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거둔 값진 성과를 뒤로하고 새 시즌을 시작한다.

한국 피겨 선수들은 오는 1일부터 5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2018 국제빙상연맹(ISU) CS 아시안 트로피 대회에 참가한다. 특히 이 대회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유망주로 꼽히는 선수 중 한 명인 임은수(한강중)가 시니어 대표로 출전한다.

이번 시즌은 4년 뒤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향한 여정의 첫 발이기에 어느 때보다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동안 국내에서 3인방 유망주로 꼽혀왔던 유영(과천중), 임은수, 김예림(도장중) 등의 새 도전과 성장궤도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임은수의 연기모습

임은수의 연기모습 ⓒ 대한빙상경기연맹


임은수, 시니어로 첫 발 내딛는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겨냥한 3인방 중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임은수다. 임은수는 지난 시즌까지 주니어로 국제무대에 참가하면서 굵직한 성과를 냈다. 네 번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 참가해 은메달과 동메달을 한 번씩 거머쥐었고,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는 2017년 4위, 2018년 5위로 김연아 이후 최고 성적을 거뒀다. 러시아의 초강세가 두드러지는 주니어 무대에서 단 한번도 5위권 밖을 나가본 적이 없을 만큼 가능성을 입증했다.

새 시즌을 맞이해 임은수는 미국으로 새 둥지를 틀었다. 그가 선택한 곳은 남자싱글의 점프 천재로 불리는 네이선 첸의 코치를 맡고 있는 라파엘 아르투니안 코치였다. 임은수는 비시즌 동안 미국에서 철저하게 새 프로그램과 점프 기술요소 등을 가다듬었다.

그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올댓스포츠는 1일 "임은수의 새 쇼트프로그램은 썸 웨어 인 타임(Somewhere in time, 국내명 사랑의 은하수)이고, 프리스케이팅은 영화 시카고 OST"라고 밝혔다. 쇼트는 5월 올댓스케이트 아이스쇼에서 함께 공연을 펼쳤던 제프리 버틀의 안무이고, 프리스케이팅은 과거 김연아와 함께 국제무대에 함께 출전했던 스즈키 아키코의 안무다. 임은수는 아시안 트로피를 통해 새 시즌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임은수는 현재 11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5차 로스텔레콤 컵 대회에 한 차례 초청 받았는데 상황에 따라 다른 대회에 추가 배정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임은수는 이번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출전자 중 최연소다.

 유영의 연기모습

유영의 연기모습 ⓒ 대한빙상경기연맹


유영-김예림, 얼마나 성장했을까

한편 임은수와 함께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대주로 꼽히는 유영과 김예림은 각각 주니어 두 번째, 세 번째 시즌을 맞는다. 두 선수는 임은수와 마찬가지로 미국으로 새 둥지를 옮기고 자크라섹 코치 밑에서 새 시즌을 준비해 왔다.

지난달 22일 태릉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파견선수 선발전에서 두 선수는 새 시즌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유영은 프리스케이팅 'My Fair Lady'를 선택해 강렬하면서도 발랄하고 다양한 퍼포먼스가 담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반면 김예림은 쇼트프로그램으로 '시네마 천국', 프리스케이팅은 '타이스의 명상곡'을 배경으로 선이 곱고 감성적인 프로그램으로 자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표현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두 선수 모두 지난 시즌은 아쉬움이 많았던 시즌이었다. 유영은 국내대회에서 최초로 200점대를 넘으며 2년 만에 내셔널 챔피언 자리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두 번의 주니어 그랑프리에서는 모두 점프에서 큰 실수를 범해 4,5위에 자리했다.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도 점프에서 두 번 넘어지는 등 9위를 기록해 기대에 비해서는 다소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번시즌 유영은 고난이도 점프로 승부수를 띄웠다. 미국에서 트리플 악셀 점프를 집중적으로 가다듬은 가운데 지난달 선발전에서 국내대회에서는 여자선수 최초로 이 점프를 시도했다. 지난 시즌부터 러시아와 일본 선수들이 트리플 악셀을 비롯해 4회전 쿼드러플 점프까지 성공하면서 유영에게도 크게 자극이 됐다. 유영은 주니어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해 기술의 난이도를 높이는 것과 점프 실수를 줄여 첫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김예림의 연기모습

김예림의 연기모습 ⓒ 대한빙상경기연맹


임은수와 동갑내기인 김예림은 시니어로 올라가는 대신 두 시즌 동안 아쉬움 컸던 주니어 그랑프리 무대를 다시 택했다. 김예림은 두 시즌 동안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모두 5위권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주니어 세계선수권은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대회 때마다 점프에서 큰 실수가 나오는 등 기량 발휘를 다 하지 못했던 것이 컸다. 외국으로 장소를 옮겨 새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한 만큼 얼마만큼 보완해 왔는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이외에도 베이징을 겨냥해 준비하고 있는 이해인(한강중), 위서영(도장중), 도지훈(인천옥련중) 등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유영, 김예림과 함께 주니어 그랑프리 두 개 대회에 출전하는데, 선발전에서 보여준 기술 실력이 상당했다. 특히 이해인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단 한 번도 점프에서 회전수 부족이나 에지 문제 등을 지적받지 않으면서 2위로 선전했다.

한편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7위에 오르며 올림픽 톱10에 성공했던 최다빈(고려대)은 쇼트프로그램으로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 프리스케이팅 음악은 '카르멘(Carmen)'으로 선택했다. 두 프로그램은 일본의 안무가 미야모토 겐지의 작품이다. 최다빈은 9월 19일부터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리는 ISU CS 온드레이 네팔라 트로피 대회를 시즌 첫 대회로 선택했다. 최다빈은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올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두 개 대회에 초청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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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스케이팅 임은수 평창동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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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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