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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중진 연석회의 주재한 김병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비대위원장 및 비대위원 중진의원과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맨 왼쪽에 정진석 의원이 보인다. ⓒ 남소연
"지난 임기 동안 정부·여당에 단 한 마디도 뻥긋 안 한 의원들도 있을 것이다. 1차적인 책무가 정부·여당 견제인데 그런 한 마디 하지 않는 게 제1야당 의원인가."

4선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의 말이다. 그는 8일 "대여투쟁을 당 지도부에만 맡기는 건 한가한 입장이다. 진지를 구축해서 (한국당 의원) 112명 전체가 전원 공격·수비로 나서서 투쟁 전선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면서 강경한 대여 투쟁을 주장했다. '대여투쟁'을 강조한 이는 그만이 아니었다. 1년 만에 공식 회의석상에서 뭉친 한국당 중진의원 대다수가 그와 뜻을 같이 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었다. 홍준표 전 대표가 지난해 8월 23일 이후 중단했던 당 지도부와 중진의원 연석회의가 부활한 모양새였다. 앞서 한국당은 이로 인한 '불통' 진통을 타개하기 위해 중진의원을 대상으로 한 '확대원내대책회의'를 열긴 했지만 당시엔 '반(反)홍준표' 측 중진의원들 대다수가 불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은 풍경이 달랐다. 나경원·심재철·원유철·유기준·이군현·이주영·정우택·정진석·조경태·주호영 등 당내 4선 이상 중진의원 다수가 참석했다. 김 위원장도 "당을 혁신하려면 결국 당에 오래 있던 분들의 의견을 귀담아들어야 하는 만큼 수시로, 또는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말씀을 듣도록 하겠다"라며 몸을 낮췄다.

중진들, 김병준 체제 긍정적 평가... 비대위 중심의 단합 강조

'불통'으로 상징됐던 홍준표 체제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었다.

중진 의원들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병준 체제가 망하면 우리는 공멸한다(정진석)", "김병준 비대위 성공 여부는 보수야당 재건 여부의 시금석(정우택)" 등 비대위를 중심으로 한 단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른 중진의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현안 대응 및 대여 투쟁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4선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은 "당을 보수하는데 현안도 놓쳐선 안 된다. 일어나는 현안만 따라가고 있고 우리가 감시하거나 저지해야 할 일을 놓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완전한 비핵화 없는 남북관계, 탈원전 정책,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 등에 대해서 우리가 꾸준하게 이슈를 관리하고 후속대처를 마련해야 한다"라며 "결의안, 현장조사 등을 통해 한국당이 제대로 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현안 관리를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유기준 의원(4선. 부산 서구동구)은 최근 김 위원장의 '국가주의' 논쟁을 거론하면서 "국민들 입장에선 즉각적인 현안 대응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1야당으로서 유효하고 적절한 견제를 하고 있는지 되짚어 봐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마이크 잡은 이주영, 메모하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비대위원장 및 비대위원 중진의원과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김병준 비대위원장. ⓒ 남소연
다양한 현안을 거론하면서 '정부·여당 때리기'에 직접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5선 이주영 의원(경남 창원마산합포)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석방 당시 벌어졌던 충돌 사태와 관련해 "우리나라에 법이 있는가 하는 회의감이 들 정도의 난동"이라며 "무모한 폭력행위 앞에 경찰은 과연 자신들의 임무수행을 제대로 했는가"라고 비판했다.

원유철 의원(5선. 경기 평택갑)과 조경태 의원(4선. 부산 사하을)은 최근 정부의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한시적 완화 결정과 관련해 쓴소리를 내놨다. 특히 조 의원은 "대통령이, 정부·여당이 (전기요금) 2만 원 깎아주는 파렴치한 행위에 대해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라면서 "우리가 누진제 즉각 폐지에 나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정우택 의원(4선. 충북 청주상당)은 "문재인 정부가 아마추어 정부를 넘어서 난폭·위험 정부로 가고 있다"라면서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문제 삼았다. 무엇보다 그는 지난 7월 문 대통령의 광화문 맥주파티를 거론하면서 "지금도 '쇼(show)통'을 하면서 국민을 속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김병준 바라보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비대위원장 및 비대위원 중진의원과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하는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바라보고 있다. ⓒ 남소연
최근 논란이 된 '북한산 석탄 국내 반입 의혹'은 정진석·정우택·유기준·나경원 등 많은 의원들이 거론했다. 특히 정우택·유기준 의원은 이에 대한 국정조사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김병준 위원장이나 김성태 원내대표 역시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 문제를 거론한 차였다.

한편, 회의는 1시간 20분 가까이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좋은 말씀을 많이 들었다. 우리 각 소위에서 다 다루는 문제들을 많이 지적하셨다"라며 "소위 운영과 비대위 운영하는데 굉장히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언제든 중진의원들이 요청하시면 또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김병준, #자유한국당, #정진석, #대여투쟁, #중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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