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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비공개 예산 정보 무단열람 지적하는 김동연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부 비공개 예산 정보 무단열람·유출 당사자인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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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치의 흔들림이 없이 당당했다. 목소리를 높이거나 화를 내지도 않았다. 

2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경기 안양동안을)과 김동연 부총리는 '비인가 예산정보 무단 열람·유출' 의혹을 두고 뜨거운 설전을 펼쳤다. 심 의원은 자신이 제기했던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적유용 의혹에 대한 새로운 내용을 밝히거나 자신의 주장에 대한 수긍을 끌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김 부총리는 심 의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오히려 심 의원을 겨냥해 '책임 있는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다'고 꼬집기까지 했다.

김 부총리의 입장은 일관됐다. "의원님이 내려 받은 100만 건의 자료는 반납해주시라. 의원께서 합리적 의혹을 갖고 계시는 업무추진비 (문제는) 감사원에 전수조사를 요청했다. 감사 결과를 보고 따져주시고 문제가 있다면 일벌백계하겠다", 그는 심 의원과의 문답 과정 중 5차례나 이를 반복했다.

"공직자라면 들어가지 않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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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 자료 접속 시연하는 심재철 정부 비공개 예산 정보 무단열람·유출 논란의 당사자인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부의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을 통해 자료를 받는 과정을 시연하는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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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 "6번의 경로를 거쳤다고 하는데 단순한 클릭 6번이다. 경고 문구도 없었다."

김동연 : "그렇지 않다. '감사관실용'이라고 쓰여 있고 기재부 내에서도 감사관실 외에는 볼 수 없는 자료다. (중략) 공직자라면, '감사관실용'이라고 표시된 걸 봤다면, 들어가지 않으셔야죠. (우연히) 들어갔더라도 190회 이상 다운로드 받으셨다."
 
심 의원이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자신의 보좌진들이 정부의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을 통해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등을 취득한 방법을 재현한 동영상을 시연한 뒤 이어진 문답이다. 심 의원은 앞서도 '백스페이스 키를 2번 눌러서 우연히 (디브레인에) 접근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김 부총리는 "의원님께서 불법적으로 얻은 정보를 계속 말하고 계시다"라고 정면으로 맞섰다. 즉각적인 반박도 곁들였다. 심 의원이 "의원님 보좌진이 비인가 권역에 대한 자료를 뒤진 것이다"는 말에 "봐서는 안 될 자료라는 말이냐"고 묻자, "그렇다"라고 잘랐다. "강변하지 마라"는 항의엔 "강변하지 않는다"라고 맞섰다.

그가 '불법'이라는 단어를 말할 땐 한국당 의원 중심으로 "뭐야" 등의 고성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김 부총리는 물러서지 않았다.

"뻥 뚫려 있었다. 클릭만 하면 들어갈 수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인 심 의원을 향해서 "(심 의원 측) 보좌진들이 해당 시스템을 6년 간 사용했는데 과거 5년간은 20번 접속했고 금년 7월부턴 140번 접속했다"라고 지적했다. '고의적인 접근'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또 "데이터가 있고 열려 있으니 접속한 것인데 왜 범죄자로 모느냐"는 주장엔 "적법성 여부는 사법당국에서 정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마치 의원님이 국회 보직 맡고 있을 때 주말에 쓰신 것과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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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예산 사용 내역 설전에 목 축이는 심재철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부 비공개 예산 정보 무단열람·유출과 예산 사용 내역을 놓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설전을 벌인 뒤 물을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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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 "클린카드(업무추진비)는 심야시간·주말 사용은 원칙적 금지지만 업무관련성 설명하면 된다. 마치 심 의원님이 국회에서 보직을 맡고 계셨을 때 주말에 (업무추진비를) 쓰신 것과 똑같은 것이다."

심재철 : "제가 주말에 쓴 것은 특수활동비였다."

김동연 : "업무추진비도 쓰셨다. (중략) 의원님 해외출장 중에 쓰신 유류비도 같은 기준이다."

심 의원이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추궁할 때 벌어진 문답이었다. 김 부총리는 이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청와대가 심야시간과 주말·공휴일 등에 업무추진비를 '이자가야'나 '펍'으로 상호명이 된 곳에서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심 의원의 주장에 대해선 "예산집행지침에 업무관련성만 설명되면 심야시간 등에 쓸 수 있다"라면서 "말씀하신 상호들도 전수조사 결과 업종을 보면 (클린카드 사용이 제한된) '일반유흥주점'과 '무도유흥주점'이 아닌 '기타일반음식점'이었다"고 반박했다.

심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골프장운영업종에서 업무추진비 706만 원을 사용했다'고 질의했을 땐 "과기부가 과천(청사)에 있다. 그곳에 국민연금공단이 운영하는 매점이 있는데 국민연금공단이 (분류코드가) 골프운영업종으로 돼 있다. 그렇다고 과기부가 골프를 친 것인가"라며 "이런 말을 드리면 한도 끝도 없다. 그래서 명백하게 밝히고 싶어 제가 결정해서 감사원에 감사청구하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심 의원이 지난 2017년 '을지훈련' 중 청와대 직원들의 '술집' 출입, 세월호 미수습자 마지막 참배일 당시 심야시간대 고급 와인바 이용 등을 지적했을 땐, "을지훈련이라고 해서 전원이 다 벙커에 들어가서 일하지 않는다. (다른 이들은) 정상적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 사용내역의 업무내용을 보셔야지, 일방적으로 상호명이나 특정시기를 갖고 말하시는 건 한 꺼풀만 보시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심 의원은 김 부총리가 자신의 국회 부의장 당시 업무추진비 주말 사용을 지적한 것에 대해 "공개 해봐라"고 맞섰다. 그러나 김 부총리는 "공개 대상이 아니다"라며 "같은 잣대로 행정부도 봐주시고, 감사원 감사를 요구했으니 결과에 따라 엄격히 처리하겠다"라고 답했다.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다. 백번 양보하더라도 정당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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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비판 사설 들어보이는 심재철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부 비공개 예산 정보 무단열람·유출 관련해 정부를 비판한 일간지 사설을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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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의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부를 비판한 일간지 칼럼·사설 등을 들어 보이면서 "언론들도 잘못 보도했다고 생각하느냐"고 김 부총리를 압박하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이에 "(언론보도가) 잘못 보도하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라면서도 "의원님이 정확한 사실을 확인 않고 공개하는 것이 빌미가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심 의원이 이날 보도된 "야당 의원은 하루 만에 압수수색, 여당 의원은 19일 뒤에" 제목의 <조선일보> 사설을 읽으면서 사법당국의 편향적 수사를 주장했을 땐 "사법당국에 대해 심각한 모욕의 우려가 있는 말 같다. 사법당국이 공정하게 처리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마지막으로 "장관도 나와 함께 공개적으로 (정보 취득 경위에 대한)시연을 하자"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김 부총리는 "그러고 싶은 생각 없다. 비인가 영역에 들어가는 위법성을 제가 시도하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소리다"라고 단 칼에 잘랐다. 심 의원의 이어진 항의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다. 시간만 주시면 다 (말)하고 싶다. (심 의원 측 주장대로) 우연히 들어갔다고 치자. 그래도 6년씩 시스템을 활용한 분들이다. 거기에 부처 감사관실용이라고 써 있다. 백번 양보하더라도 190회 걸쳐서, 최대 100만 건 이상 다운로드받아서 공개하는 건 전혀 정당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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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비공개 예산 정보 무단열람 놓고 설전 벌이는 심재철-김동연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부 비공개 예산 정보 무단열람·유출과 예산 사용 내역을 놓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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