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을 하루 앞둔 24일. 송영길, 김진표, 이해찬(기호 순) 세 후보의 '줄줄이'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전날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공중파 TV토론이 취소된 터라, 사실상 당권주자들의 마지막 메시지 전달의 장이었다.

[방어] 이해찬-김진표의 '경제 실패' 변호 "일관된 추진 중요"

특히 이해찬, 김진표 후보에게는 고용 쇼크 및 야권의 소득주도성장론 공세 등 위기를 맞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두 후보는 입을 모아 일부 야권의 정책 실패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본 (경제정책) 방향은 잘 가고 있는 것 같다. 기본 방향을 잘 담는다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보조적 보완을 해나가야 한다. 한 가지 정책으로 줄곧 가는 것은 안 된다"라면서 '기조 유지, 차후 보완'으로 요약되는 정부 기조와 결을 같이 했다.

야권의 공세에 대해서도 "고용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최저임금, 소득주도성장론에 매몰되지 말고) 다각도로 파악해야한다"라면서 "혁신성장이라는 것은 효과가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 한참 후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경제의 잠재력을 올리는 쪽으로 가야한다. 조기에 경제가 회복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김진표 후보 또한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야당 일각에서는 (소득주도성장론의) 부작용을 확대해 정책을 폐기하라고 하는데, 옳지 않다"라면서 "소득주도성장은 일관되게 추진해 성과가 날 때까지 진행하면서 현장에서 (문제를) 보완해 나가야 한다. 야당의 소득주도성장 폐기 주장은 문재인 정부 흔들기로 밖에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다만 야권과의 '경제 협치'를 강조하며 이해찬 후보의 과거 '보수 궤멸론'을 다시 꺼내들었다. 그는 "여소야대 상태에서 임기를 마무리해야 하는 운명을 가진 당 대표가 자꾸 야당을 궤멸, 혁파의 대상으로 느끼게하는 언동을 해선 안 된다"라면서 "야당을 경제 살리기의 경쟁적 동반자로 생각하고 야당의 합리적 주장은 받아들이는 당 대표가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판세] '역전' 김진표-송영길, '탕평' 이해찬

송영길 : "두 분 선배님들 원로로 잘 모시고, 젊고 역동적인 세대가 당을 맡아 대통령과 함께 한반도 평화경제 시대를 열겠다."

김진표 : "전해철, 최재성 의원을 비롯해 많은 의원들이 저를 적극 지지하는 의원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해찬 : "탕평인사는 당연한 것이다. 이전에 당 대표가 됐을 때 정성호 의원이 당시 경쟁 후보의 대변인이었다. 당선이 되자마자 정 의원을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한 번도 편향된 인사를 해본 적 없다."

'이해찬 대세론'을 겨냥한 송영길, 김진표 두 후보의 역전론은 선거 막판까지 이어졌다. 김진표 후보는 특히 권리당원 투표율이 상승한 점을 강조하면서 "권리당원에서 만든 지지세로 제게 좋은 성과가 있지 않을까"라고 예측했다. 친문 성향이 짙은 권리당원들의 표심이 자신에게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김 후보는 또한 전해철, 최재성 의원 등 당내 친문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의원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대의원 투표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고 앞설 수 있다"라면서 "두 개(권리당원과 대의원 여론)를 종합하면 일반 여론조사 비중은 10%에 불과하기 때문에 제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송영길 후보는 '친문(김진표)vs친노(이해찬)' 경쟁 구도를 강조하면서 자신을 "사심 없이 문재인 대통령을 지킬"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적어도 민주당 대의원들은 지역위원장들의 오더(명령)를 받고 찍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김진표, 이해찬 후보 간 세력, 계보 싸움 목도한 대의원 동지들이 당 송영길을 지켜줄 것이다. 믿고 호소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이해찬 후보는 당선 후 '탕평'을 약속했다. 경쟁 후보 진영이라 하더라도 인사에서 배제하지 않겠다는 공언이었다. 이 후보는 "당 조직에서도 (이해찬 지도부는) 인사를 균형 있게 잘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탕평인사는 조직 운영의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인천 찾는 송영길, 서울 머무는 김진표·이해찬

송영길 : "이 정도 잡음도 없으면 너무 적은 것 아닌가. 공방을 한다는 것 자체가 송영길이 치고 올라간다는 방증이다. 생각하자면 부당한 부분이 많지만 많이 참고 있다. (갈등을) 절제하며 경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해찬 : "4번째 참여한 전당대회다. 예전에는 계란도 던지고 구두도 던지고 몰골 사나운 모습도 있었다. 지금은 후보 간 그런 (모습) 전혀 없고 캠프 사이 공방인데 이것도 없으면 아무도 전당대회 하는 줄 모를 거다."

전당대회 초반부터 막판까지 이재명 경기도지사 거취 논란과 이 후보의 '건강이상설' 제기 등 캠프 간 네거티브 공방이 과열된 것에 대한 두 후보의 대답이었다. 오는 25일로 다가온 최종 무대. 세 당권주자들은 디데이 하루 전, 마지막 지지세 모으기에 전념할 계획이다.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을 방문하는 송 후보는 "제 지역을 못 챙겼다. 내일 대회 연설을 앞두고 300여 명의 중앙대의원들과 같이 점검하는 논의를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와 이 후보는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막바지 전당대회 준비를 마칠 예정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서울로 지역의 (전당대회) 분위기가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콘텐츠(내용)를 중심으로 준비를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