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안녕, 처음 뵙겠습니다" 서로에게 끌리는 마음을 확인한 둘은 행복한 나날을 보내다가 점점 행복한 시간보다 우울한 시간이 많아질 무렵 헤어진다. 우린 여기까지인가 봐, "안녕"

살면서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 우리는 '안녕' 하고 인사하고, 이별 할 때도 '안녕'이라고 한다. 같은 단어지만 목소리 톤과 상황에 따라 반대의 의미를 전달하는 단어 '안녕'.

작가 안녕달의 신작 그림책 <안녕>은  만남과 이별이 교차되는 삶을 이야기한다. 텍스트는 거의 없이 그림의 힘으로 서사를 이끄는 이 책은 소시지 할아버지의 탄생으로 엄마와의 첫 '만남'이 시작된다.
안녕달 <안녕>
 안녕달 <안녕>
ⓒ 창비

관련사진보기


PART 1. 만남

영원히 함께 살 것만 같던 어느 날, 소시지 할아버지의 엄마는 그의 곁에서 함께 늙어가다 세상을 떠난다. 갑작스러운 엄마의 빈 자리, 소시지 할아버지는 곰 인형에 잠시 의지하다가 반려동물 가게에서 버려진 개를 입양하며 다시 새로운 만남을 이어간다.

처음 누군가를 만나면 상대가 파악되기 전까지는 심적으로 경계를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서로에게 무해하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 서로에게 쳤던 가드를 내리고 마음을 트기 시작한다.

함께 살기로 한 개가 '비엔나 소시지를 무척 좋아하는 것' 같자 소시지 할아버지는 경계 태세를 갖춘다. '작은 비엔나 소시지를 저렇게 좋아하면 나중에 나까지 먹어버릴 거야'라고 생각하며. 하지만 개가 비엔나 소시지를 물어다 소시지 할아버지에게 가져다 준 순간, 자신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개에게 마음을 연다.

상대에게 마음을 열게 되는 계기가 되는 순간들이 있다. 그냥 아는 사람이 호감이 되는 시작. 이는 무심코 건넨 말 한 마디가 될 수도 있고 이해관계 없는 선의의 지원이 될 수도 있겠다.

PART 2. 이별

개와 함께 살던 소시지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다시 이별이 찾아온다. 홀로 남은 개는 우연히 '폭탄 아이'와 '불'을 만나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하지만 세 친구가 만나는 순간 폭탄 아이의 머리카락에 불이 붙게 된다. 만남부터 이들의 삶은 불안하게 시작하고 언젠가 닥칠 이별의 기운도 엿보이지만 곧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방법을 터득하기 시작한다.

만남의 이면엔 이별이 있다. 이별은 예측이 가능할 수도, 불가능할 수도 있는 순간에 찾아온다. 그리고 남은 자들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공허함을 메꾸며 누군가 떠난 빈 자리를 다시 무언가로 채우려고 한다. 그렇게 새로운 세계 새로운 만남이 또 다시 시작된다.

줄줄이 이어진 비엔나 소시지처럼 우리네 인생은 크고 작은 만남들과 헤어짐으로 이뤄지고 그 사이사이는 '안녕'이라는 단어로 연결된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헤어짐이 있으면 곧 새로운 만남이 있을 것이라는 심플한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지나고 보면 '다 괜찮은 것'이 된다.


안녕

안녕달 지음, 창비(2018)


태그:#안녕달, #그림책, #어른그림책, #그림책추천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