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 에메리 신임 감독 에메리 감독이 맨체스터 시티와의 개막전에서 아스널 데뷔전을 치른다.

▲ 아스널 에메리 신임 감독 에메리 감독이 맨체스터 시티와의 개막전에서 아스널 데뷔전을 치른다. ⓒ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


아르센 벵거 감독이 정들었던 22년의 아스널 생활을 마감하고 결국 이별했다. 1996년부터 22년간 팀을 지휘하며 아름다운 축구로 팬들을 사로잡았고, 아스널의 황금시대를 열었다. 2003-04시즌에는 역사적인 프리미어리그 무패 우승의 신화를 써냈으며, 2006년 애쉬버튼 그로브(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건설을 위해 긴축 재정 속에서도 팀을 상위권으로 유지시키는 등 아스널에 모든 열정을 쏟았다.

하지만 세월을 거스를 수 없었다. 벵게 체제의 아스널이 2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하자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결국 아스널은 40대의 비교적 젋은 우나이 에메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아스널, 여름 이적시장서 활발한 영입 행보

에메리 감독은 스페인 라 리가에서 잔뼈가 굵다. 알메리아, 발렌시아, 세비야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해외에서는 러시아의 스파르타크 모스크바,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맹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프리미어리그는 첫 번째 도전이다.

사실 수많은 시행착오가 예상된다. 벵거가 아스날 내에서 행사하는 영향력은 막대했다. 모든 게 벵거 중심으로 돌아갔다. 체질 개선을 꾀하려면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아무래도 당장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그럼에도 새롭게 판을 짜야 하며, 최소한의 성과는 만들어야 한다. 아스널은 3년 만에 빅4 진입을 통해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따내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다.

아스널은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스쿼드 보강에 열을 올렸다. 월드 클래스에 가까운 영입은 아니지만 제법 알짜배기로 채워졌다.

확실한 믿음감을 주지 못한 골키퍼에 베른드 레노를 레버쿠젠에서 수혈했다. 페트르 체흐와 경쟁 구도를 예상할 수 있다. 수비는 소크라티스 파파스토풀로스, 슈테판 리히트슈타이너를 추가했다. 센터백 로랑 코시엘니의 장기 부상을 메움과 동시에 주전 오른쪽 풀백 엑토르 베예린을 뒷받침 할 수 있게 됐다.

허리도 강화했다. 루카스 토레이라, 마테오 귀엥두지가 아스널에 합류했다. 특히 토레이라는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루과이 대표팀으로 뛰어난 활약을 선보인 바 있다. 하얀 캉테라는 별명답게 볼 소유권을 되찾는데 능하고, 수비 라인 보호와 뛰어난 위치 선정, 중원에서 원활하게 볼을 배급하는데 능하다. 귀엥두지는 나이가 어리지만 이번 프리시즌 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중앙 미드필더다.

잭 윌셔, 루카스 페레스가 웨스트햄으로 떠났고, 칼럼 체임버스는 풀럼으로 임대됐다. 세 명 모두 아스널에서 즉시 전력감으로 보긴 어려웠다. 실질적으로 이렇다 할 전력 누수가 없었다.

에메리, 아스널서 보여줄 축구는?

에메리 감독은 다른 EPL 빅6에 비해 비교적 오랫동안 프리 시즌을 준비했다. 특히 2018 러시월드컵 4강에 오른 아스널 소속 선수는 대니 웰벡(잉글랜드)에 불과했다. 아무래도 선수들의 프리 시즌 조기 합류가 가능했고, 조직력을 맞출 시간이 길었다.

아스널은 프리시즌 평가전에서 3승 2무를 기록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1-1무/ 승부차기 패), 첼시(1-1무/ 승부차기 승)와 비겼으며, 보어햄 우드(8-0승), 파리 생제르맹(5-1승), 라치오(2-0승)에 승리를 거뒀다.

에메리 감독은 4-2-3-1과 4-3-3 포메이션을 주로 가동했다. 벵거 감독처럼 아름다운 축구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볼 점유율을 높이는데 초첨을 두고, 공격 지향적인 방식은 동일하다.

하지만 벵거 감독과 다르게 디테일한 세부 전술을 지시한다. 골키퍼부터 후방 지역에서 빌드업을 진행하며, 압박의 강도가 비교적 높다. 상대 진영에서 라인을 끌어 올려 압박을 가한다. 그동안 아스널의 가장 큰 아쉬움은 압박에 있었다. 이도저도 아닌 느슨한 벵거식 압박 전술은 결코 상대 팀에 위협이 되지 못했다.

에메리 감독은 지난 10일(한국시각)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스타일은 경기를 주도하고, 공의 위치를 우리가 컨트롤하는 것"이라며 "공간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전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의 공존도 실험했다. 라카제트가 최전방에 포진할 경우 오바메양은 2선의 왼쪽에서 뛰었다. 특히 프리시즌에서는 귀엥두지, 스미스 로우 등 유망주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 시즌보다 더욱 두툼해진 스쿼드로 다양한 운용이 가능해졌다.

아스널은 오는 13일 홈구장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최강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2018-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개막전을 치른다.

맨시티는 올 시즌 역시 강력한 우승 후보다. 1주일 전 커뮤니티 실드에서 다비드 실바, 라힘 스털링, 케빈 데 브라이너 등이 빠졌지만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며 첼시를 가뿐하게 제압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아스날보다 맨시티로 기울지만 에메리의 아스널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1라운드부터 이변을 일으킨다면 시즌 초반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올 시즌 아스널이 한 단계 도약하려면 수비 불안, 원정 성적, 강팀과의 경기력 향상 등이 해결되어야 한다. 아스널은 지난 시즌 원정에서 4승 4무 11패에 머물렀다. 수비진은 38라운드를 치르면서 51실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빅6와의 상대 전적에서 1승 3무 6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다를까. 우승 후보 맨시티전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보여줄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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