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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해초 '나문재'가 피어난 선두리 마을 앞바다.
 붉은 해초 '나문재'가 피어난 선두리 마을 앞바다.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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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인천시 강화군) 남해안엔 해안가를 따라 4리와 5리 두 곳으로 이어지는 큰 동네 선두리 어촌마을(강화군 길상면 선두리)이 있다. 마을 해안도로를 따라 예쁜 펜션들과 카라반 캠핑장이 자리하고 있고, 포구와 갯벌체험장·어판장·낚시터·전망대가 된 옛 초소 후애돈대 등이 있는 풍성한 여행지 혹은 휴양지 마을이다.

선두리 포구는 바다 혹은 갯벌 깊숙이 이어져 있는 선착장 덕분에 흥미로운 바다 풍경이 가까이에서 펼쳐진다. 선착장 길 따라 바닷가 한복판까지 걸어서 가다보면 뻘밭에 집을 짓고 사는 칠게와 방게, 멀리서 보면 백로처럼 생긴 천연기념물 저어새 등을 볼 수 있다. 선두리 마을은 예로부터 뱃머리를 돌려야 부두에 배를 댈 수 있다고 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바다 한가운데까지 길게 난 선두리 선착장.
 바다 한가운데까지 길게 난 선두리 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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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에 집을 짓고 사는 귀여운 게.
 갯벌에 집을 짓고 사는 귀여운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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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리 포구에 있는 식당과 횟집 이름이 재밌다. 소망호, 은하호, 순종호, 복음호... 모두 물고기를 잡아오는 어선 이름으로 각기 자신들의 배 이름을 딴 맛집들이다. 선두리 어판장은 해산물들이 배에서 바로 나온 직거래장이라 가격이 저렴해 인기가 많다. 식당에선 강화의 특산물 순무로 만든 나박김치도 먹을 수 있다. 선두리 마을은 강화도 남쪽 해안을 지나는 사람들은 꼭 들르는 곳이다. 바닷가 낚시터와 예쁜 펜션, 카라반 캠핑장이 있어서 휴양지로도 좋다.

어선 이름을 단 식당들.
 어선 이름을 단 식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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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마을을 돌아다니는 부부 이동 마트.
 섬 마을을 돌아다니는 부부 이동 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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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리 어촌마을엔 관광객 외에 정기적으로 '이동 마트'가 찾아온다. 섬이 많은 인천시 강화군이나 옹진군을 여행하다 보면 길 위에서 장사를 하는 이동형 마트를 만나게 된다. 나이 지긋한 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트럭으로, 남편은 운전을 맡고 아내는 판매 담당이다. 주로 생활용 가재도구들을 판다. 마트나 인터넷에서 장을 보는 도시인의 눈엔 왠지 정겨운 모습이다. 부부는 마트는 물론 흔한 편의점도 들어서지 않는 섬 해안마을, 포구 등을 돈단다.

배를 타고 가기도 하지만, 강화군과 옹진군엔 연육교로 이어진 섬이 많아 트럭을 타고 갈 곳도 많고 단골들도 많다고. 강화도만 해도 본섬인 강화도에서 석모도, 교동도 등이 모두 다리로 이어져 있다. 부부의 장사 얘기를 들으니 일반적인 마트처럼 갑갑하지 않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절마다 날씨마다 다르게 변하는 섬 풍경을 바라보며 달리니까.

강화 순무로 만든 나박김치.
 강화 순무로 만든 나박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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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저어새.
 천연기념물 저어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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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해안에는 썰물 때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갯벌에 들어가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갯벌생태체험장, 아이들도 낚시를 즐길 수 있는 낚시터, 저어새 조망대도 있다. 부리가 주걱처럼 재밌게 생긴 저어새는 강화도의 군조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이기도 한 귀한 새다. 저어새라는 재미있는 이름은 주걱처럼 생긴 긴 부리를 얕은 물속에 넣고 좌우로 휘휘 저으면서 먹이를 찾는다고 하여 붙여졌다.

선두리 낚시터와 뒤로 보이는 예쁜 펜션.
 선두리 낚시터와 뒤로 보이는 예쁜 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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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개, 고등개, 하묵개 등 저마다 이름이 있는 강화의 갯벌.
 숭어개, 고등개, 하묵개 등 저마다 이름이 있는 강화의 갯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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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한 부리를 가진 다른 새들과 달리 둥근 밥주걱 같은 부리가 볼수록 정감 가는 새다. 이 새는 갯벌의 건강성을 알려주는 깃대종이라고 한다. 저어새가 잘 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갯벌과 습지가 건강하고 오염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우리나라 서해에서 볼 수 있는 새로, 드넓은 강화도 갯벌이 서식하기 좋아 많이 찾아온다.

선두리는 '선두리 갯밭 마을'이라는 별칭이 있다. 갯밭 마을의 갯벌은 흥미롭게도 마을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불러온 저마다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다. 안내판을 보니 개펄 종류가 예닐곱 개나 된다. 숭어가 많이 잡히는 갯벌이라 숭어개, 갯벌 골이 곧다하여 고등개, 섬 아래쪽 검은색의 갯벌인 하묵개 등이다. 갯벌 이름 하나하나가 부르기도 쉽고 토속적이라 정감갔다.

강화 갯벌에 사는 갯가재.
 강화 갯벌에 사는 갯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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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전망대가 된 옛 초소 후애돈대.
 멋진 전망대가 된 옛 초소 후애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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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에 해녀가 있다면 선두리 갯밭마을엔 '갯남'이 있다. 나물로 먹기도 하는 염생식물 나문재가 피어나 붉어진 갯벌에 들어가 손으로 갯지렁이, 갯가재 등 갯것를 잡는 중년의 아저씨가 그 주인공. 갯지렁이의 몸길이가 얼마나 긴지 아저씨가 갯지렁이를 잡은 팔을 하늘 위로 쭉 펴도 모자랐다. 보통 1.5m~2m 길이 이란다. 세계 5대 갯벌에서 사는 갯지렁이답구나 싶었다. 갯남 아저씨는 갯지렁이가 갯벌의 주인이란다. 갯지렁이가 없으면 금방 갯벌이 썩기 때문이라고.

마을 해안가 언덕배기에 있는 후애돈대에 서면 강화도 남해안의 너른 바다 혹은 갯벌이 한 눈에 펼쳐진다. 인천 영종도, 신도와 시도, 장봉도 등 이웃 섬들이 잘 보인다. 후애돈대는 조선 숙종 5년(1679)에 축성된 해안 초소로, 선두리 마을을 찾아온 관광객에게 경치 좋은 전망대가 됐다.

* 교통편 : 강화버스터미널에서 버스 이용 선두5리 어판장 정류장 하차 (51번, 58번, 59번)

덧붙이는 글 | 지난 7월 1일에 다녀 왔습니다. 개인 블로그에도 실었습니다.



태그:#강화도여행, #선두리, #나문재, #후애돈대, #갯벌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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