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대한 서울의 '승리 DNA'가 빛을 발한 경기였다. 서울은 15일 오후 7시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 1 2018' 23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안델손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2-1의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서울은 리그에서 올시즌 처음으로 3연승의 신바람을 달리면서 6위로 올라섰다. 반면 수원은 최근 2연패로 인해 4위 울산과 승점 동률을 기록한 데 이어 5위인 포항과 6위 서울의 거센 도전을 받게 되었다.

후반전 보여준 서울의 뒷심이 가져온 승리

전반전의 퍼포먼스는 수원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사리치-조원희가 포진한 중원으로 경기 장악력이 뒷받침 된 수원은 서울과의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로 인해 송진형-신진호-김원식이 버틴 서울의 중원은 공격 전개에서 매끄럽지 못한 모습이었고 상대의 압박에 고전했다.

첫 골 넣은 데얀, 겸손한 세리머니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크 1'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경기. 첫 골을 넣은 수원 데얀이 손을 모으고 있다.

▲ 첫 골 넣은 데얀, 겸손한 세리머니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크 1'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경기. 첫 골을 넣은 수원 데얀이 손을 모으고 있다. ⓒ 연합뉴스


이를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한 수원은 전반 4분 데얀의 선제골까지 나오며 기분좋게 경기 주도권을 가져갔다. 여기에 사리치의 패스웍이 돋보이는 모습이 보였다. 사리치를 중심으로 유주안, 염기훈, 데얀 등이 매끄러운 공격 전개가 이어지면서 전반전은 수원이 압도하였다.

하지만 서울은 역습 한방으로 후반전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후반 3분 코너킥 상황에서 수원 곽광선이 트래핑 미스한 볼을 신진호가 가로채 역습으로 이어가다 고요한에게 정확하게 패스를 연결해줬고, 이를 고요한이 마무리 지으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경기 주도권을 가져온 서울은 빠른 템포의 공격 전개를 선보이면서 후반전 경기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다. 고요한과 에반드로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이 있었지만 전반전에 비해 확연히 달라진 서울의 공격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번개같은 역습으로 동점골 넣은 고요한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크 1'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경기. 서울 고요한이 동점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 번개같은 역습으로 동점골 넣은 고요한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크 1'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경기. 서울 고요한이 동점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1-1 동점이 되자 수원 서정원 감독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하지만 전반전에 비해 공격의 파괴력은 약해진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수원의 공격을 실점 없이 넘긴 서울은 후반 종료 직전 안델손이 고요한의 헤딩 패스를 받아 결승골로 연결시키며 극적인 승리를 이뤄냈다.

서울의 승리를 이끈 건 고요한과 안델손 두 선수였다. 두 선수는 지난달 22일 인천과의 원정경기에서 가벼운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둘의 궁합이 공격에서 상당히 잘 맞는 모습을 보여주며 서울의 공격을 이끌었다. 결과적으로 두 선수가 절박한 상황에 놓인 팀을 후반전에 구해내며 극적인 승리를 가져오는 데 큰 역할을 수행했다.

환호하는 안델손 뒤로 울리는 휘슬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크 1'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경기. 헤딩슛으로 골망을 흔든 뒤 환호하고 있는 서울 안델손 뒤로 주심이 파울을 선언하는 휘슬을 불고 있다.

안델손의 헤딩골은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 환호하는 안델손 뒤로 울리는 휘슬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크 1'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경기. 헤딩슛으로 골망을 흔든 뒤 환호하고 있는 서울 안델손 뒤로 주심이 파울을 선언하는 휘슬을 불고 있다. 안델손의 헤딩골은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 연합뉴스


역전패한 수원, 월드컵 이후 부진에 부담 커져가고...

수원은 월드컵 휴식기 이전까지 2위를 달리는 데다 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에 오르는 등 좋은 성적을 보였다. 그러나 수원은 월드컵 휴식기 이후에도 달라지지 못하고 부진한 모습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7월 7일 제주와의 경기 2-3패배를 시작으로 서울과의 경기 1-2 패배까지, 9경기에서 무려 4패를 기록하는 등 심상치 않은 부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전력보강을 허투루 한 것도 아니었다. 수원은 박종우와 한의권을 비롯해 사리치까지 영입하는 등 즉시 전력감을 골고루 영입했다. 하지만 문제는 9경기 중 2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경기에서 매경기 실점이 이어지면서 승리를 가져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후반 30분 이후 실점하는 빈도가 늘어나는 등 경기 막판 수비 집중력에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7일 제주와의 경기에선 후반 42분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해 패했고, 지난 4일 상주전에서도 후반 32분 윤빛가람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그리고 지난 울산전에 이어 서울과의 경기 모두 후반 30분 이후 결승골을 헌납하면서 승점을 잃었다.

여름에 상당히 강한 면모를 보이는 데얀의 득점이 터진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수비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다 보니 좋았던 전반기의 흐름이 꼬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수원의 부진은 리그에서의 순위 경쟁도 물론이지만 다가오는 전북과의 ACL 8강전을 생각했을 때 큰 우려를 가져다주기에 충분하다. 전북 역시 월드컵 휴식기 이후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데다 최근에는 주축선수들의 아시안게임 차출 등이 겹치면서 8월에만 2패를 기록하고 있다.

슛하는 한의권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크 1'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경기. 수원 한의권이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 슛하는 한의권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크 1'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경기. 수원 한의권이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어찌 보면 수원에겐 ACL에서 전북에게 설욕할 기회를 잡았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북의 공격진을 봤을 때 수원의 현 수비력으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올시즌 전북에게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공격진에 2경기에서 5골을 허용했던 점을 생각하면, 최근의 부진으로 팀 분위기가 다운될 경우 수원의 ACL 4강 진출은 상당히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수원이 앞으로 치를 전남-제주와의 경기가 상당히 중요하다. 두 팀 모두 최근 페이스가 떨어진 모습을 보이는데, 수원은 해당 팀들을 상대로 승리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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