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 백종원의 골목식당 >MC를 맡고 있는 김성주, 조보아, 백종원

SBS < 백종원의 골목식당 >MC를 맡고 있는 김성주, 조보아, 백종원 ⓒ SBS


SBS 금요 심야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지난 2015년 시작된 <백종원의 3대천왕> <백종원의 푸드트럭> 등의 뒤를 잇는, 이른바 'SBS 백종원 시리즈'의 세 번째 프로그램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분은 시청률 5.4%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경쟁 상대인 MBC <나 혼자 산다>가 기록한 9.7%에 비하면 다소 낮은 편이지만 <골목식당>은 화제성 측면에선 웬만한 프로그램 이상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세 번째 백종원 시리즈'... 횟수 거듭할수록 관심 집중

앞서 진행되었던 <3대천왕>, <푸드트럭> 등 역시 꾸준한 인기를 얻긴 했지만 대세 예능이 되기엔 뭔가 부족했다. 2년 가까이 방영된 <3대천왕>은 잦은 방영일, 시간 변동의 어려움을 겪은 데다 맛집 소개, 연예인 초대손님들의 먹방으로 채워지다 보니 여타 프로그램에서 흔히 봐왔던 익숙한 그림이 반복되었다. 창업 컨설팅 형태로 전환된 <푸드트럭>은 국내 여건상 실제 운영시 각종 제약이 뒤따르는 소재라는 점에서 한계를 노출했다.

이렇다보니 백종원 대표를 앞세운 세 번째 기획인 <골목식당>으로의 전환에 대해 일부 시청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마치 장사가 잘 안 돼서 업종을 바꾸는 식당 같았기 때문이다. 장사 잘 안 되는 이른바 '쪽박집'을 '대박집'으로 탈바꿈시킨다는 취지도 오래전 MBC <일밤: 신동엽의 신장개업> 같은 프로그램에서 이미 목격했던 내용이었다. 이렇다 보니 <골목식당>에 대한 기대감은 솔직히 높지 않았다. 그런데 예상을 깨고 <골목식당>은 방영 횟수를 더할 수록 시청자들의 관심은 더욱 집중되고 있다.

백종원 대표의 진심 어린 당근-채찍 병행

 SBS < 백종원의 골목식당 >을 이끄는 백종원 대표는 문제 식당 업주에 대해선 따금한 질책을 마다하지 않는다.

SBS < 백종원의 골목식당 >을 이끄는 백종원 대표는 문제 식당 업주에 대해선 따금한 질책을 마다하지 않는다. ⓒ SBS


<골목식당>이 화제몰이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에는 몇 가지 이유를 손꼽을 수 있다. 먼저 백종원 대표의 당근과 채찍이 병행된 조언과 해결책 제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랜 기간 시행착오를 겪었던 요식업계의 대표적인 CEO 답게 양식, 중식, 한식 가릴 것 없는 전천후 업종에 대한 맞춤식 조언은 프로그램에 참가한 업주 및 시청자들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제공한다.

최근 방영 중인 인천 신포시장 편에선 예비 장모+사위가 운영하는 '덴돈집'에 대해선 '제2의 백종원'을 써도 된다면서 칭찬과 함께 추가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노력에 비해 결과물(음식의 맛)이 아쉬움을 주던 '꼬마김밥집'에선 현실적인 해결책(고두밥 대신 진밥 선택)을 제시하며 향후 기대감을 높여줬다.

반면 시청자들에게 '이 프로그램의 빌런(악당)'이란 평가를 받는 문제의 식당들에 대해선 냉혹한 질책도 거침없이 퍼붓는다. 일부 "악마의 편집 아니냐?"는 지적도 없진 않았지만 프로그램 속 몇몇 식당은 요리에 대한 성의 부족, 미흡한 위생상태, 업주의 고집 등이 결합되면서 보는 입장에선 분노를 유발한다.

직접 현장에서 목격하는 백종원 대표의 입장은 언제나 단호하면서 거침없다. 단순히 프로그램의 재미를 키우기 위한 억지스런 독설이 아닌, 수십년간 요리를 연구하면서 스스로 터득한 음식에 대한 신념이 반영되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백대표의 조언을 무시하고 자신의 주장만 고집하는 식당 주인을 통해 분노한 시청자들은 "좋은 식당은 단순히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부족함을 보완하고 성심성의것 요리를 만드는 업소"라는 또 다른 배움을 얻어 나간다.

"식당 판독기" 조보아의 표정

 SBS < 백종원의 골목식당 > 의 한 장면.  프로그램 속 조보아의 얼굴 표정은 시청자들에게 "식당 판독기"로 인식되고 있다.

SBS < 백종원의 골목식당 > 의 한 장면. 프로그램 속 조보아의 얼굴 표정은 시청자들에게 "식당 판독기"로 인식되고 있다. ⓒ SBS


<골목식당>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건 백종원, 김성주와 함께 MC로 등장하는 배우 조보아의 표정이다. 지난 3월말 방영분부터 등장한 그녀에 대해선 애초 기대감이 높진 않았다. 으레 "인기 배우의 예능 얼굴 비추기" 정도겠거니 생각했지만 조보아는 예상을 넘어선 존재감을 드러내며 프로그램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정말 음식을 맛있게 만들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장님들에 대해선 유쾌한 웃음을 아끼지 않는다. 반면 문제 식당이 등장할 땐 실망감을 여과없이 얼굴 표정으로 드러낸다. 여타 프로그램 속 출연 연예인의 불쾌한 표정은 자칫 오해를 불러낼 수도 있겠지만 조보아 만큼 예외다. 시청자들은 맛, 성의, 위생 등 모든 면에서 부족한 데다 백 대표가 제시하는 해결 방안조차 무시하는 일부 업주에 대한 분노를 조보아의 얼굴이 대신 표현하고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골목식당> 속 조보아의 표정은 "식당 판독기"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시청자는 좋은 식당 vs. 문제 많은 식당을 구분하며 프로그램 시청에 큰 도움을 얻는다. 특히 지난 10일 방영분은 조보아의 또 다른 능력을 발견해낸 의미 있는 내용을 제공했다. 조보아는 불과 1주일 배운 요리 솜씨로 14개월 운영한 타코야끼 사장님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해 놀라움을 선사했다. 최근 MBC 주말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로 호평을 받은 조보아로선 고정 예능 첫 도전작 <골목식당>을 통해 시청자들의 호감을 높이고 사랑도 받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은 셈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백종원 골목식당 조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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