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역시 '투수놀음'이다. 6위 탈환을 노리는 삼성 라이온즈가 선발 야구로 답을 찾은 데에 이어 2위 경쟁에서 한 발 앞서가고 있는 SK 와이번스도 마운드 쪽에서 답을 찾았다. 덕분에 팀은 5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하는 데에 성공했고, '1위'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3연전에서 시리즈 스윕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2008년 4월 4일~4월 6일 이후 약 10년여 만에 두산전 스윕이었다.

정규시즌 개막 전 SK는 켈리, 산체스, 김광현, 박종훈, 문승원까지 강력한 선발진을 갖추면서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타선은 별다른 걱정거리가 없었고, 불펜만 무너지지 않는다면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를 뛰어넘을 팀으로 평가받았다. 5월 중순 이후 선두 경쟁에서 밀려나기는 했지만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행보다.

정규시즌을 넘어 포스트시즌까지 바라보는 SK로선 마운드의 활약은 반가운 일이다.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탈락했던 서러움을 털어낼 기회다.

5선발까지 꽉 찬 선발진, SK가 자랑하는 최고의 무기

새로운 외국인 투수 산체스는 올 시즌 20경기 8승 3패 1홀드 ERA 3.32를 기록, 앞으로 2승만 더 추가하면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한다. 리그 내 외국인 투수 중에서는 후랭코프(14승)와 린드블럼(12승), 샘슨(11승) 다음으로 많은 승수다.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경기당 5~6이닝 이상 던졌고, 7월 4경기에서는 2승 ERA 3.38를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내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박종훈은 올 시즌 19경기 9승 5패 ERA 4.22, 7월만 놓고 보면 4경기 1승 1패 ERA 2.86이라는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그의 월별 평균자책점이 2점대인 것은 7월이 유일하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지난해(12승)를 뛰어넘는 커리어하이 시즌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부상에서 돌아온 김광현은 크게 무리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벌써 8승이나 따냈다. 15경기 80.1이닝으로, 7이닝 이상을 넘긴 경기는 한 차례도 없었다. 힐만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철저한 관리 속에서도 나올 때마다 제 몫을 다해줬다고 봐도 무방하다. 건강하게 돌아온 것만으로도 팀에 큰 힘을 보탰다.

5선발 문승원은 들쭉날쭉한 투구 속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19경기 동안 4승 7패 ERA 5.15로 성적에서는 앞선 투수들에 비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기복을 줄이면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단기전에서는 4선발만 제대로 갖춰도 팀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에서는 문승원이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에이스' 켈리의 힘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지난 3년간 매 시즌마다 18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팀을 이끌었으나 올 시즌 18경기 98이닝으로, 경기당 6이닝이 채 되지 않는다. 누가 뭐래도 여전히 켈리는 에이스이고, 김광현 못지않게 켈리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몇몇 투수 중심으로 살아난 불펜, 더 이상 불안함은 없다

선발진의 활약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지만, 불펜까지 안정감을 찾은 것이 더욱 반갑다. 지난해 SK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63(7위)까지 치솟았고 이는 SK가 5위보다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없게 만든 요인이었다. 화력이 터지지 않는 이상 경기 끝까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경기가 많았다.

그러나 올시즌은 달라졌다.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4.64(3위), 7월 팀 불펜 평균자책점 2.90으로 KIA(2.84)에 이어 최소 2위다. 7월 5경기 1홀드 ERA 14.54로 부진한 서진용이 2군에 내려간 것을 제외하면 현재로선 크게 흠을 잡을 만한 곳이 없다. 마무리 역할을 수행 중인 신재웅을 비롯해 정영일, 채병용 등 모든 투수들이 분전하고 있다.

특히 좌완 김태훈의 호투가 돋보인다. 올 시즌 37경기에 등판해 7승 3패 2홀드 ERA 3.52로 한때 켈리, 김광현의 대체 선발로도 등판해 공백을 잘 메웠다. 7월에는 10경기 3승 1홀드 ERA 0.59로 15.1이닝 동안 단 한 점을 내주는 데 그쳤다. 신재웅, 김태훈의 활약으로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게 된 박희수도 조금씩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는 단계에 있다. 7월에만 8경기에 등판, 1승 2홀드 ERA 1.13으로 희망을 엿봤다.

시즌 초반보다 한화의 페이스가 조금 떨어졌고, 4위 LG부터 중하위권 팀들의 최근 흐름을 감안하면 리그에서 두산의 대항마가 될 만한 팀은 역시나 SK다. SK는 이번 주말 창원 마산구장에서 펼쳐지는 NC와의 3연전에서 6연속 위닝 시리즈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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