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울버햄튼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지난 3일 발렌시아와의 경기까지, 4경기에서 3무 1패의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아래 맨유)가 지난 7일 진행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침체된 분위기에서 벗어나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지난 2주가량의 시간은 맨유에겐 또 한 번의 시련이었다. 리그에선 울버햄튼, 웨스트햄을 상대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데다 카라바오 컵(EFL컵)에선 챔피언십의 더비 카운티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무엇보다 맨유는 이 3경기에서 전술적으로 아무런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 데다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해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특히 발렌시아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선 0-0 무승부도 모자라 경기장에 늦게 도착하며 벌금을 부과 받는 상황에까지 몰리는 등 악재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무엇보다 4경기에서 3무 1패의 성적을 거두는 동안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3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더비 카운티와의 카라바오 컵 승부차기 패배를 포함 3무승부를 거뒀다. 홈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것은 홈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던 맨유와 조제 모리뉴 맨유 감독에겐 큰 상처가 됐다.

그런 가운데 맞이한 뉴캐슬과의 경기. 이날 경기에 앞서 현지 언론은 이 경기를 끝으로 모리뉴 감독이 경질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사실 전반 10분 만에 연달아 2골을 허용할 때만 해도 맨유가 그래도 무너지는가 싶었다.

하지만 후반 25분 후안 마타의 골을 시작으로 후반 33분엔 앙토니 마시알, 종료 직전에는 알렉시스 산체스의 골이 터지면서 극적인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뉴캐슬과의 경기가 특히 의미 있는 이유는 0-2로 뒤지던 경기를 3-2로 뒤집는 과정에서 맨유 선수들의 헌신과 절실함이 도드라져 보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맨유 선수들의 플레이에선 무기력함이 상당히 눈에 많이 띄었다. 그런데 이날 뉴캐슬전 후반에 보여준 맨유 선수들의 모습은 이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모리뉴 감독 역시 자신의 용병술보단 선수들의 헌신이 가져다 준 승리라고 이 경기를 표현했다.

무엇보다 앙토니 마시알, 알렉시스 산체스가 득점을 터뜨렸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이 두 선수는 폴 포그바,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함께 '모리뉴 감독과의 불화설'에 시달렸던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날 마시알은 선발 출전, 산체스는 후반전에 교체투입됐는데 두 선수는 위기의 순간에서 골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물론 모리뉴 감독이 전반 19분 수비수인 에릭 바이를 빼고 후안 마타를 투입하는 등 전술적으로 결단을 내린 것도 주효했고, 전반전이 끝나고 하프타임 라커룸 대화에서 선수들의 헌신을 끌어내는 역량을 발휘한 점 또한 칭찬 받아 마땅하다. 이렇듯 선수들이 뉴캐슬전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앞으로 달라질 맨유를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아직 속단하기엔 이르다. 뉴캐슬과의 경기를 마치고 A매치 휴식기를 갖는 맨유 앞에는 '살인적인 일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첼시-맨시티 상대하는 리그, '호날두 더비' 로 치러질 유벤투스와의 UCL

먼저 10월 20일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 첼시와의 EPL 9라운드가 열린다. 첼시는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 부임 이후 11경기 동안 9승 2무의 성적으로 무패행진을 내달리고 있는 데다 컴팩트한 간격 속에 아기자기한 패스플레이를 통한 빌드업과 공격축구로 첼시의 시즌초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걱정인 건 맨유가 최근 첼시 원정에서 승리한 기억이 없다는 점이다. 리그에서 마지막으로 거둔 승리가 알렉스 퍼거슨 감독 재임시절일 정도이다. 특히 모리뉴 감독은 맨유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지난시즌까지 3경기 모두 패한 터라, 모리뉴 감독이나 맨유나 첼시 원정에서의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첼시와의 경기 후에는 유벤투스와의 UCL 조별리그 3차전 홈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8전전승으로 독보적인 1위를 내달리고 있는 유벤투스는 지난 여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입단으로 전력을 한층 강화한 상태다. 특히 레알 시절 엄청난 득점력을 선보였던 호날두는 유벤투스 입단 후엔 어시스트 능력까지 발휘하며 현재 세리에A 어시스트와 평점 랭킹 1위에 올라있다.

맨유가 호날두에게 친정팀이라는 점도 유벤투스전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하던 2012~2013시즌 UCL 16강에서 친정팀 맨유를 상대했던 호날두는 2경기에서 2골을 기록했는데, 2차전에선 결승골을 터뜨리며 친정팀 맨유를 울렸다.

호날두와 맨유는 5년 만에 다시 마주하게 된 것인데, 달라진 점이라면 호날두가 과거 레알에서 사제지간이었던 모리뉴 감독과 적으로 다시 만나게 됐다는 점이다. 유벤투스와의 UCL 대결은 11월 8일에도 치르는데, 이때는 맨유가 원정으로 가서 경기를 치른다는 점에서 그 부담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유벤투스와의 일전이 끝나면 숙명의 라이벌인 맨체스터 시티와 치르는 '맨체스터 더비'가 기다리고 있다. 맨유는 퍼거슨 감독의 시대가 끝난 뒤 침체기를 겪고 있으나, 맨시티는 꾸준히 위로 올라가고 있다. 특히 펩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이후엔 정점을 찍은 모양세다. 지난시즌 맨시티는 라이벌 맨유를 무려 승점 19점차이로 제치고 압도적인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현 맨시티의 전력 역시 맨유가 쉽게 상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리버풀, 첼시와 함께 올시즌 리그에서 무패가도를 달리고 있는 맨시티는 3실점에 21득점 등 전체적인 팀 밸런스가 잘 갖춰져 있다. 공수양면에서 완전치 않은 맨유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여기에 부상으로 이탈해있는 케빈 데 브라이너가 조만간 복귀할 것으로 예상돼 맨유와 경기를 치를 때쯤이면 맨시티의 전력은 지금보다 올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맨유가 해볼 만한 상대는 10월 29일 에버튼, 11월 3일 본머스 정도다. 하지만 본머스 또한 시즌 초반 5승 1무 2패의 성적으로 5위에 오르는 등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이는 데다 올시즌 초반 중위권 팀들을 상대로 고전하는 맨유의 현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뉴캐슬전의 극적인 역전승으로 급한 불을 끈 맨유지만, 아직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는 없다. 앞으로 이어질 죽음의 6연전에서 또다시 삐걱거린다면 모리뉴 감독의 거취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A매치 이후 맨유의 일정*(시간은 모두 한국시각)
10월 20일: 첼시(리그, A)
10월 24일: 유벤투스(UCL, H)
10월 29일: 에버튼(리그, H)
11월 3일: 본머스(리그, A)
11월 8일: 유벤투스(UCL, A)
11월 12일: 맨시티(리그,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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