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8연패 탈출 지난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2-10로 승리를 거둔 LG 트윈스의 투수 정찬헌과 포수 유강남이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 LG 8연패 탈출 지난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2-10로 승리를 거둔 LG 트윈스의 투수 정찬헌과 포수 유강남이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 연합뉴스


끈질긴 것도 이 정도면 능력인 모양이다. LG가 끝내 5위 자리를 지켜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LG트윈스는 16일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3방을 포함해 장단 15안타를 터트리며 14-3으로 대승을 거뒀다. 56승 1무 59패가 된 LG는 6위 삼성 라이온즈에 1경기 앞서는 5위 자리를 지키며 아시안 게임 휴식기를 맞게 됐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탈락한 차우찬이 5.1이닝 5피안타 6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약 두 달 만에 시즌 8승째를 챙겼고 '불펜 알바'를 뛴 임찬규는 3.2이닝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루키 시즌 이후 7년 만에 세이브를 챙겼다. 그리고 후반기 부진을 면치 못했던 타선은 마지막 2경기에서 27득점을 폭발했는데 그 중 안방마님 유강남은 AG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며 최고의 타격감을 뽐냈다.

청소년 대표 출신의 포수 유망주, 상무 전역 후 1군 붙박이로 활약

초등학교 시절 외야수로 야구를 시작한 유강남은 서울고 진학 후 본격적으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서울고 3학년 때는 청소년대표에 선발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매서운 방망이 솜씨에 비해 포수로서의 경험과 기본기는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유강남은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7라운드(전체50순위)라는 기대보다 낮은 순번으로 LG에 지명됐다.

지명 순위가 낮아 대학 진학도 고려했던 유강남은 고민 끝에 프로 진출을 결정했고 입단 첫 해부터 퓨처스리그에서 89경기에 출전하며 착실히 경험을 쌓았다. 물론 1군에는 조인성이 있었기 때문에 1군 출전 기록은 3경기에 불과했지만 퓨처스리그에서는 팀 내 최고의 포수 유망주 김태군(경찰 야구단)보다 많은 경기에 출전했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빨랐다.

유강남은 2012년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전에서 전 해 1,2군 도루왕에 올랐던 오재원과 허경민의 도루를 저지하며 강견을 뽐냈다. 하지만 정작 시즌이 들어가자 LG는 전략적으로 김태군을 주전포수로 출전시켰고 유강남은 퓨처스 리그에서조차 타율 .205 2홈런10타점으로 부진했다. 결국 유강남은 프로 입단 후 2년 동안 1군에서 16경기만 출전한 채 상무에 입대했다.

유강남은 상무 입대 후 팔꿈치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오르며 2년 동안 92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군 복무 기간 동안 재활 과정을 밟을 수 있던 것은 유강남에게는 큰 행운이었다. 2015년 건강하게 팀에 복귀한 유강남은 그 해 최경철을 제치고 LG의 주전포수로 활약하며 126경기에서 타율 .272 8홈런 37타점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LG는 2015 시즌이 끝난 후 FA시장에서 포수 정상호를 영입했다. 정상호는 강민호(삼성)나 양의지(두산 베어스) 같은 거물급 포수는 아니지만 SK 왕조 시대 박경완을 보좌했던 선수로 유강남에게는 분명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유강남은 2016 시즌에도 주전 자리를 지키며 타율 .266 8홈런 47타점을 기록했다(공교롭게도 정상호는 LG 이적 첫 해 부상으로 77경기에서 타율 .182로 부진했다).

7월부터 다시 살아난 타격감, 생애 첫 100안타도 눈 앞

2016년을 기점으로 '주전 유강남-백업 정상호'의 구도를 구축한 LG는 작년 시즌에도 유강남에게 안방을 맡겼다. 그리고 안정적인 주전 자리를 보장 받은 유강남은 118경기에서 타율 .278 17홈런66타점으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주로 8번 타순에 서는 경우가 많았지만 상황에 따라 6번 타순에서 활약할 정도로 포수로서 뛰어난 타격 재능을 발휘했다.

작년보다 85%가 인상된 1억8500만 원에 2018년 연봉계약을 체결한 유강남은 LG뿐 아니라 KBO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안방 마님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풀타임 4년 차를 맞아 공수에서 안정을 찾아야 하는 유강남은 올 시즌 기복을 보이기 시작했다. 4월까지 타율 .340 8홈런 21타점을 기록하며 또 한 번 업그레이드되는 듯했던 유강남은 5월 한 달 동안 타율 1할 대에 허덕이며 성적이 추락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주전포수' 유강남을 꾸준히 기용했고 7월부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유강남은 8월에도 맹타를 휘두르며 류중일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특히 최근 7경기 중 5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2홈런 7타점으로 시즌 초반의 타격 컨디션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6월 중순 .237까지 떨어졌던 시즌 타율도 .292까지 끌어 올렸고 17개의 홈런은 유강남의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이기록이다.

유강남은 16일 SK와의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최고의 타격감을 뽐냈다. 4회 세 번째 타석에서 불펜 등판한 앙헬 산체스를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터트린 유강남은 5회에도 윤희상으로부터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추가했다.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4타수3안타4타점2득점. 지친 LG에게는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매우 반갑지만 타격에 물이 오른 유강남에게는 휴식기가 아쉽게 느껴질 수 있을 정도로 최근 방망이가 뜨겁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 마지막 3경기에서 7안타를 몰아친 유강남은 시즌 98안타로 생애 첫 세 자리 수 안타에 2개 만을 남겨두게 됐다. 시즌 100안타는 흔한 기록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매 경기 출전하기 힘든 포수에게는 결코 쉬운 기록이 아니다(작년에도 시즌 100안타 포수는 리그 전체에서 강민호 한 명 뿐이었다). 하지만 유강남에게 올 시즌 생애 첫 100안타보다 더 큰 목표는 LG의 가을야구 진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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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LG 트윈스 유강남 AG휴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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