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

채널A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 ⓒ 채널A


지난 2017년 9월부터 방영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이하 <도시어부>)는 <하트시그널>과 더불어 젊은 층에게 외면 받던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체면을 살려준 효자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를 이끄는 3인방 중 최연장자인 이덕화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버럭' 이경규, 특유의 붙임성으로 프로그램의 윤활유 노릇을 톡톡히 해내는 래퍼 마이크로닷과 함께 <도시어부>의 인기를 견인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덕화는 1970~80년대 TV와 영화를 오가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고 MBC 음악 예능 프로그램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에서 10년여 동안 MC를 맡는 등 다방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67세 배우 이덕화에겐 요즘이 또 다른 황금기인 셈이다.

황금 뱃지는 몇개 없지만... 허당 낚시 솜씨로 만드는 웃음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의 주요 장면.  이덕화는 비록 우승 뱃지 몇개 얻지 못할 만큼 초라한 실적을 거뒀지만 월척 이상의 웃음을 선사한다.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의 주요 장면. 이덕화는 비록 우승 뱃지 몇개 얻지 못할 만큼 초라한 실적을 거뒀지만 월척 이상의 웃음을 선사한다. ⓒ 채널A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이덕화는 연예계 대표 '강태공' 중 한 사람이다. 그가 없었다면 <도시어부>의 성공도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가 많을 만큼, 이덕화는 50여 년 이상의 낚시 경력을 자랑한다. 사실 이덕화의 프로그램 속 입지는 그리 좋지 않다. 우승자에게 수여하는 황금 배지 획득 수는 고정 멤버들 중 가장 적다. 잘 잡힐 거라는 호언장담과는 달리, 한 마리도 낚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낚시 본연의 재미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 특유의 자학개그를 덧붙여 후배 출연진 및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오랜 세월 속에 쌓인 이덕화의 내공은 대다수 출연진이 입질 한 번 제대로 느껴보지 못할 정도로, 녹화 분량 뽑기 힘든 악조건 속에서도 빛을 발한다.

죽을 고비 넘기며 쌓은 40여 년 연기 인생의 내공

 최근 2회분으로 방영된 SBS < 집사부일체 >의 주요 장면.  초대손님으로 출연한 이덕화는 아버지에 대한 추억담을 털어 놓으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최근 2회분으로 방영된 SBS < 집사부일체 >의 주요 장면. 초대손님으로 출연한 이덕화는 아버지에 대한 추억담을 털어 놓으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 SBS


최근 2회에 걸쳐 초대 손님으로 출연한 SBS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는 그가 어떻게 40여 년이란 긴 시간 동안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지 잘 드러낸 방송이었다. <도시어부>에서 보여준 '허당기' 섞인 낚시 실력은 여전했다. 이후 자리를 옮겨 진행된 29일 방송분에선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MC 시절의 뒷 이야기를 털어 놓으면서 출연진과 시청자들을 쉴 새 없이 웃게 만들었다. 마치 '원조 예능 MC란 바로 이런 것이다'라고 스스로를 증명이라도 하듯, 입담은 젊은 예능인 그 이상이었다.

하지만 이날 방송의 가장 핵심은 따로 있었다. 후배들과 시청자들도 눈물 짓게 만든 아버지에 대한 '사부곡'이 바로 그것이다. 이덕화는 과거 1950~60년대 한국 영화계의 주역 중 한 명인 배우 고(故) 이예춘 선생의 아들로 태어나 1970년대 청춘 영화의 주인공으로 우뚝 올라섰다. 그러나 갑작스런 오토바이 사고로 3년간 투병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그에게 아버지는 특별한 존재였다.

건강이 나빠져 파로호에서 요양하던 부친이 자신의 사고 때문에 충격을 받아 자신이 입원했던 병실 옆 방에서 세상을 뜬 가슴 아픈 사연을 털어 놓은 대배우 이덕화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특히 아버지가 본인에게 따라주던 믹스 커피의 추억, 그리고 이덕화 역시 자신의 아들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커피 한 잔을 내주는 장면은 드라마 이상의 눈물과 감동을 선사했다. 이는 단순한 추억팔이가 아닌, 한 가족의 아들이자 아버지인 인간 이덕화의 진심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했다.

예능으로 다시 맞은 황금기... 이젠 연기로도 빛낼 시간

 지난 29일 방영된 SBS < 집사부일체 >의 한 장면.  이날 출연한 이덕화는 동호인들과의 낚시로 프로그램을 마무리 지었다.

지난 29일 방영된 SBS < 집사부일체 >의 한 장면. 이날 출연한 이덕화는 동호인들과의 낚시로 프로그램을 마무리 지었다. ⓒ SBS


배우 이덕화에겐 오토바이 사고 외에도 여러 차례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거칠 것 없던 텔레비전 속 인기를 등에 업고 야심차게 1996년 정치에 도전(국회의원 선거)했지만 결국 낙선하고 말았다. 게다가 드라마 속 주인공의 자리는 더 이상 그의 몫이 아니었다. 한동안 그의 모습을 브라운관 속에서 볼 수 없을 만큼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덕화는 SBS <여인천하>(2001)를 필두로 KBS 1TV <무인시대> <대조영> 등 사극에서 활약하며 배우로서 또 다른 삶을 개척해 나간다. 비록 화려했던 시절에 비해선 비중이 적은 역일지 몰라도 오히려 청년 시절보다 더욱 풍성한 인물 탐구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고정 출연자로 모습을 드러낸 <도시어부>에선 오랜 경험과 특유의 입담으로 '새로운 예능 대세'임을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다. 지금의 기세를 몰아 배우 이덕화의 진가를 드러낼 수 있는 드라마로도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덕화 낚시 도시어부 집사부일체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