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방탄소년단은 명실상부한 '케이팝의 일인자'다. 그리고 이들은 케이팝 씬을 넘어, 미국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 LOVE YOURSELF 轉 'Tear' >는 빌보드 메인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고, 타이틀곡 'Fake Love'는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 10위까지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이제는 존 레전드나 존 시나(!) 같은 스타들도 이들의 팬을 자처하고 있다. 멤버들끼리 '언젠가 꼭 이루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던 일들이 실제로 이루어진 셈이다.

8월 24일, 방탄소년단이 신보 < LOVE YOURSELF 結 ANSWER >를 들고 돌아왔다. 'LOVE YOURSELF' 시리즈의 마지막 앨범이자 전작의 리패키지 앨범으로, 타이틀곡 'IDOL'을 포함한 7개의 신곡이 새로 수록되었다.

타이틀곡 'IDOL'은 티저 영상 발표 당시부터 그 독특함 때문에 화제가 되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더욱 튄다. 'Fake Love'의 비장한 분위기에서 완벽하게 전환했다. 대중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곡의 국적을 굳이 정의하기 어렵다. 미국 랩퍼 니키 미나즈(Niki Mijnaj)가 피처링한 버전까지 들으면 더욱 그렇다.

'얼쑤 좋다' 등 우리 음악의 추임새까지 등장

난해할 정도로 포개진 이미지들은 분명히 예상 밖의 것이다. 부채와 정자, 아프리카 전통 춤과 사자놀이, EDM과 아프리칸 리듬, 'NOT TODAY'를 연상케 하는 대형 군무, 꽹과리 소리 등 수많은 요소가 혼재되어 있다. '얼쑤 좋다' '덩기덕 쿵더러러러' 등 우리 음악의 추임새까지 등장한다.

케이팝 그룹의 앨범을 제작하고 기획하는 과정에서 해외 시장에 대한 고려는 필수다. 방탄소년단처럼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그룹이라면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타이틀곡인 'IDOL'만큼은 굳이 현지화의 강박에 빠지지 않았다. 진입 장벽을 다소 높이더라도, 자신있다는 태도의 발현일까. RM의 가사에서도 이들의 자신감은 여과없이 드러난다.


'You can call me artist You can call me idol 아님
어떤 다른 뭐라 해도 I don't care I'm proud of it'
- 'IDOL' 중


RM은 이번 앨범의 발표를 앞두고, "축제는 시작됐다. 즐겨달라"고 말했다. 일단 방탄소년단의 팬인 '아미'들의 축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선주문량은 150만장을 돌파했고, 'IDOL' 뮤직비디오의 조회수는 4시간 16분 만에 1000만뷰를 돌파했다.

신곡 중에는 멤버들의 솔로곡이 많다. 'Euphoria'는 정국, 'Trivia 起 : Just Dance'는 제이홉, 'Trivia 轉 : Seesaw'는 슈가의 몫이다. 신보 발매 전 먼저 공개된 'Epiphany'는 맏형인 진의 노래다. 서브보컬인 진의 보컬은 팀 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 곡에서는 그의 미성이 충분히 빛을 발하고 있다. 지민의 'Serendipity'도 완곡 분량으로 새롭게 실렸다.

수려한 퓨처 베이스 사운드의 'Euphoria'가 보여주듯, 이번 앨범 역시 일렉트로니카의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Save Me'(2016)의 도입부를 살짝 비튼 'I'm Fine'도 재미있다. 드럼 앤 베이스(Drum & Bass)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질 만한 비트다.

CD 1 수록곡들의 가사를 유심히 듣고 있으면 콘셉트 앨범의 성향이 강하다. 트랙과 트랙이 유기적으로 작용한다. 초반부, 'DNA'에선 '영원히 함께니까'를 외치지만, '전하지 못한 진심'에서는 무너진 모래성 앞에서 울고 있다. 트랙 후반부 'Epiphany'에서는 사랑에 함몰되어 보지 못 했던 '나'를 찾기 시작한다. 감정의 롤러코스터는 'LOVE YOURSELF 結 Answer'를 가득 채운 긍정의 정서로 마무리된다.

시작의 처음부터 끝의 마지막까지 해답은 오직 하나'
왜 자꾸만 감추려고만 해 네 가면 속으로
내 실수로 생긴 흉터까지 다 내 별자린데'
- 'Answer: Love Myself' 중

'진정한 사랑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LOVE YOURSELF' 시리즈는 '진정한 사랑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메시지와 함께 끝을 맺었다. 이제 막 신보가 발표된 상황에 이르긴 하지만, 방탄소년단이 다음 앨범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고 올지 궁금해진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8월 25, 26일 잠실 공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월드 투어에 돌입한다. 투어의 규모가 여느 팝스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미국,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일본 등 다양한 나라의 팬들을 만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