝에 붙은 각각의 솜털 같은 갓털이 가볍습니다. 우산털이 벌어지고, 그 틈새로 바람이 찾아오면 갓털과 함께 멀리 날아갈 것입니다.

민들레씨는 싹 틔우기기 알맞은 곳에 낙하산처럼 내려앉으면 새싹이 틀 것이고, 운이 나빠 물속이나 콘크리트, 아스팔트 같은 곳에 떨어지면 그냥 사라질 것입니다.

기분 좋은 가을바람에 훌훌 날아갈 민들레씨, 어디에다 새싹을 틔울까?


태그:#모이, #민들레, #민들레씨, #가을단풍, #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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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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