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FC서울이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하기 위해선 FA컵 우승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서울의 희망은 16강에서 끝나버렸다. 서울은 8일 저녁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하나은행 FA컵 16강'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 1-2로 패하며 16강에서 탈락했다. 한편 리그 1위인 전북 현대도 아산 무궁화에 덜미를 잡혀 16강에서 탈락했다.

이렇게 해서 서울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16강에서 탈락했는데 공교롭게 2시즌 연속 홈에서 16강 탈락이란 불명예를 떠안았다. 그리고 올시즌 FA컵 16강 탈락은 서울에겐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FA컵은 서울의 마지막 희망, 그러나...

올시즌 K리그 1은 전북 현대의 독주속에 2위인 경남 FC부터 9위인 상주 상무까지 촘촘한 승점차 속에 치열한 중상위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경남과 수원이 각각 승점 39점과 36점을 차지하며 2, 3위로 앞서나가는 가운데 4위 울산 현대를 시작으로 9위 상주까지 승점차가 정규리그 12경기를 남긴 가운데 6점차에 불과해 언제든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이 크다.

상주에 다득점에서 앞서 승점 26점으로 8위를 달리고 있는 서울역시 순위 상승에 희망을 걸어볼 법 하지만 올 시즌 서울이 보여주는 모습으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연승을 거둬 승점을 차곡차곡 쌓아 순위 상승을 노려야 하는 서울이지만 문제는 연승가도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오히려 승점을 잃는 경우가 잦아졌다. 순위는 계속 8~9위를 맴도는 모습이며 리그 3위를 통해 ACL 진출권을 획득하기는 커녕 상위스플릿 진출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기에 서울이 현실적으로 ACL 진출을 노릴 수 있는 방법은 FA컵이었다. 실제로 서울은 2015 시즌 리그 4위를 기록했으나 FA컵 우승을 기록하며 다음 시즌 ACL에 진출했던 적도 있었다. 여기에 단판승부라는 변수도 있어 서울이 조금만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대회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시즌도 FA컵 조기탈락이었다. 32강 경남에 이어 16강 제주까지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 계속 승부를 펼쳐야 했던 서울은 32강에선 승부차기 끝에 경남을 꺾고 16강에 올랐지만 끝내 16강의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특히 서울은 제주를 리그 21라운드 경기에서 3-0으로 물리쳤지만 그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더구나 빡빡한 일정 속에 선수들의 체력도 이미 바닥난 상황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결승골을 허용해 패한지라 그 충격은 더욱 클 전망이다.

FA컵 탈락은 다음시즌 서울의 ACL 진출 희망을 꺾어버린 셈이다. 제주와의 경기 후 이을용 감독대행은 리그가 남아있다고는 했지만 올 시즌 서울이 리그에서 보여준 결과물이나 8월 한달간 서울이 상대해야할 상주-수원-전북-포항-울산 모두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팀들이기 때문에 희망을 걸기엔 쉽지 않다.

또다시 실패로 귀결된 3백 포메이션

이을용 감독대행이 월드컵 휴식기 이후 주로 사용하는 포메이션 중 하나는 3백 포메이션이다. 최용수 감독시절 3백 포메이션을 통해 성공을 거뒀던 서울은 전임이었던 황선홍 감독역시 3백 포메이션을 사용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에 불과한 포메이션이었다.

그리고 시즌 중반 지휘봉을 잡은 이을용 감독대행은 경기에 따라 3백과 4백을 혼용하면서 경기를 치르지만 3백을 사용했을 경우 결과가 신통치 않았디. 이을용 감독대행이 처음으로 3백을 꺼내들었던 대구와의 경기에선 2-0으로 앞서나가다 수비진의 실수가 잇따르면서 2-2 무승부로 마친 서울은 두 번째로 3백을 사용했던 경남과의 FA컵 32강에선 승부차기까지 가는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바로이어진 경남과의 리그경기에서도 3백을 사용한 서울은 말컹에게 그야말로 농락을 당하며 2-3으로 패했다.

반면 4백을 사용했던 포항과의 경기는 3-0의 승리를 거둔데다 울산전 1-1 무승부, 지난 주말 제주와의 경기 3-0 승리 등 인천전 1-2 패배를 제외하곤 무패행진이었다. 결과적으로 3백보단 4백이었을때 결과가 더 좋았던 서울의 모습이었다.

8일 열린 제주와의 경기에서 서울은 경기시작은 4백이었으나 후반 29분 곽태휘를 투입해 3백 포메이션으로 포메이션 변경후 경기가 완전히 뒤바뀌는 모습이었다. 0-1로 전반전을 마친 서울은 후반 9분 안델손이 동점골을 넣으면서 분위기를 가져오는데 성공해 역전을 노릴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이 대목에선 이을용 감독대행이 후반전 투입한 신진호 교체카드가 성공을 거둬 득점이 나왔다.

하지만 교체 성공은 여기까지 였다. 후반 29분 박동진을 빼고 곽태휘를 투입한 서울은 3백 포메이션으로 전술변화를 꾀했지만 위력이 나타나지 못했다. 무더위 속에 치르는 경기에다 후반 30분으로 접어들자 선수들의 체력은 고갈된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3백 포메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양쪽 윙백인 윤석영과 고요한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전술 변화를 꾀한 이을용 감독대행의 경기운영은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골 결정력 또한 발목을 잡았다. 동점골을 넣은 안델손은 이후 두 차례 골키퍼와 1대 1로 맞서는 상황을 연출했으나 모두 이창근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무위에 그쳤고 후반전 교체투입된 에반드로는 결정적인 득점 기회에서 헛발질을 선보이며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결국 이러한 결과 속에 후반 47분 제주 찌아구의 결승골이 터지면서 서울은 FA컵 탈락이란 쓴잔을 마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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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제주 유나이티드 FA컵 이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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