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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중간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중간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 CB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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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협상 진행 과정에 있는 북한을 향해 "제재를 빨리 풀고 싶지만 핵무기부터 제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북 제재를 "강도적 제재 봉쇄"라고 비난한 데에 점잖게 응수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동부시각으로 21일 웨스트버지니아주 찰스턴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대북) 제재를 풀지 않았다, 우리는 엄청난 제재를 가하고 있다"라며 "나는 제재를 빨리 풀고 싶지만, 우리는 핵무기부터 없애야(get rid of)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핵무기를 없애야 한다, 핵무기를 없애야 한다"라고 반복했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는가, 일이 잘 풀릴 수 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비핵화협상을 긍정적으로 전망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대화국면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간접적으로 거친 언사를 주고받았던 일을 상기시켰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을 모욕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당시에 했던) 말을 하지 않겠다"라며 "엘튼 존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신이 엘튼 존의 노래 '로켓맨'을 빌어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 부르고 전쟁 위기 직전까지 치달았지만, 지난 5개월 간 북한과의 관계가 급진전된만큼 앞으로 더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를 욕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말하지 않겠지만, 저 뒤에 있는 가짜뉴스들은 '그(김정은 위원장)가 우리와 전쟁을 하려 한다' '그는 미쳤다' '이 녀석도 미쳤고 우리 대통령도 미쳤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북한과의 비핵화협상에 비판적인 주요 언론들을 '가짜뉴스'라 칭하면서 불만을 터트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개월간 북한에 대해 '한국전쟁 종전' '북한 경제 발전 지원' 등 유화적인 언급을 내놨지만 UN 안보리 대북 제재나 미국의 독자제재를 완화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미국 재무부는 최근 UN 제재를 위반해 북한과 거래한 중국과 러시아 기업에 대한 독자 제재를 취하는 등 대북 제재의 고삐를 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제재를 빨리 풀고 싶다'고 한 것은 비록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것이지만,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이뤄지면 제재완화가 보상으로 주어질 것이라고 공언한 것이기도 하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 시찰 때 미국을 "강도적 제재 봉쇄로 우리 인민을 질식시켜 보려는 적대 세력들"이라고 비난한 데에 대한 반응으로도 보인다. 미북 정상이 미디어를 통한 간접대화로 비핵화협상의 조건을 주고 받고 있는 셈이다.



태그:#트럼프, #대북제재, #강도적,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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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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